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차 촛불집회 현장 르포] 투쟁과 문화제가 어우러진 촛불집회 - 굿모닝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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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차 촛불집회 현장 르포] 투쟁과 문화제가 어우러진 촛불집회

갈수록 노골화되고 과격화되는 수구 단체 회원들의 도발 행태

조하준 기자 승인 2023.11.05 11:48 

 

지난 4일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 제63차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겸 11월 촛불문화제.(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4일 오후 5시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제63차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겸 11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1월부터 동절기에 접어들어 일몰 시간이 빨라지기에 집회 시간도 한 시간 앞당겨서 진행됐다. 촛불집회 본 행사를 마친 후엔 종로구의 일본대사관까지 행진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가는 곳곳에 또 다시 수구 단체의 집회 방해 및 도발 시도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소위 '윤적윤' 행태에 대해 비판한 임세은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의 사전인터뷰로 사전 행사가 열린 뒤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 김지선 씨의 사회로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먼저 첫 번째로 임세은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이 연단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사기 행각’에 대해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 그녀는 윤석열 대통령을 ‘과거의 자신과 싸우는 인물’이라 칭했다.

 

그녀가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은 인사권 남용, 여성가족부 폐지한다고 해놓고 예산을 더 증액한 것, 30대 장관 기용 발언, 최은순-김건희 모녀의 비리 행태에 관한 발언, ‘공정과 상식’ 발언,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발언 등이었다. 그 중에서도 임 소장은 ‘공정과 상식’이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큰 사기라고 주장했다.

 

가톨릭 시국미사 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의 공연.(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임세은 소장의 발언이 끝난 후 가톨릭 시국미사 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의 공연이 있었다. 그들은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 송창식의 〈고래사냥〉, 영화 국가대표 OST 〈Butterfly〉 그리고 앙코르 곡으로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를 불렀다.

 

특히 이들은 〈고래사냥〉의 본래 가사인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를 윤석열 대통령의 과도한 음주 행태를 비꼬아 “‘술통’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로 바꿔 보르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열렬히 호응했다.

 

극단 경험과상상의 공연.(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 다음으로 극단 경험과상상의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합창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아리랑〉 합창 공연이 있었다. 장엄한 가락의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와 밝고 경쾌한 가락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아리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들은 중간중간에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행태에 대해 비판하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의 중요성을 언급한 고한석 YTN 노조위원장.(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리고 뒤이어 고한석 YTN 노조위원장이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에 대해 발언했다. 그는 유진그룹의 YTN 인수와 관련 “끝까지 싸워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또 고 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며 “방송장악 기술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에 대해 이야기하러 올라왔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져 가고 있고 그 근간인 언론도 무너져 가고 있다”면서 “그 배후 조종자가 이동관 방통위원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진그룹이라는 곳에서 YTN을 운영하겠다고 한다”며 “김광준 검사에게 뇌물을 줬던 기업으로 보도전문 채널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고 일축했다.

 

올해 안으로 윤석열 탄핵소추안 발의 작업에 돌입하며 여야 국회의원 전원에게 탄핵 찬성 여부를 묻겠다고 밝힌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다음으로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 겸 사무처장이 연단에 올랐다. 그는 이번 11월 전국집중촛불집회를 국회에서 열 계획이며 국회의원 전원에게 탄핵 찬성 여부를 묻겠다고 밝혔다. 또 권 대표는 “다음 주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범국민운동본부 결성을 알리고 사업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촛불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전체 의원에게 국정 농단, 헌법 위반 범죄가 탄핵 사유인지, 탄핵 소추안 발의에 동의하는지 묻는 공개 질문을 여야 가리지 않고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촛불시민들을 향해 “촛불 시민들도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답변을 촉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권 대표는 “올해 안으로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을 할 테면 하라고 했는데 윤 대통령에게는 탄핵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면서 “탄핵은 국민이 선택하고 결정하며 윤 대통령은 그 처분을 받을 의무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다음으로 가수 백자 씨 등이 속해 있는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이 있었다. 그들은 〈꺼져라〉, 〈다시 광화문에서〉, 〈떠나라〉 등을 열창했다. 뒤이어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예술단 빛나는 청춘의 공연이 있었다. 그들은 윤석열-김건희 내외를 풍자하는 〈어느 별에서 왔니〉, 〈김건희 특검가〉, 〈들어라〉 등을 공연했다. 마지막으로 촛불합창단의 〈조일권의 노래〉, 〈촛불이 이긴다〉 공연이 있었다.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는 촛불시민들의 모습.(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본 행사를 끝낸 후 촛불시민들은 종로구의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수구 단체 회원들의 집회 방해 및 도발이 있었다. 거의 매주 촛불집회 행사장 주변 혹은 행진 코스 등에 나타나서 수시로 도발을 했던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은 또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맞은 편에서 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하라며 시비를 걸었다.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맞은 편에서 촛불시민들을 향해 도발 행위를 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는 수구 단체 회원들. 이들은 거의 매주 촛불집회 주변을 어슬렁거리면 저런 짓거리들을 벌이고 있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 때문에 촛불집회 사전행사에서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이 저들의 고의적인 도발에 절대 말려들지 말 것을 촛불시민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저들이 계속해서 나타나서 도발하는 것에는 촛불집회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와 함께 자신들의 돈벌이가 있다. 일부러 세게 자극하고 도발할수록 슈퍼챗도 늘어나기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이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옆을 시민들이 지나갈 때 한 수구 성향 시민이 또 촛불시민들을 향해 주먹감자를 날리는 도발을 하여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물론 사람마다 정치 성향이 다른 법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이가 있으면 반대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자칭 보수 단체 회원들은 품격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고의로 시비를 걸고 고의로 욕설을 하는 이들의 태도는 어느 시각으로 봐도 좋게 봐주기는 어려웠다.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으로 진입하는 촛불시민들의 행렬.(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일본대사관으로 행진하는 동안 촛불시민들은 일본의 계속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 테러와 그에 대해 아무 항의도 못하고 오히려 동조하는 행태를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구호를 쏟아냈다. 그리고 가는 길목에 있었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대해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친 수구 정권 행태를 보였고 시민들도 그에 대한 분노가 누적되어 갈수록 구호가 격해지는 것이다.

 

촛불시민들은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 무사히 도착했고 마무리 집회를 연 뒤 안전하게 해산했다. 다음 주 제64차 촛불집회는 11월 11일 오후 5시에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행진의 날로 열릴 예정이다. 촛불집회 외에도 그 날엔 여러 개의 사전 집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