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74966


피의자 된 대통령 풍자 작가 "창작할 때 처벌 먼저 생각, 비극"

이하 작가, 지난 24일 용산경찰서 출두... "보수정권, 예술 지배하려다 보니 문제 생겨"

22.10.25 12:06 l 최종 업데이트 22.10.25 14:14 l 신상호(lkveritas)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포스터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일대에 부착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이하 작가가 지난 24일 용산경찰서 출두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포스터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일대에 부착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이하 작가가 지난 24일 용산경찰서 출두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하

 

9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부근 삼각지역 부근 버스정류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이하 작가의 포스터 여러장이 붙었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부근에 붙은 포스터 10장은 오전 9시경 경찰에 의해 모두 철거되었다. 경찰이 삼각지파출소앞 버스정류장에 붙은 포스터를 뜯어내고 있다.

▲  9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부근 삼각지역 부근 버스정류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이하 작가의 포스터 여러장이 붙었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부근에 붙은 포스터 10장은 오전 9시경 경찰에 의해 모두 철거되었다. 경찰이 삼각지파출소앞 버스정류장에 붙은 포스터를 뜯어내고 있다. ⓒ 권우성

 

"이제는 창작 프로젝트를 할 때 법의 처벌을 받지 않을까 염두에 두게 된다. 굉장히 비극적인 일이다."


풍자화가인 이하(활동명) 작가가 지난 24일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한 말이다. 이 작가는 지난달 13일 새벽,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일대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포스터 10여개를 붙인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됐다(관련 기사: 윤 대통령 풍자 포스터 수사 본격화... 작가 피의자 신분 전환 http://omn.kr/219it ).


사건을 수사하는 용산경찰서가 이 작가에게 적용한 혐의는 경범죄처벌법과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 같은 날 이하 작가를 취재하던 장상일 독립다큐감독 역시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중범죄가 아닌데도, 경찰은 장 감독의 지문 10개를 채취하는 등 집중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이하 작가에게 "여러 차례 신고를 접수했고,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작가는 "경찰이 (포스터 부착을) 허락을 받을 수 없는 공간에 포스터를 붙였다는 하면서, 법 조항에도 그런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라며 "그런 법이 있다는 것도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 알았다. 그 법을 굳이 찾아서 적용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지긋지긋... '처벌 받지 않을 프로젝트' 고민하게 되더라"

 

9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부근 삼각지역 부근 버스정류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이하 작가의 포스터 여러장이 붙었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부근에 붙은 포스터 10장은 오전 9시경 경찰에 의해 모두 철거되었다.

▲  9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부근 삼각지역 부근 버스정류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이하 작가의 포스터 여러장이 붙었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부근에 붙은 포스터 10장은 오전 9시경 경찰에 의해 모두 철거되었다. ⓒ 권우성

 

이 작가는 "지긋지긋하다"면서 "(포스터) 내용을 가지고 문제를 삼을 수 없으니 형식을 문제삼아 처벌하려 든다"고 했다. 이 작가는 지난 2014년에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뿌린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보수 정권과의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내가 믿는 예술 철학이 있고, 나는 그 철학에 따라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연이은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작품 구상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처벌을 받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는 것. 이 작가는 "법의 처벌을 받지 않을 만한 형식을 제가 계속 연구하게 된다"라며 "다음 프로젝트는 법으로 처벌받지 않을 만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그는 "예술가가 법적 처벌을 염두에 둬야 하는 현실은 비극"이라면서 "형식을 집요하게 문제 삼아 처벌하려고 하면, 작가들의 활동에 제약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보수 정부는 항상 예술가들과 (정부 사이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면서 "예술가들을 처벌하려고 들고 예술을 지배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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