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당하고도 일본에 또 뒤통수…재연된 '외교 실패'
입력 2024.11.25 19:15 김재현 기자 JTBC
 

 
[앵커]
 
일본 정부의 태도뿐 아니라 우리 정부의 외교 역시 안이했단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9년 전 일본 군함도를 놓고 똑같은 사태를 겪었던 정부는 이번엔 다를 거라고 공언해왔는데, 결국 또 양보만 하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겁니다.
 
이어서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가노 다케히로/주유네스코 일본 대사 (지난 7월 27일 / 사도광산 등재 당시) :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 특히 한국인 노동자를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하며 일본에서 얻어낸 약속을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조선인 강제 노동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물을 현장에 설치하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는 거였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지난 8월 13일 / 국회 외통위) : (군함도 때의) 부도수표도 챙기고 그다음에 현금도 더 챙겼다는 게 저희 이번 협상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평가입니다.]
 
지난 2015년 군함도 등재 당시 일본이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는 전시시설을 짓겠다고 했다가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겁니다.
 
하지만 사도광산 역시 전시물에서 '강제 동원' 표현은 빠졌고 가까스로 확정된 추도식의 공식 명칭에서도 '조선인 노동자'라는 표현은 빠졌습니다.
 
이 때부터 조짐은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끝까지 일본 측의 진정성을 기대했습니다.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이 인 외무성 정무관을 정부 대표로 보냈고, 외교부는 결국 추도식을 하루 앞두고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지난 23일 / MBN '뉴스와이드') : 앞으로 지금 몇 시간 남지도 않은 상황이라서 (외교 당국 간) 그 이견을 해소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고요.]
 
추도사엔 강제노동에 대한 인정이나 사죄 표현도 없었고, 추도식은 30분 만에 끝나버렸습니다.
 
[이쿠이나 아키코/일본 외무성 정무관 (어제 / 사도광산 추도식) : (조선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광산 내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어려운 노동에 종사하셨습니다.]
 
일본의 진정성 없는 태도에 더해, 우리 외교부도 일본의 선의에 기댄 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9년 전 군함도 사태는 또 반복됐습니다.
 
[영상편집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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