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의 기원] 입만 열면 '전 정권' 탓하더니‥'야당' 탓으로 이어지며 법의 심판대에
입력 2025-03-11 20:21 | 수정 2025-03-11 21:36 이기주 기자
앵커
명태균 씨 말을 듣듯 민심에도 따랐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질 않았던 윤 대통령인데요.
정치, 경제, 사회, 안보를 가리지 않고 국정의 난맥상이 드러날 때마다, 역시 번지수를 잘못 찾고 매번 전 정권 탓을 했습니다.
집권 1년차, 2년차, 3년차까지 계속 이어진 무책임과 남 탓의 극치를 이기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23년 새만금잼버리 대회.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이어졌지만 그늘막이나 냉방시설이 준비되지 않아, 온열환자가 속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행사 성공에 의욕을 보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3월 29일)]
"이 잼버리를 대통령으로서 전폭 지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 참가자들이 조기퇴소하며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자, 대통령실은 "행사를 준비한 건 문재인 정부 때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집권 1년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8월 25일)]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우리가 물려받았다는 핑계도 더 이상은 이제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지 않겠다고 했지만, 말과 행동은 달랐습니다.
습관적으로 "전 정권은 더 심했다"는 말을 뱉었습니다.
첫 시작은 내각 인선 문제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7월 5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안보도 전 정부 탓을 했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7시간 영공을 휘젓자 "전 정권이 대비 안 해서"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12월 27일)]
"2017년부터 전혀 이런 UAV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또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전국에서 수만 명 전세사기 피해자가 생겼을 때도 윤석열 대통령은 퇴임 1년이 넘은 문재인 정부를 또 소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5월 9일)]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전세사기의 토양이…"
취임한 지 2년이 지났을 때는 국가 채무를 거론하며 또 전 정부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4년 8월 27일)]
"지난 정부는 5년 동안 400조 원 이상의 국가채무를…"
야권은 "전 정권이 무슨 도깨비방망이냐, 잘 됐으면 전 정부 덕분이라고 고마워했을거냐"고 비꼬았습니다.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정부를, 자기부정에 가깝게 비난하며 대권을 거머쥔 윤 대통령.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를 최종변론 하며, 여전히 전 정권을 여러 차례 들먹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소주성 정책과… 지난 민주당 정권의… 지난 민주당 정권은…"
야당 때문에, 국회 때문에, 그리고 전 정권 때문에 나라를 운영할 수 없어 군을 동원했다는 항변이 과연 정당한지,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곧 내려집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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