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v.daum.net/v/20221121112805946
‘김치찌개 회식’ 하자던 尹대통령, 6개월 만에 ‘언론관’ 도마에
박성의 기자 입력 2022. 11. 21. 11:28
MBC와 갈등에 ‘도어스테핑’ 6개월 만에 중단…재개 불투명
尹대통령 ‘언론관’ 비판도…박지원 “대통령이 문제 만들어”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앉으니 좀 작네."
지난 5월13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 라운지에 마련된 기자석에 직접 앉아 보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의 소탈한 농담에 주변 기자들과 참모들이 폭소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을 바라보며 "앞으로 대변인만이 아니고 각 수석(비서관)이랑 담당 비서관들이 자기가 맡고 있는 일에 대해서 어떤 현안이 생기면 여기 와서 소통을 하게 할 것"이라며 "시작한지 얼마 안 되니 성급하게 하지 말고 좋은 시스템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언론과의 상시 소통'을 약속했던 윤 대통령의 초심(初心)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대통령실과 MBC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이 중단되면서다. 대통령뿐 아니라 대통령실 참모와 언론과의 관계도 틀어지면서 도어스테핑 재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언론과의 접점을 늘려가겠다고 공언했다. 대선 후보 시절은 물론 당선인 신분일 때도 여러 차례 기자들과 즉석에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인 5월13일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에 당선되면 출입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주겠다던 후보 시절의 약속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주방이 아직 안 됐다"며 "식당이 (공사가 완료)되면 (김치찌개)양을 좀 많이 끓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민과의 소통을 참모들에게 일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본인도 필요하면 직접 나와 브리핑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도 계속 받겠다고 했다. '아침에 자연스러운 질의 응답이 괜찮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좋다"고 확언하며, "인사 문제든 정책 문제든 언론에서 나오는 것을 제가 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하루 뒤인 5월11일부터 도어스테핑을 실시했다. 역대 대통령 중 최초였다.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이 61번째였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21일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MBC와의 갈등이 도어스테핑 중단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MBC와 갈등 직후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8시54분쯤 기자단 공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대통령은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 MBC 기자가 반발하며 자리를 뜨던 윤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윤 대통령이 질문에 대한 답변 없이 대통령이 집무실로 향한 뒤 MBC 기자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사이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20일 오후에는 도어스테핑이 실시됐던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 된 가벽이 설치됐다. 이로 인해 기자들이 있는 복도 공간에서는 대통령실 출입구를 볼 수 없게 됐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도어스테핑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자유'를 강조해온 윤 대통령이 '언론 자유'와 관련해선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도어스테핑이 잠정 중단될 수도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것은 공갈"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제를 풀어가는 대통령이 돼야지 문제를 매일 만들어가는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 수반이고 국가 원수이지만 기자는 국민 1호"라며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맨 먼저 기자를 통해서 국민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 수호를 위해서 MBC 기자한테 비행기 안 태웠다? 제가 헌법을 보니까 언론의 자유는 보장하라고 했지만 기분 나쁜 기자를 비행기 태우지 말라는 것은 하나도 없더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 공간에 가벽을 설치한 것을 두고서도 "MBC하고 삿대질하고 나서 이걸 만드니까 누구든지 '아 이제는 또 기자들을 피하려고 그러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자실 거기에다가 소통한다고 만들어 놨으니까 모든 것이 공개된다. 이것도 대비를 못하고 그걸 옮겼는가"라며 "그건 진짜 바보짓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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