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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민 발의로 만든 공공병원, 민간에 위탁하겠다는 국힘
등록 :2022-09-29 08:00 수정 :2022-09-29 08:20 김기성 기자
성남시립의료원 존폐 기로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시의회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조례안을 폐기하라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민들이 발의해 세운 경기도 성남시립의료원이 존폐 기로에 섰다. 정식 개원 2년여 만에 대학병원 등에 운영을 ‘강제 위탁’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성남시의회가 발의한 것이다. 조례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적자 운영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했지만, 시민단체와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이 발의된 것은 지난 13일이다. 정용환 시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원 14명이 발의서에 서명했다. 조례안은 ‘시장이 의료원 운영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한 임의조항을 ‘위탁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으로 바꾼 게 핵심이다. 이들은 “의료원이 1691억원의 건립비용을 빼고도 2022년까지 모두 2011억원의 성남시 출연금을 받았지만, 해마다 300억원의 시 재정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개원 3년차가 됐는데도 유능한 의료진 충원도 못 하고, 진료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대학병원 등에 위탁운영해 시민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의료원 종사자들은 위탁운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탁운영 반대에는 의료원 노조뿐 아니라 의사노조도 뜻을 함께한다. 적자 누적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반진료를 포기하고 공공의료에 매진한 결과인데, 경영난을 이유로 위탁경영을 강제하려는 것은 공공의료에 대한 무지와 시장주의적 편견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실제 성남시의료원은 성남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했고, 코로나 중환자, 투석환자, 소아환자 등 다른 병원에서 감당하기 힘든 환자를 치료하는 등 공공병원의 기능에 충실한 의료행위를 펼쳐왔다.
한국노총 성남시의료원지부 임성언 비상대책위원장은 “많은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 치료를 전담한 뒤 일반진료를 정상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병원이 코로나 이전의 상태를 완전히 회복하는 데 4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조례안대로 된다면 시의료원은 위탁기관의 수익성을 잣대로 운영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새달 7~21일 열리는 성남시의회 정례회에서 이 안건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의료원 민간위탁은 공공의료의 포기”라며 개정안 처리를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2013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옛 성남시청 터에 건립을 시작해 2020년 7월 정식 개원한 성남시의료원 전경. 성남시의료원 제공
성남시의료원은 2003년 6월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성남시립병원설립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꾸리면서 설립이 본격화했다. 당시 추진위 공동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추진위는 그해 12월29일 1만8595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 시립병원설립 조례를 주민발의했고, 관련 조례는 2006년 3월 통과됐다. 2020년 7월 정식 개원한 이 의료원은 현재 의사 70여명을 포함해 850여명의 직원을 두고 병상 509개와 23개 과를 운영 중이다.
한편 신상진 성남시장 쪽은 “조례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원이 정상화돼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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