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77025


AP "이태원 참사, 사고 아닌 인재"...외신들, 정부 대응 비판

뉴욕타임스 "한국 이번 참사로 기술-대중문화 강국 이미지 손상"

22.11.01 09:04 l 최종 업데이트 22.11.01 12:08 l 윤현(yoonys21)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원인을 분석하는 AP통신 갈무리.

▲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원인을 분석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이태원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해외 언론이 사고 당시 인파에 비해 경찰력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목격자들의 말을 전하며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연일 지적하고 있다.


AP통신은 10월 30일(현지시각)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며 이태원 압사 참사가 사고가 아닌 '인재'(manmade disaster)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이번 참사를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그들은 경찰이 이태원에 적은 인원을 배치한 것은 코로나19 제한 완화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적절히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AP통신에 "당국이 일방통행 이동을 강화하고 좁은 골목으로의 진입을 차단하며, 이태원 전철역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0월 초 열린 이태원 지구촌 축제 때처럼 인근 도로를 폐쇄해 보행자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핼러윈 파티의 경우 공식적인 행사 주최자가 없었기 때문에 비극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라며 "한국은 특정 주최자가 있는 행사에서는 매뉴얼에 따라 군중을 통제하는 데 능숙하지만,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신경조차 쓰지 않을 때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홍기현 경찰정 경비국장이 브리핑에서 "핼러윈 기간의 이태원처럼 명확한 주최자 없이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상황을 대비한 경찰 매뉴얼은 없다"라고 말한 것을 덧붙였다.


"경찰이 클럽 경비원처럼 좁은 골목 관리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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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도 10월 30일(현지시각) "한국 정부가 (이번 참사를 계기로)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당시 이태원 골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왜 이런 재난이 반복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서울 이태원의 한 케밥 식당에서 일하는 튀르키예(터키) 출신의  울라스 세틴카야는 <뉴욕타임스>에 "이태원에서 일한 지 5년이 됐지만 29일 밤처럼 많은 인파를 본 적이 없다"라며 그럼에도 경찰 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제한이 완화되고 열리는 첫 축제 중 하나였기에,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경찰이 적게 배치된 것에 놀랐다. 경찰이 어떻게 예상하지 못했는지 알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나는 한국 관계 당국을 비판한다. (I don't know how the police weren't expecting it. I blame the authorities for this)"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이번 참사로 기술 및 대중문화 강국의 이미지가 손상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정치나 노동 집회를 정부에 사전 신고하는 것이 법적 의무이지만, 젊은이들이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에 모이는 것은 사전 허가 의무나 법적 제한이 없다"라며 "서울 공무원들이 조직적이지 않으면서 자발적인 군중들에 허를 찔렸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군중 안전 전문가 폴 워트하이머도 <월스트리트저널>에 "코로나19 규제로 억눌렸던 수요가 발생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당국이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좁은 골몰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법 집행기관(경찰)이 클럽 경비원처럼 골목길에 대한 접근을 관리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같은날 영국 <가디언>도 "사고 당일 인파 규모에 비해 경찰이 상대적으로 적게 배치됐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한국 언론과 온라인에서 당국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태원이 있는 서울 용산구는 핼러윈 기간 대책을 사전에 발표했으나 코로나19 예방 수칙, 식당과 술집에 대한 안전 점검, 쓰레기 처리, 마약 단속 등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군중 통제에 대해서는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도쿄의 이태원' 시부야, 구청장이 "방문 삼가달라"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일본 NHK 방송 갈무리.

▲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를 보도하는 일본 NHK 방송 갈무리. ⓒ NHK

 

이태원 참사를 접한 일본은 31일 핼러윈에 인파가 몰리는 도쿄 시부야에 경찰 배치를 대폭 늘리며 경계를 강화했다. 


10월 31일자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전직 경찰 고위 인사이자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경비 책임을 맡았던 요네무라 토시로는 "인파가 몰리는 혼잡한 곳의 경비는 어렵기 때문에 장소를 특정하고 정보를 수집해서 미리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그러나 한국 경찰은 군중의 움직임이 갑자기 변화하는 요인 등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하세베 켄 시부야구 구청장은 "시부야에서도 서울과 같은 사고가 일어날 것이 우려된다"라며 "핼러윈 분장을 하고 나오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서 단지 구경하려고 오는 것이라면 시부야 방문을 삼갔으면 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부 상점들은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기도 했다. 시부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인은 일본 NHK 방송에 "핼러윈 기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식당 입구를 막아버리고, 셔터가 고장난 적도 있었다"라며 "(사람이 많아도) 매출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평소 영업시간보다 일찍 닫았다"라고 말했다.


시부야 상점회 사토 모토히코 회장은 "한국의 사고에 매우 가슴 아프다"라며 "어떤 행사든 안심하고 안전하게 즐기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배치나 인파의 상태를 사전에 어느 정도 예측하면서 잘 유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핼러윈의 경우 특정 장소 한 곳에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이를 분산시키는 것이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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