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79147


대통령 지시 하달했다더니... 경찰청장 말은 달랐다

재난대응체계 붕괴 의혹 증폭... 김대기 "국정상황실장이 전달"-윤희근 "파견경찰과 전화"

22.11.08 17:38 l 최종 업데이트 22.11.08 17:38 l 글: 박소희(sost) 사진: 남소연(newmoon)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경찰에 어떻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두고 8일 국회에 나온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증언이 엇갈렸다. 정부의 재난대응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증폭시키는 정황이다.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대기 실장에게 대통령실에서 참사 당일 상황을 접수한 시각, 이후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유관기관에 어떻게 전달됐는지 등을 물었다.


김 실장은 "국정상황실 접수시간은 (10월 29일) 22시 53분이고, 8분 후 국정상황실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고, 국정상황실장이 (전화로) 경찰청에..."라고 답했다.


증언 엇갈린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현안질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현안질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박 의원이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관련 질문을 던졌을 때, 윤희근 경찰청장의 답변은 달랐다. 그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으니 빨리 대응 조치하라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적 있냐'는 물음에 "저는 국정상황실에 파견 나간 경찰관과 통화했다. 제가 전화를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고 대답했다. 김대기 비서실장 답변과 달리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경찰청으로 전달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대통령실 파견 경찰관과 소통했다는 얘기였다.


박영순 의원 : "제가 오전에 운영위 국정감사할 때 대통령실에서 뭐라고 했냐면, (29일) 23시 1분에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그 보고를 갖고 행안부 장관에겐 (대통령이) 전화로 직접 지시했고, 국정상황실에서 청장이나 기관에게 국정상황실장이 직접 전화로 지시사항을 하달했다고 했는데, 거짓말인가? 윤희근 청장은 국정상황실로부터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통보 받은 게 없지 않나. 이 참사에 대해서 긴급히 조치를 취하라거나 대응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는 것인가."


이 순간 윤희근 청장의 말이 바뀌었다.


윤희근 청장 : "제가 정리하겠다. 제가 시간 일람표를 갖고 있고,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은데, 중간에 여러 차례 국정상황실 파견 경찰관과 통화했고 제가 최초로 전화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박 의원은 "청장님 말씀을 보니까 국정상황실장이 대통령 지시사항을 직접 하달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지금 말을 바꾸면 안 된다"고 따져 물었다. 윤 청장은 "그렇지 않다"며 "0시 14분 처음 (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 전화를 받고 가용경력 총동원, 구급차 진출입 확보를 지시했고, 0시 19분 서울청장에게 전화해서 똑같은 지시를 했고, (제천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중간에 행정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아서 대통령께서도..."라고 말했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질의하는 박영순 의원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박 의원은 다시 한 번 "왜 말이 바뀌는가"라고 질의했다. 윤 청장은 이번에는 "아까는 제가 했는지, 안 했는지 휴대전화를 봐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제가 지금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상태(라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의원이 통화내역서 제출을 요구하자 윤 청장은 "제가 확인해서 의원님께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정정 드리면, 몇 차례 통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꼬리 자르기, 사건 은폐 급급... 반성들 하시라


그러자 박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영순 의원 : "100번을 뭐라 해도 청장님은 우리나라 치안을 책임지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잘못됐다. 경찰 수사를 받고, 거기에 따라서 응분의 책임을 지셔야겠지만 (그와 별개로) 윤석열 내각, 나사 빠져도 단단히 빠졌다. 국정의 모든 영역에서 지금 문제가 생기고 있다.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고 처음부터 꼬리 자르기에, 사건을 은폐하려고 급급하다가 지금 이 상황까지 온 것 아닌가. 반성들 하시라."


이후 우원식 예결위원장도 윤희근 청장에게 "국정상황실에 있는 파견행정관에게 전화해서 얘기했다고 들었는데, 박영순 의원이 '운영위에서 국정상황실에서 전화를 했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하니까 (말을) 바꿨다"며 "어느 게 진실인가"라고 물었다. 또 "누가 먼저 했는지가 중요하다"며 "통화내역을 조회해서 박 의원과 제게 제출해달라"고 했다. 윤 청장은 "일단 제가 (대통령실로부터) 먼저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정정한다"며 통화내역은 확인 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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