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선포에 국회 모인 시민들, 공포 대신 분노 “퇴진 아닌 구속”
[비상계엄] “계엄 철폐”,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회 정문 앞에서 구호 외친 시민들
기자명 박재령 기자 ryoung@mediatoday.co.kr 입력   2024.12.04 02:26 수정   2024.12.04 05:45
 
▲ 4일 새벽 군인들의 수송 버스를 막아 세우고 있는 시민들. 사진=김용욱 기자
▲ 4일 새벽 군인들의 수송 버스를 막아 세우고 있는 시민들. 사진=김용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약 두시간 반 만에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엔 “내란죄로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일 오전 12시30분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계엄 해제”를 외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67세 여성 박모씨는 “한국의 시스템이 망가졌다. 절대로 대통령이 못 이긴다. 옛날의 국민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려운 마음이 없냐는 질문에 박모씨는 “절대 없다. 헬리콥터가 100대가 깔려도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왔다는 50대 남성 변모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21세기 대한민국이 이게 가능한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너무 괘씸하다”고 말했다. ‘미친 것 같다’며 고개를 흔들던 변모씨는 “퇴진이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끌어내야 한다. 바로 구속해야 한다. 이게 반란이 아니면 뭔가”라고 말했다.
 
▲ 4일 새벽 국회 정문 앞에서 구호 외치고 있는 시민들. 사진=금준경 기자
▲ 4일 새벽 국회 정문 앞에서 구호 외치고 있는 시민들. 사진=금준경 기자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결의안 가결이 알려지자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시민들의 격앙된 감정은 가라앉지 않았다. 친구랑 함께 현장을 찾은 20대 남성 배모씨는 “민주당에서 탄핵을 추진하지 않겠나. 국민의힘도 이제 용산 편이 아니다. 국민 정서상으로도 끝났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라이브 방송을 보고 국회의원들을 지키기 위해 현장으로 왔다는 50대 김아무개 여성은 “국가에 대한 반란이다. 퇴진이 아니라 구속시켜 한다”며 “다만 윤석열이 이렇게까지 결심했는데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10대 자녀들을 데리고 온 4인 가족 형태도 보였다. 40대 남성 정아무개씨는 “TV 속보를 보고 너무 놀라서 가족들을 데리고 왔다. 아이들이 위험할까봐 오지 말라고 했는데 아이들도 머디어로 정치 상황 돌아가는 걸 다 알더라”라며 “전두환 시대를 실제로 겪어보진 못했지만 배워서 다 알지 않나. 지금 계엄령을 막지 못하면 어떻게 돌아간다는 걸 알기 때문에 무리해서 나왔다. 민주주의 이전 시대의 사회로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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