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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대포폰 개입’ 파악 후 수사 태도 바뀌어
조미덥·박홍두·남지원·이혜인 기자 zorro@kyunghyang.com  입력 : 2012-03-05 22:31:30ㅣ수정 : 2012-03-05 23:43:16

‘민간인 불법사찰’ 당시 검찰 수사기록 보니

경향신문이 입수한 검찰의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기록을 보면 검찰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증거인멸에 개입한 정황을 상당수 파악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 전 행정관을 한 차례 방문조사했을 뿐 기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검찰의 축소 수사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5일 검찰에 이번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면서 당사자를 고발키로 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2010년 8월20~25일 세 번에 걸쳐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39)을 조사했다.

민주통합당 ‘MB 측근비리 특위’의 서혜석 전 의원(오른쪽)과 위원들이 5일 국회에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증거 인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은 이미 최 전 행정관과 장 전 주무관, 그의 상관인 진경락 전 과장의 삼각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다. 25일 3차 조사에서 검찰은 장 전 주무관에게 셋의 통화기록을 보여주며 “7월7일 오전 진 전 과장에게 전화로 최 전 행정관과 통화하라는 지시를 받고, 최 전 행정관에게 전화한 것이 아닌가” “컴퓨터 데이터 삭제로 분주한 (7일 오후) 시간에 최 전 행정관이 전화를 한 이유가 정해져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의자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장 전 주무관이 최근 청와대가 증거인멸에 개입했다고 폭로하며 밝힌 정황과 내용이 일맥상통한다. 장 전 주무관은 “수사 초기엔 검찰이 최 전 행정관과의 연결성을 부인하는 나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전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대포폰을 건넨 사실을 검찰이 파악한 뒤로는 수사팀의 기류가 바뀌었다고 장 전 주무관은 전했다. 장 전 주무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받은 4차 조사에서 검찰은 최 전 행정관에 대해 묻지 않았다. 

장 전 주무관은 “다른 때와 달리 검사가 조사 도중 계속 상관과 통화를 했다. 그리고 ‘대포폰과 관련된 부분은 상부의 지시가 있으니 따로 조사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 조사에서 장 전 주무관에게 대포폰을 받을 때부터 돌려줄 때까지 과정을 상세히 물었다. “수원 가는 길에 (최 전 행정관) 대포폰으로 전화가 오는 것이 독촉하는 것 아니냐” “수원의 데이터 삭제 업체에 들어가기 전에 대포폰으로 최 전 행정관 대포폰에 전화한 게 보고하는 것 아니냐”는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장 전 주무관은 “내가 부인은 했지만 사실 ‘네’라고만 대답하면 끝날 정도로 검찰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검찰이 이즈음에 최 전 행정관을 방문조사한 것으로 기억했다. 이후 검찰은 최 전 행정관을 내사종결했다. 그리고 9월 초 조사 결과 발표 자료에는 ‘대포폰’이 한 줄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포폰의 존재는 그해 11월1일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폭로한 후에야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대포폰에 관해 필요한 수사는 다했지만, 최 전 행정관이 공모했다는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전화기를 줬다는 것이 공모가 될 순 없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당시 최 전 행정관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김진모 당시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찾아가 ‘자신이 연루돼 들어가면 민정수석실도 멀쩡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후 김 전 비서관이 검찰에 연락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김 전 비서관에게 이에 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주당 ‘MB 측근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선 최고위원(52)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건은) 매우 심각한 국기문란 사태”라며 “이미 불법사찰과 관련해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증언들을 토대로 검찰에 재수사를 촉구하거나 관련 당사자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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