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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부실한 경찰의 안전 조치, 집회 방해인가?

바로 옆에 버스가 지나가는데 중앙선에 펜스 하나 없어
조하준 기자 승인 2023.05.07 12:35 
6일 오후 5시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 제38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
6일 오후 5시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 제38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6일 오후 5시에 숭례문 앞에서 제38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의 슬로건은 “국민이 죽어간다! 윤석열을 몰아내자!”였다. 바로 지난 노동자의 날 때 윤석열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노동 탄압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분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故 양회동 씨를 기리는 뜻에서 내건 슬로건이었다. 물론 정부와 여당의 뒷짐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뜻도 같이 들어 있었다.
 
집회 장소에는 앞서 언급한 故 양회동 씨의 분향소도 설치되어 있었다. 연휴 기간이었고 또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려 집회 성사 여부가 불분명했으나 거짓말처럼 집회가 열리는 5시에는 비가 그쳤다. 그리고 저번 주 집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대략 2만여 명의 인원이 모인 것으로 보였다.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경찰들의 안전 조치. 바로 옆에 버스가 지나가는데도 중앙선엔 그저 라바콘만 있을 뿐 펜스가 없었다.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경찰들의 안전 조치. 바로 옆에 버스가 지나가는데도 중앙선엔 그저 트래픽콘만 있을 뿐 펜스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 집회에서 경찰들의 안전 조치는 정말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부실했다. 안전 펜스가 굳이 필요 없는 인도에 펜스를 설치했고 정말 펜스가 필요한 중앙선에는 펜스가 없었던 것이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을 비롯해 주최 측에선 수시로 경찰들에게 펜스를 중앙선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
 
주최 측인 촛불행동 측에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았다. 촛불행동의 용수빈 씨의 말에 따르면 7일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의 방한이 예정되어 있는데 숙소가 롯데호텔과 플라자 호텔, 조선호텔 셋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집회 예정 장소가 앞서 열거한 그 3개 호텔 중 두 곳과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호법에 근거하여 집회 장소를 경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인도에 펜스를 설치하겠다고 경찰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전혀 설치할 의미가 없는 인도에 안전 펜스가 있다. 그리고 별로 교체할 필요가 없는데도 보도블록을 교체한답시고 이 옆에 보도블록 세트를 한 가득 쌓아놓았다.
 
그런데 통보한 시점이 5일 저녁이었다고 한다. 집회가 열린 그 시각엔 기시다 후미오는 아직 한국에 입국조차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일본 총리 경호를 핑계로 펜스를 그런 식으로 설치했다는 것 자체가 심히 납득하기 어렵고 석연찮다. 혹 일본 총리 경호를 핑계로 집회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닌지 적잖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미 이 정부는 작년 10월 29일에 이태원에서 부실한 안전 조치를 했다가 결국 160여 명의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전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에겐 학습이란 것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계속해서 주최 측에선 펜스를 중앙선으로 옮기라고 경찰과 옥신각신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자신들에게 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집회가 끝날 때까지 경찰들은 펜스를 중앙선으로 옮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배치된 기동대원들 숫자가 갑자기 몇 배로 늘어났다.
 
결국 집회가 끝날 때까지 중앙선에는 펜스 하나 없이 텅 비어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그나마 사고가 안 난 것이 천만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이번 집회에서 보인 경찰들의 태도는 너무나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집회가 끝나고 행진을 시작할 무렵에는 갑자기 출동한 기동대원들 숫자가 2배 이상 늘어났는데 경찰들이 집회 참석자들의 안전에 정말 관심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소요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촛불집회 첫 번째 순서로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이 연단에 올라 현재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책과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의 위험성 등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구본기 소장이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그 중 한 시민은 무려 8장에 걸쳐 윤석열, 김건희 내외를 성토하는 글을 써와서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 故 양회동 씨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진 후 김민웅 교수가 특유의 웅장한 목소리로 감동적인 연설을 남기며 다시 한 번 윤석열 정권 퇴진의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배우 류성 씨가 연단에 올라 故 양회동 씨가 분신하기 전에 남긴 마지막 유서를 낭독하였는데 낭독하는 류성 씨도 연방 눈물을 훔쳤고 참석한 시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또 건설노조 부위원장인 송찬흡 씨가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에 대한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전달했고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끌어내릴 것이라 선언하기도 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촛불연대 대표 정영훈 씨는 윤석열 정권을 ‘윤건희’ 정권이라 부르며 이 정권의 실책들을 줄줄이 열거하고 비판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성공회 성요한 신부는 자작곡인 ‘땡인줄 알면서도’와 ‘광야에서’를 들려주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무소속 윤미향 의원.
촛불집회에 참석한 무소속 윤미향 의원.
 
그 다음으로 연단에 오른 문장렬 전 국방대학교 교수는 서투른 외교 행보로 전쟁을 부추기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고 또 워싱턴 선언이란 것이 전혀 실속 없는 속 빈 강정이란 사실을 또 한 번 국민들에게 알렸다. 마지막 발언자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연단에 올라 굴욕적인 대일 외교를 자행하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위안부 피해자 배상을 외면한 윤석열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연이 있고 故 양회동 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을 향해 행진을 하는 것으로 촛불집회를 마쳤다.
 
집회 현장에서 요즘 들어 가장 많이 들리는 소리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아직도 집회 참석에 소극적이란 것이다. 집회 참석자들은 야당 의원들이 집회에 대거 참석해 힘을 보태주길 원하고 있는데 아직도 야당 의원들 참석은 저조하다는 것이다. 이 날 집회에서도 윤미향 의원 한 사람만이 개인적으로 집회 현장을 찾았을 뿐이었다.
 
사회자 김지선 씨 또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과 그로 인해 양회동 씨가 분신자살한 사건을 들며 야당 의원들에게 언제까지 탄핵을 할 사유만 찾고 있을 것이냐고 강력하게 따지기도 했다. 구본기 소장 또한 여의도의 온도와 광장의 온도 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식으로 필자에게 말한 바 있었다.
 
또 보수 단체 인원들의 지속적인 집회 방해도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바닥을 기면서 보수 단체 집회는 날이 갈수록 동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날도 촛불집회보다 한참 앞서서 집회를 열고 마쳤다. 이제 그들은 작전을 바꿔서 소규모로 몇 명씩 나와서 시비를 걸고 가는 식으로 방해를 했다.
 
즉, 일부러 촛불집회 시민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지나가는 식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만약 촛불집회 시민들 중에 성격이 다혈질이어서 분을 못 참는 사람이 있다면 폭력이 오갈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일부러 맞은 다음에 합의금을 뜯어내고 언론에 “나 촛불집회 참석자들한테 폭행 당했소.” 하는 식으로 제보를 해서 촛불집회에 대한 평판을 떨어뜨리려 하는 것이다. 이전보다 점점 더 그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다가오는 제39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는 5월 13일 오후 5시에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개최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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