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기자 무례’에 “왕조시대?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로 들려”
”기자가 무례하다? 국민이 무례하다는 말과 마찬가지”
김지방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장 “사과 공지가 무례”
기자명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입력   2024.11.22 10:20 수정   2024.11.22 11:05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21일 뉴스9 앵커칼럼 오늘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부산일보 기자의 윤 대통령 사과 관련 질문이 무례했다고 한 것을 두고 감히 어느안전이라고라고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갈무리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21일 뉴스9 앵커칼럼 오늘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부산일보 기자의 윤 대통령 사과 관련 질문이 무례했다고 한 것을 두고 감히 어느안전이라고라고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갈무리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애게 뭘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하다고 질문한 것이 무례한 질문이라고 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두고 TV조선 앵커가 “왕조시대에 사는 모양”이라며 “어느 안전이라고라고 말하는 것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가 무례하다는 건 국민이 무례하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입장문으로 사과를 통보한 방식에 채널A 앵커는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디지털센터장은 기자의 질문은 무례하지 않았다며 무례하다고 한 홍 수석의 발언이 기자와 대통령 모두에 예의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뉴스9’ ‘앵커칼럼 오늘’ <무례한 질문이란 없다>에서 ‘백악관 기자실의 전설’ 헬런 토머스가 백악관을 50년 출입하고, 대통령 열 명을 취재하면서 남긴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이란 없다’는 명언을 소개했다. 오바마가 기자를 쏘아붙일 때가 있었으나 나중에 기자에 사과했으며,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르윈스키 드레스에 묻은 액체는 각하 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클린턴도 차분하게 설명한 사례를 들었다.
 
부산일보 기자가 지난 7일 대통령에게 뭘 사과했느냐고 따져물은 질문에 홍 수석이 무례하다고 비난한 것을 들어 윤 앵커는 사극에서 배우 김성령이 “그 요사한 입으로 더 이상 주상을 욕보이지 마시오!”라고 한 장면을 빗대었다. 윤 앵커는 “우리 대통령실은 왕조시대에 살고 있는 모양”이라며 “홍 수석의 말은 이렇게 들린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라고 지적했다.
 
윤 앵커는 “21세기 민주국가 대통령 회견에서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한다”며 “기자가 무례하다는 건, 국민이 무례하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심기를 보살피는 참모들의 숲속에서 길을 찾아갈 사람은 대통령뿐”이라며 “불편한 질문 던지는 기자들을 마다 않는 것, 쇄신은 거기서 출발한다”고 쓴소리했다. “여러분은 아첨꾼이 돼서는 안 됩니다. 회의론자여야 합니다. 거칠게 질문해야 합니다”라고 한 오바마의 말도 인용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도 ‘뉴스A’ 리포트 <홍철호, 이틀만에 사과> 앵커멘트에서 대통령 대변인실을 통해 사과한 홍 수석을 두고 “간략한 입장문 수준이라, 여야와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등 떠밀리 듯 사과한 것 아니냐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채널A는 리포트에서도 “대변인실이 문자 공지로 낸 사과 방식을 두고, 등 떠밀려 낸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지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지방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장은 22일자 국민일보 30면 고정칼럼 ‘여의춘추’ <그 질문은 무례하지 않았다>에서 “국민이 권력을 위임한 대통령이기에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 기자 역시 국민을 대신해 권력자에게 질문할 자격을 얻었기에 가감 없이 묻는 것이 오히려 예의”라며 “그래야 대통령도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지지를 얻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2024년 11월22일자 30면(축소-강조표시)
▲국민일보 2024년 11월22일자 30면(축소-강조표시)
 
김 센터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친 질문을 받았을 때와 비교했다. 문 전 대통령 임기 2년차 때인 2019년 5월 KBS와 대담에서 송현정 기자가 “제1야당 입장에서 보면 청와대가 주도해서 여당이 끌어가는 것으로 해서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는 이런 판단을 하기 때문에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 “독재자, 들으셨을 때 어떤 느낌이셨느냐”고 질문했다. 김 센터장은 “순간 문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담 뒤 문재인 지지자들이 거세게 비난했다. 그래도 당시 청와대가 기자나 KBS를 향해 부정적으로 코멘트하지는 않았다”며 “그것이 기자의 역할이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김 센터장은 이번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홍 수석이 기자의 질문을 두고 무례하다거나 시정해야 한다고 코멘트하는 바람에 오히려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기자에게도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공지 사과’에 대해서도 김 센터장은 “사과를 공지하는 모습도 예의가 아니다. 직접 당사자를 찾아가 고개를 숙이는 게 정석”이라고 쓴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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