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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 퇴진 촛불, 대통령실 앞에 타올랐다

폭우 속에도 2만여명 참가, 다음주 주말엔 서울 시청 인근서 전국 집중 대규모 퇴진 촛불집회 개최 예고

홍민철 기자 plusjr0512@vop.co.kr 발행 2022-11-12 19:53:05 수정 2022-11-12 19:57:20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14번째 켜졌다. 12일 열린 촛불집회는 평소 열리던 광화문이 아니었다. 이번엔 대통령실 앞이다. 용산 대통령실 입구,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무대가 섰다.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대통령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민들은 ‘퇴진이 추모다’라고 적힌 검은색 피켓을 들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늦가을 비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듯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도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14차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12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도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14차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자유발언을 신청해 무대에 오른 신연수씨는 며칠 전, 싱가포르에서 입국했다. 신씨는 “29일 밤 참사 후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뉴스에 참사가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매일 출근길 운전하며 듣던 한국 노래도 들을 수 없었다. 각국에서 온 다양한 인종들 틈에서 한국인이라는 것이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이 지나고 마음을 먹었다. 아무 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길 가다 죽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사람이 죽는 세상이 아니라 사는 세상을 위해 싸워야 할 시간이 다시 찾아왔다”며 “시민의 힘으로 박근혜를 쫓아낸 것처럼 다시 싸우려고 한국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됐다. 검은색 마스크를 쓴 중년의 아버지 얼굴은 굳어 있었다. 그는 “원인은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서 유가족 한사람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어 이렇게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슬픔은 잠시 미뤄두고 원인 파악도 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책임도 져야 하고 차후에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조치들이 시행됐으면 하는 생각 때문에 자리를 마련했다”고 천천히 그러나 똑똑히 말했다.


30일 아침. 희생자 외삼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조카들 잘 있느냐”며 두 딸의 안부를 물었다. 그때부터 불안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112에 신고하고, 서울시 다산콜센터에도 신고했다. 마음 한 켠엔 ‘친구 집에서 자다가 웃으며 돌아오겠지’라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경찰을 통해 확인한 딸아이 핸드폰 마지막 위치는 이태원 참사 발생 골목 인근이었다.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확인한 부상자 이송 병원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딸은 끝내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는 “다른 유가족들과 소통할 방법이 없다. 만나서 고통을 같이 나누고 참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장이 있어야 하는데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대처할지 막막하다. 집회 참석한 사람들이 조금만 동참하고 위로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12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도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14차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12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도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14차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무대에 오른 박근하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전국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탓하고 꼬리 자르기에 여념 없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의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국민에게 진정 사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애도 기간 선포 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윤 정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정부가 없다. 국민이 희생되어도 뻔뻔한 모습으로 ‘골치 아픈 사건 하나 생겼다’는 태도를 보이는 윤석열 정부가 바로 참사의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퇴진이  추모다’라고 적힌 피켓 뒷면엔 ‘퇴진이 평화다’라고 쓰였다. 박근하 대표는 “더 기막힌 일이 있다 국민들 입을 막으려고 선포한 애도 기간, 그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과 위험천만한 군사훈련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40대의 전투기가 출격한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훈련이었다. 남북이 대치하며 미사일, 포사격 위험천만 일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울릉도엔 공습경보가 울렷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연 윤석열 대통령이 한반도 위기 상황을 관리할 수 있겠나. 아니다. 한미동맹 절대화, 올바른 과거 청산 없는 한일 관계 개선으로, 북한 자극하며 전쟁 부추기는 윤석열 대통령에겐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실무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정부를 비판했다. 응원도 있었다. 사회자는 “이 자리 어딘가엔 소방관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한 문장 한 문장 선창하면 시민들이 한 문장 한 문장 화답했다.


“용산 소방관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있어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편입니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겠습니다. 용산 소방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저녁 6시 현재 참석자는 2만명에 달했다. 연인원은 3만명에 육박한다는 것이 주최측 설명이다. 유튜브 생중계 접속자는 5만명에 달했다. 촛불행동은 다음주 주말인 19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2차 전국 집중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지난달 22일 열렸던 첫번째 전국 집중 촛불집회에 3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 관계자는 “2차 집회에선 더 많은 시민이 모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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