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한국사회] MB, 더 망치지만 말라 / 선대인
등록 : 2012.02.22 19:55수정 : 2012.02.22 19:55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
4년 경제정책 성과는 서민경제 악화 탓에 온 국민이 경제 공부에 열 올리게 됐다는 정도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했다. 나는 이날 아침 <문화방송>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제부문 평가 토론을 벌였다. 그런데 첫 질문이 “지난 4년간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대표적 공과를 꼽아달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과오는 많은데, 성과는 잘 생각나질 않았다. 겨우 생각할 수 있었던 게 ‘경제대통령’을 자처한 사람이 철저히 서민경제를 악화시킨 탓에 온 국민이 경제 공부에 열을 올리게 됐다는 것 정도다. 이에 비해 과오는 너무 많아 한두가지로 정리할 수 없다. 출자총액제한제를 푼 탓에 10대 재벌 계열사들이 지난 4년 동안 무려 64%나 급증했고, 지네발식 경영을 통해 골목상권까지 질식시켰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대부분의 나라들이 부동산 거품을 빼고 가계부채를 줄이는 시기에도 이명박 정부는 사력을 다해 부동산 거품을 떠받쳤다. 그 결과 가계부채는 234조원이나 늘었다. 출범 이후 20여차례 나온 부동산 대책은 매번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계를 위한 부양책 또는 투기조장책 일색이었다. 공공임대주택의 획기적 증대와 같은 서민을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부동산 정책은 하나도 없었다. 주택가격 하락을 억지로 가로막은 탓에 전월세 폭등이 계속돼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전월세 가격이 많이 뛰었다.

이명박 정부는 ‘747 공약’으로 대변되듯이 양적 성장을 그토록 강조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했다. 공공부채 400조원을 퍼붓고, 70조원 규모의 부자감세까지 단행했는데도 역대 어떤 정부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았다. 경제성장률이 평균 3.1% 정도로 추정되는데 김영삼 정부 7.4%, 김대중 정부 5%, 노무현 정부 4.3%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세계 경제 위기가 터졌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의 부양책을 쏟아내고 얻은 성적치고는 너무 초라하다. 이조차도 역대 어떤 정부보다 고소득층과 기득권 중심으로 성장했다. 인위적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대기업을,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과 막대한 공공 부양책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자와 건설업계, 금융기관 등을 먹여살렸다. 그렇게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거시정책 기조를 만들어 서민들 고통을 가중시키면서도 1970~80년대 관치 방식으로 물가 때려잡는 쇼에 나섰다. 그런 식으로 피라미드의 밑바닥에 있는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피라미드의 상층부를 열심히 살찌웠다. 그 결과 수출대기업들과 금융기관, 정유사 등은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는데도 실질 가계소득은 2008년 이후 계속 제자리걸음이었다. 가계수지가 적자인 가구는 이 시기에 오히려 늘어났다. 감세정책으로 상위 20%의 세 부담은 크게 줄었는데, 절반 이하의 세 부담은 오히려 20~30%씩 늘어났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지니계수 역시 역대 어떤 정부보다 악화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는 재벌 편중, 부동산 거품 조장, 가계부채와 공공부채 폭증, 부자감세 등 경제기득권과 집권 패거리만을 위한 경제를 운용했다. ‘경제대통령’을 내세웠지만 서민경제를 말아먹은 대통령이었다. 민주화 이후 사상 최악의 불량정부였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내건 747 공약은 ‘칠(7) 수 있는 사(4)기는 다 치(7)는 것’이라는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통령은 반성할 줄을 모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일은 하지 않겠다.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미 잔뜩 늘려놓은 공공부채와 가계부채가 바로 다음 정부의 부담이요, 오늘 젊은 세대의 짐이다. 낯도 두껍다.

이 대통령,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마라. 더 망치지만 않아도 다행이니 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최소한이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 트위터 @kennedian3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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