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만 쓸 수 있는 '삼청동 안가' 누가 사용했나 봤더니
"삼청동 안가, 내란 음모 종사자들의 집결 장소"... CCTV 확보가 관건, 경호처 불응
25.01.23 10:27 l 최종 업데이트 25.01.23 10:28 l 임병도(impeter)
▲증언 거부하는 이상민 전 장관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 남소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란 혐의 진상 규명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와 증언을 거부해 논란입니다.
이 전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아래 내란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증인 선서를 거부하더니 청문회 내내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버텼습니다.
그는 국회 계엄 해제 의결 직후 2시간 동안 무엇을 했고 누구를 만났느냐라는 질문에도 일부 언론사의 단전·단수 지시 의혹에도 "증언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모든 증언을 거부할 텐데 뭐 하러 나왔냐"라고 묻자 "소환하셔서 나왔다"고 답해 위원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대통령 부부만 사용할 수 있는 '삼청동 안가'인데...
'12·3 내란' 다음날인 지난 2024년 12월 4일 밤 삼청동 안가에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완규 법제처장이 모였습니다. 그동안 누가 이날 모임을 주도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가 22일 내란국조특위에서 이상민 전 장관이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상민 전 장관이 삼청동 안가에 모이자고 했다"면서도 무슨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삼청동 안가 모임에 대해 김주현 민정수석은 자신의 보좌관이 예약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윤건영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안가 사용은 대통령 내외분밖에는 할 수 없다"면서 "(장관이나 대통령실 수석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 제가 청와대에서 8년 있었는데 그런 걸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일곱 분의 역대 대통령을 모신 김성훈 경호차장한테 수석급에서 청와대 안가를 쓴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22일 내란국조특위에 출석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이사는 "삼청동 안가에 리모델링 공사 한 게 맞냐"라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증인 채택 이후 확인해 본 결과 말씀하신 공사 저희가 한 거 맞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윤 의원은 삼청동 안가를 술집의 바 형태로 개조하려고 했다는 제보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내란 음모 종사자들의 집결 장소 '삼청동 안가'
▲경찰, 삼청동 안전가옥 압수수색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2024년 12월 27일 서울 삼청동 소재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을 압수수색 중이다. 경찰은 이날 "안가의 폐쇄회로(CC)TV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관련사진보기
역대 대통령들은 안가를 사용했습니다. 박정희가 사망했던 '궁정동 안가'는 유흥을 즐기는 장소였지만 '삼청동 안가'는 2011년 이명박 정부 경호처가 취득하면서 대통령이 누군가를 독대하는 곳으로 사용됐습니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도 삼청동 안가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을 독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관련기사 : 탄핵 국면 때마다 등장한 '대통령 안가', 어떤 곳?)
윤석열 정부에선 불법 계엄과 내란 모의 아지트로 활용됐습니다. 실제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공소장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용 국정원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등 주요 내란모의 혐의 피의자들이 여러차례 삼청동 안가에서 만난 것으로 나옵니다.
삼청동 안가 모임에선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 나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거나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는 말이 나왔고, 계엄 당일에는 '오늘 밤 22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해야겠다',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군이 국회 등 여러 장소에 출동할 것이다', '경찰이 나가서 국회 통제를 잘해달라'는 등의 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윤 의원은 "(4일 삼청동 안가 모임에 대해) 이상민 장관이 대통령께 변호인단 모임을 해야 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안가 사용을 허락을 받았다라는 게 저의 추측"이라며 계엄 이튿날 법무장관과 민정수석, 법제처장이 모인 것은 충암파 이상민 전 장관을 주축으로 실패한 계엄에 대한 후속 대책을 논의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윤 의원은 인터뷰에서 "삼청동 안가가 내란 음모 종사자들의 집결 장소"라며 "삼청동 안가를 들락날락했던 사람들을 조사하고 그 대상의 동선들을 확보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소재 대통령 안전가옥에 대한 CCTV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경호처는 군사기밀이나 공무상 비밀 장소의 압수수색에 책임자 승낙을 받도록 한 '형사소송법 110조·111조'를 근거로 압수수색에 불응하며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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