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2444
보수 ‘알바봇’, 실체 추적해보니
트위터에서 ‘알바봇’으로 의심받는 이들은 누구일까.
보수 성향 이용자로 꾸민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그들과 관계를 맺어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다.
기사입력시간 [231호] 2012.02.21 08:56:45 허은선 기자 | alles@sisain.co.kr
보수 성향의 기사를 열심히 퍼다 놓았다. 프로필에는 여자 연예인 사진이 걸려 있다. 개인 신상에 대한 설명은 ‘서초동에 사는 직장인’ ‘자전거를 타는 대학생’처럼 두루뭉술하다. 트위터에서 ‘알바봇’으로 의심받는 계정들의 특징이다.
이들이 ‘알바’이자 ‘봇’이라고 확실히 말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 우선 글을 올린 대가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알바생의 존재가 밝혀지지 않았다. 글을 자동 전송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일명 ‘봇(Bot)’이라는 추측에도 물증이 없다. 다만 ‘알바봇’으로 의심받는 계정은 게시물이 24시간 올라오고, 접속 경로가 전부 자동 글 전송기능이 있는 ‘트위터피드(twitter feed)’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기자의 인터뷰 요청이나 진보 성향 트위터 유저의 비판에 일절 대답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은 보수 성향의 유저가 말을 걸어도 아무런 대답이 없을까. 2월7일 저녁 8시20분, 이를 실험해보고자 트위터에 계정을 개설해봤다. ‘윤나나’라는 가명으로 @ynn1017이라는 아이디(ID)를 만들었다. 자기소개에는 ‘자유민주주의/보수소녀’라고 써넣었다. 프로필 꾸미기를 마치자마자 ‘자유민주주의’라는 키워드로 인물을 검색했다. 이름이나 자기소개에 ‘자유민주주의’가 포함된 계정 100여 개를 팔로했다. 8시46분 ‘반갑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합시다’라는 첫 글을 남겼다. 가짜 계정임을 의심받지 않기 위해 보수 인사들과 ‘종북좌파를 척결하자’ 따위 대화도 나눴다. 이에 @yolady***는 기자와 맞팔로 관계인 정 아무개 의원(@corea***)에게 “Why do you follow somebody like @ynn1017?(왜 @ynn1017 같은 사람을 팔로해요?)”라고 묻기도 했다.
보수 계정으로 보이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두 시간이 채 안 돼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밤10시6분 @newjobfo***와 @heaveninspi *** 두 계정이 ‘선진당 리더십 갈등 증폭, 이회창 행보는 (생략) 한발 비켜서 있는 모양새지만…’이란 글을 올렸다. 검색창에 ‘선진당’을 넣어봤다. 기자가 팔로하지 않은 계정 9개가 똑같은 글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 이 계정 9개를 팔로했다.
동시에 글이 올라오면 해당 글의 일부를 검색창에 넣고, 검색 결과에 뜬 아이디 모두를 팔로하는 작업을 반복할수록 똑같은 글이 도배되는 주기가 점점 짧아졌다. 밤 11시47분에는 새롭게 등장한 @cus***가 ‘RT @EunH***: 박 아무개 의원 재수없다. 말끝마다 그렇지 않습니다. 버릇없고, 싹수 노란 것’이란 글을 올렸다. ‘박 아무개 의원 재수없다’로 검색하자 똑같은 글 20개가 동시에 올라온 것이 확인됐다.
트윗 보내도 답장 안 돌아와
단순한 우연인지 혹은 ‘영혼 없는’ 보수봇들의 기계적 리트윗이었는지를 알아보고자 @EunH*** 계정으로 이동했다. 원문을 찾아 클릭해봤더니 리트윗한 유저의 수가 ‘0’이었다. 원문을 ‘Retweet’ 버튼 클릭만으로 리트윗하는 방식은 원문 아래에 퍼간 이의 흔적이 남지만, 글 앞에 ‘RT’를 스스로 입력해넣은 방식은 흔적이 남지 않는다. 대부분은 굳이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는 경우가 아닌 이상 전자를 선호한다.
그래도 이들에게 ‘영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걸고 2월7~10일 트윗을 날려봤다. 2월8일 새벽 1시15분 ‘RT @hosu7722: 좌빨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말한다. 그가 독재자라면 유신헌법이 왜 필요했을까?…’라는 글을 올린 @must_s***에게 곧바로 ‘늦은밤까지 뭐 하세요?^^’라고 말을 걸고 또 다른 아이디 @cus***에게 ‘알바봇입니까?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보수의 수치’라고 비난하는 글을 보내는 등 총 22건의 트윗을 알바봇으로 추정되는 계정에 보냈다. 그러나 2월10일까지 이들 계정이 보내온 답장은 단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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