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전 ‘백골단 불러놓고 쿨쿨’ 뉴시스 기사 삭제 논란
뉴시스에 요구해 삭제…타 언론사에도 수정 또는 삭제 요구
김민전 측 “잔 것 아냐, 삭제 당연” 현장선 “10분간 눈감아…500% 자”
기자명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입력 2025.01.12 16:51 수정 2025.01.12 17:03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요구로 삭제된 뉴시스 기사. 현재는 해당 페이지가 찾아볼 수 없는 페이지로 나타난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요구로 삭제된 뉴시스 기사. 현재는 해당 페이지가 찾아볼 수 없는 페이지로 나타난다. 
 
‘백골단’을 자처하는 극우 청년조직을 국회로 불러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당일 본회의장에서 잠든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기사가 김 의원 측 요구로 삭제됐다. 김민전 의원 측은 미디어오늘에 당시 잠들지 않았으며 이에 수정 또는 삭제 요청했다고 밝혔다.
 
뉴시스는 지난 11일 <‘잠자는 국회 백골공주냐’…김민전, 백골단 불러놓고 쿨쿨>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뉴시스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를 벌였던 반공청년단(백골단)의 기자회견을 주선해 논란이 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포착돼 비난이 일고 있다”고 썼다.
 
누리꾼 비난과 함께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전 의원이 이런 대업(백골단 기자회견)을 이루고나서 퍽 고단했던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또 숙면을 취했다”고 말한 사실도 덧붙였다. 뉴시스 측은 당시 김 의원의 모습을 여러 방향에서 확인한 뒤 그가 잠을 자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기사는 보도 당일 삭제됐다. 취재에 따르면 김민전 의원실이 뉴시스 정치부에 연락해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김 의원 측은 뉴시스 측에 김 의원이 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뉴시스 측에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언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는 기사 링크를 클릭하면 ‘언론사 요청에 의해 삭제된 기사’라는 안내가 뜬다.
 
▲11일 매일경제 보도 갈무리. 김 의원이 지난해 7월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할 때 포착된 잠자는 모습(왼쪽)을 함께 언급했다.
▲11일 매일경제 보도 갈무리. 김 의원이 지난해 7월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할 때 포착된 잠자는 모습(왼쪽)을 함께 언급했다.
 
▲9일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선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서 잠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이 포착됐다. JTBC 화면 갈무리
▲9일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선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서 잠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이 포착됐다. JTBC 화면 갈무리
 
이날 본회의장에선 취재 중이던 여러 기자들이 김 의원의 잠든 모습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 사진기자는 당시 상황을 두고 “김 의원이 고개를 숙인 채 10여분간 눈을 감고 있었다. 500% 잠들었던 것”이라며 “기자들의 스트로브(플래시)가 여러 번 치니 깜짝 놀라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모니터를 손으로 만지며 일어나더라”라고 말했다.
 
김민전 의원실은 뉴시스 외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들에도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다수 언론이 김 의원이 ‘백골단’을 국회로 불러들인 당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던 터다. 관련해 중앙일보 <‘잠자는 국회의 백골공주’ 조롱까지…김민전, 본회의장서 ‘쿨쿨’>, 한겨레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매일경제 <“잠자는 백골공주”…‘백골단’ 국회에 불러놓고 잠자는 김민전, 뭇매> 등 보도가 나왔다.
 
한편 뉴시스 보도에 나온 사진은 사진기사로는 그대로 남아있다. 남아있는 기사 제목은 ‘피곤한 김민전 의원’으로, “(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다”고 썼다.
 
김민전 의원 측은 당시 잠든 것이 아니었으며 삭제 요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민전 의원실 관계자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잘못된 기사이니 수정해달라 한 것이다. 삭제를 하면 제일 좋다. 다른 언론사들에도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김 의원은 당시) 자는 것이 아니라 뉴스 검색하고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있는 때였다”며 “옆모습만 보고 잤다고 단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잤다는 보도에 나오는) 다른 모습은 본회의장 영상 중계인데, 그 화면도 자세히 보면 팔이 꿈틀 한다”고 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언론사에 언론중재위 제소를 언급했는지에 대해선 “팩트가 잘못된 부분을 수정 않고 고수하겠다면 그것(언중위)도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의 인격도 존중해 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6당은 지난 10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백골단은 이승만 정권 시절 정치깡패 집단으로 출발해 1980~1990년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목숨까지 앗아간 국가폭력의 상징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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