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폐기는 반미"... '색깔론' 다시 전면에
[현장] 보수단체, 1000만 서명 돌입... "한명숙·문재인 낙선 운동"
12.02.27 15:23 ㅣ최종 업데이트 12.02.27 16:37  김시연 (staright) / 유성호 (hoyah35)

▲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미FTA 지키기 1000만 서명운동 돌입 및 한미FTA 반대 후보 낙선 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오는 4·11 총선에서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는 후보들의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한미FTA 폐기는 한미동맹을 약화시켜 핵우산을 찢고 핵무장한 북한정권 앞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어김없이 '색깔론'이 등장했다. 27일 오전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FTA지키기 범국민운동본부(아래 범국본)' 1000만 서명 돌입 및 반대후보 낙선 운동 선언 대회에서다.
 
조갑제 "한미FTA 폐기는 한미동맹 붕괴, 적화통일"
 
▲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미FTA 지키기 1000만 서명운동 돌입 및 한미FTA 반대 후보 낙선 운동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미FTA 폐기는 한미동맹 붕괴, 적화통일'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한미FTA폐기는 "성폭행범(북한 정권)한테 딸을 나체로 갖다 바치는 꼴"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 유성호

범국본 상임고문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이날 격려사에 앞서 'FTA 폐기, 한미안보 폐기, 그 다음엔 적화통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한미FTA 폐기 주장을 반미 종북으로 규정하고 "성폭행범(북한 정권)한테 딸을 나체로 갖다 바치는 꼴"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조 전 편집장은 "새누리당의 복지 포퓰리즘 경쟁 전략은 종북 반미 세력 무대에서 그쪽 게임 규칙으로 이기겠다는 망상"이라면서 "한미FTA 문제를 최대 이슈로 만들어 한미동맹 폐기냐 유지냐, 북한식으로 사느냐 대한민국식이냐는 국민투표로 만들어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범국본은 이날 선언문에서도 "한미FTA를 폐기하겠다는 것은 반미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의 번영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민주적, 반민족적 경거망동'으로 규정하고 오는 4월 총선에서 '한미FTA 폐기'를 외치는 '말 바꾸기 후보'들을 대상으로 낙선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결의했다.
 
김춘규 한국미래포럼 상임대표와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각각 이날 행사를 "도덕성 마비 증상에 걸린 정치인"과 "아마추어 반미주의"에 맞선 '의병 운동'으로 규정했다. 범국본은 보수 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1000만 명 서명 운동을 벌이는 한편 '낙선운동 소위'를 구성해 4월 총선 출마자 가운데 낙선 대상 후보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미 시대정신, 선진화시민연대 등에선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고 이들 단체에선 이미 한명숙, 문재인 등을 낙선 운동 대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운찬-인명진도 동참... "말바꾸기 정치인 심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미FTA 지키기 1000만 서명운동 돌입 및 한미FTA 반대 후보 낙선 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미FTA 지키기 1000만 서명운동 돌입 및 한미FTA 반대 후보 낙선 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서명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행사에는 한국미래포럼, 국가정체성회복협의회,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 한국자유총연맹 등 4대강 사업 지키기, 무상급식 반대 운동 등에 앞장섰던 뉴라이트, 보수단체 대표들뿐 아니라 옛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출신 인명진 목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운찬 전 총리 역시 직접 참석하진 않았지만 인 목사와 나란히 상임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야당의 한미FTA 재재협상 내용 10개 중 9개는 참여정부 것과 동일하다'는 이날자 <한겨레> 기사를 직접 오려온 인명진 목사는 "<조선>도 아니고 <한겨레>가 이렇게 썼다"면서 "진보든 보수든, 여든 야든 상식이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4년 전 시작한 한미FTA를 왜 지금 반대하나"는 말로 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인명진 목사의 경우 조갑제로 대표되는 뉴라이트, 극우 세력과는 일정 선을 그어온 인물이다. 이날 내빈을 소개한 이갑산 시민단체네트워크 상임대표가 "인명진 목사와 조갑제 대표를 한 자리에서 소개하니 한미FTA 지키기가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할 정도였다.
 
▲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미FTA 지키기 1000만 서명운동 돌입 및 한미FTA 반대 후보 낙선 운동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해 특강을 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4월 총선 출마가 유력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특강에 나서 '검투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내가 매국노인가? 시대착오적 발언이 더는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당부로 큰 박수를 받은 김 전 본부장은 "지금 재협상과 폐기를 요구하는 야당 정치인들이 4년 전 내가 1급 공무원일 때 장관이고 총리였다"면서 "정권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었다고 같이 했던 일을 폐기하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FTA로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대기업만 혜택을 본다는 지적에 김 본부장은 "FTA가 경제 '키우기'엔 도움이 되지만 '나누기' 하자는 정책은 아니다"라면서 "그렇다고 '나누기'에 문제가 생겼으니 '키우기' 하지 말자는 게 해법은 아니다"라며 FTA와 별개로 농업 지원 등 별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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