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윤, 건들건들 반말…국정 문제를 가정사처럼 말해”
‘특검은 위헌’이라는 윤에…“검사와 국민 국어사전 달라”
심우삼 기자 수정 2024-11-08 14:16 등록 2024-11-08 10:48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2023년 경북 경산시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2023년 경북 경산시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위헌이라고 주장하자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필요에 따라 달라지는 검사들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8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 거부 논리를 ‘이중잣대’라는 취지로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김건희 특검법’이 반헌법적이라는 것인데,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전직 대통령들이 수용한 전례가 있는 데다, 윤 대통령 본인도 야당이 추천한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수사팀장으로 참여한 바 있어 ‘궤변’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2019년 헌법재판소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여당의 특검 추천권을 배제한 특검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임 검사는 “검사들의 국어사전과 일반 국민들의 국어사전은 다르다. 우리(검사)가 내세우는 법과 원칙은 ‘내 마음’이란 뜻이다. 나의 법이기 때문”이라며 “국정농단 특검할 때도 박근혜 정부에 충성하던 검사들이 정권 바뀔 것 같으니 살기 위해서 목숨 건 것이고, 지금은 수사하면 내가 죽으니까 (특검을) 하면 안 되는 거다. 그분들은 늘 하던 대로 필요에 따라 말씀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월7일(목)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11월7일(목)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임 검사는 “윤 대통령이 비비케이(BBK), 다스를 이명박 전 대통령 것이 아니라고 하다가 (나중에) 맞다고 구속하신 분 아니냐”며 “한두 번 속으신 것도 아니면서 또 속으시면 안 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이 전 대통령을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한 비비케이 특검팀 소속이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면서 비비케이 의혹에 대한 수사가 다시 이뤄졌고,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수사 끝에 이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임 검사는 기자회견에 임한 윤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도 “검찰총장이 회의하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상대로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에서 회의하듯이 건들건들하면서 반말 섞으면서 하셨다. 국정운영 문제를 가정사처럼 말씀하셨다”며 “그분이 그러신 분인 줄 저는 알았지만, 국민들이 얼마나 놀라셨을까 망신스럽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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