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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시민들 '국민항쟁 시작, 윤석열 탄핵' 외쳐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입력 2023.09.09 22:15 수정 2023.09.09 23:31
56차 촛불대행진ㆍ후쿠시마 3차 범국민대회 현장
윤 정권 친일ㆍ언론탄압 규탄, 핵오염수 반대 구호
"윤석열 부부 비리 덮으려 뉴스타파ㆍ야당 탄압"
윤미향 "일본 간토학살 부정에 침묵하며 이념공세"
환경단체들, 야당과 '핵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도
56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9일 광화문 광장 옆을 행진하고 있다. 2023.9.9. 이호 사진작가
촛불시민들이 윤석열 정권의 실정 전반을 비판하며 정권 퇴진 및 탄핵을 촉구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지하철 시청역 앞부터 숭례문 앞까지 대로에서 '56차 촛불대행진'을 개최했다. 집회에는 오후 8시 기준 1만 5000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우리가 홍범도다, 친일 매국노 윤석을 몰아내자" "일본 앞잡이 매국노 윤석열을 촛불로 응징하자" "일본의 핵 테러 공범 윤석열을 탄핵하자" "친일잔당 윤석열의 돌격대 국힘당을 해체하라" "정치보복 언론탄압 이동관은 사퇴하라" "주가조작 도로조작 김건희를 수사하라" "부패비리 정치검찰 특활비를 공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연단에 올라 "윤석열·김건희 일당을 구속하라고 외치니, 그걸 덮기 위해서 뉴스타파와 민주당이 유착됐다는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검사를 무려 10명이나 투입하는 황당한 짓을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비리를 덮기 위해 죄 없는 뉴스타파, 이재명 대표, 윤미향 의원을 괴롭히고,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압수수색하고 구속하려는 만행까지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리 세력을 정말 무서운 심판으로 이땅에서 쫓아내버리자"고 했다.
광진구민 고재운 씨는 "윤석열 집단이 하는 짓을 보면 전 국민 70%는 스트레스와 정신병 직전에 뒷골이 당겨 죽을 지경"이라며 "윤석열은 퇴진도 사치다. 탄핵으로 박살내자"고 외쳤다. 그는 "인면수심, 적반하장, 배은망덕에 염치까지 없는 이권 카르텔 집단, 총리대신 윤석열과 매국집단 국힘당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며 "77.7% 당 대표를 흔들어대고 '인당수' 타령하며 윤 정부 횡포와 폭압에는 한마디도 못하고 당 대표를 검찰에게 물려주는 패륜에 가까운 국회의원들도 각성하고 반상하라"고 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간토 학살 범죄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에 침묵하며 가해자 일본의 기분을 거스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윤 정부는 추도행사를 참여한 저를 향해 공격의 날을 세우고 있다. 제가 남북교류협력법과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보수단체와 인사들이 고발하고, 보수언론은 보도하며, 제가 대형 범법자인 것마냥 큰일난 것처럼 국민들에게 유포시키고 있다"며 "추도행사 참여한 것이 이적행위인가. 추도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념공세의 피해 현장이 돼서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일본 정부의 부적절한 범죄 부정에 항의하라"고 했다.
9일 서울 시청역 앞에서 열린 56차 촛불대행진에서 촛불행동 대표단 및 고문단이 특별성명을 읽고 있따. 2023.9.9. 이호 사진작가
이날 집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촛불시민들과 함께 할 것을 촉구하는 특별성명도 발표했다.
촛불행동 대표단과 고문단은 "지난 10일간의 단식투쟁은 언론들의 편파적인 보도와 국힘당의 조롱 속에서도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투쟁의 기세를 높였다"고 평가하며 "이제 단식중단과 함께, 현 정국을 더욱 힘차게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단계의 투쟁으로 즉각 전환하기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투쟁은 범국민적 대항쟁으로 가는 적극적인 결집이 매우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 전투력 강한 제1야당의 결단으로 촛불국민들과 하나로 뭉쳐 싸워나가야 한다"며 "거리와 광장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성명 발표 뒤, 시민들은 "국민항쟁 시작됐다, 윤석열을 끝장내자"고 외쳤다.
이날 집회는 '매국노 윤석열' '일본졸개 윤석열' '검찰독재 윤석열'라고 각각 적힌 대형 현수막들을 찢는 상징의식을 하며 마무리됐다. 시민들은 상징의식을 마친 뒤, 광화문사거리, 미국대사관, 일본대사관, 안국역, 을지로 2가 사거리, 을지로 1가 사거리, 한국은행 앞 사거리 등을 지나 숭례문 앞까지 행진했다. 거리에 나온 일반 시민들도 행렬에 박수를 보내거나 행진 구호를 함께 따라 외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촛불대행진에 앞서 오후 4시부터는 세종대로 사거리 새문안로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과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주최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 정권 규탄,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3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시민 1만 5000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김수동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윤 정부가) 이제 하다하다 안되니 국민적 불안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몸부림을 낡아빠진 북한 타령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에 대해 불안하고 위험하다고 하는 국민들을 괴담 선동자로 낙인찍고 무지몽매한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붙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85% 국민이 해양투기를 저지해달라고 반대하는데, 국민의 명령을 무시하는 윤 대통령이야 말로 반국가 세력"이라고 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9.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촛불행동을 이끌고 있는 린다 리 씨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는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바다에 핵폐수를 투기하는 것은 지구와 온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 각 지역의 시민들은 시위를 열고 정치인들에게 방류를 저지할 법안을 제정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미국 백악관 앞과 산타모니카, 뉴욕, 보스톤, 시카고, 시애틀과 스위스 취리히, 베를린, 토론토, 시드니 등 세계 각국에서 자발적으로 퍼져가는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항의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전했다.
정당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요즘 이 자랑스러운 우리 헌법 1조가 위협받고 있다"며 "윤 정권이 국민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투기 막으라고 했더니 결국 용인하고, 우리 돈 들여서 안전하다고 홍보까지 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과연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맞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윤석열 정권에게 국민의 매운 맛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에 이어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공동대표, 진보당 이상규 전 상임대표 등도 각 정당을 대표해 발언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2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했으나, 단식 열흘 차인 이날은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참가하지 못했다.
집회에 참가한 정당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종로와 을지로, 세종대로를 행진했다. 시민들은 행렬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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