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KBS, YTN 공동 파업 선포 "이제 MB를 향해 간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입력 2012-03-05 22:27:56 l 수정 2012-03-06 07:28:51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이제 말이 필요없다. 다음주부터 MB를 향해 간다"
지난 4년간 낙하산 사장 등 언론탄압의 경험을 함께 겪은 MBC, KBS, YTN 방송 3사가 공동파업을 선포했다.
그동안 억눌려 왔던 분노를 증명이라도 하듯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날씨에도 방송 3사 언론 노동자들과 시민 200여명은 5일 오후 7시 30분 종로 보신각앞에 모였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방송 3사 노동조합은 방송 사상 최초로 공동파업 투쟁에 나선다"며 "'낙하산 사장 퇴출, 퇴직 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함께 어깨를 걸고 체온을 나누며 흉폭한 권력에 맞서려 한다"고 이번 공동 파업의 취지를 밝혔다. 앞서 방송 3사 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업의 최선두에 선 의지를 밝혔다. 6일 총파업에 들어가는 전국언론노조 KBS지부 김현석 위원장은 "김인규와 김재철 지금까지 잘 버텨줬다"며 "우리가 MBC보다 조금 더 빨리 김인규 사장 쫓아내겠다"고 파업 투쟁 승리의 자신감을 표했다.
오는 8일 파업을 예고한 YTN은 '정치파업이 아니냐'는 사측의 의혹에 대해 "선후 관계를 명확히 하라"고 질타했다. 김종욱 위원장은 "구본홍 사장 낙하산 인사 때 6명이 퇴직당했다"며 "어떻게 방송 3사에 똑같이 낙하산 인사가 올수 있었는지 사측이 먼저 해명하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선포식이 열린 이날에도 1명이 해고당하는 등 중징계를 당한 MBC노조의 정영하 위원장은 "이제 시시해서 김재철 사장 상대 안하겠다"며 "몇 번을 경고했듯이 이제 다음주부터 광장에 나가 MB를 향해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서기호 전 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방송3사 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지지발언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야권연대의 핵심에 있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지난 2일 통합진보당 입당을 결정한 '가카빅엿' 서기호 전 판사의 지지발언이 집회의 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정희 대표는 "올 봄에는 반드시 우리에게 진정한 희망의 봄이 오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며 "언론 노동자들의 싸움이 반드시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고 4월11일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서기호 전 판사는 "파업현장 나와보니 왜 그동안 모두 불법파업이라는 판결이 나왔는지 알겠다"며 "판사들이 헌법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법률에 의해서만 판결했기 때문이다"라고 운을 땠다. 이어 그는 "대법원의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소신껏 합법파업이라는 판결이 나오도록 하나의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또한 이날 해고통보를 받은 이용마 홍보국장과 3개월 정직 중징계를 받은 최일구 앵커도 연단에 올랐다. 최일구 앵커는 "제가 입사한지 25년정도 됐는데 그토록 파업했어도 이처럼 용광로처럼 뜨거운 파업은 처음"이라며 "1987년처럼 방송장악과 언론학살이라는 유령을 이제 물리치자"고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호소했다. MBC 이용마 홍보국장은 이번 해고 조치에 대해 "회사는 나를 이번 파업의 주범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각오하고 있었기에 별 감흥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공동파업 선포식에서는 MBC 노조 노래패와 꽁트 형식의 공연으로 공동투쟁에 나서는 조합원들과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한편 이날 선포식에 참가한 언론인을 꿈꾼다는 김선호(26)씨는 "내가 들어가고 싶은 방송사가 많아질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절대 정권에 휘둘리는 방송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보직사퇴를 하고 파업 동참의사를 밝혔다가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최일구 앵커가 눈물이 글썽이며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정영하 MBC 노조 위원장과 김현석 KBS 노조위원장, 김종욱 YTN 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최현정 아나운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해고된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이 밝게 웃고 있다. ⓒ양지웅 기자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MBC, KBS, YTN이 주최한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삼국지'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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