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화화 초래한 윤석열···정치인은 ‘폼생폼사’인데 여당서도 “폼 빠졌다”

 

입력 : 2025.01.26 16:19 수정 : 2025.01.26 18:39 박순봉 기자
 
김용현 전 장관에 책임 미루는 등
수사 과정서 ‘리더십 소멸’ 평가
여당 내서도 “밑천 다 보였다”
야권선 비판·조롱의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를 받으면서 희화화되고 있다. 억지 변명과 책임 미루기로 여당 내에서도 “밑천 다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법적 결론과는 별개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이미 소멸했다는 지적이 여당 내에서도 나온다.
 
2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힘 내 평가는 여당 지지율 상승세와는 반비례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에게 “군인, 깡패 두목 그리고 정치 지도자는 폼이 빠지면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은 체포될 때도, 탄핵 심판을 받을 때도 너무 폼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경호처를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며 뒤로 빠지고, 헌재 심판 과정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습 등을 언급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 헌재 탄핵심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직접 포고령 작성에 대해 “‘집행 가능성도 없는 거지만 그냥 놔둡시다’라고 말씀드리고 놔뒀는데 기억이 혹시 나십니까”라고 말한 것을 ‘책임 미루기’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희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국회에서 의원을 끌어내라 지시한 게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이 “그렇다”고 답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윤 대통령의 모습을 누가 좋아하겠느냐. 멋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경 지지층이 결집해서 여론조사 지지율 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상태지만 그게 윤 대통령의 인기와는 상관이 없다”며 “밑천을 이미 다 보인 꼴이다. 남은 것은 추락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야당에선 비판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 전 장관의 ‘의원 아닌 요원’ 발언은 결정타가 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국회‘의원’ 아닌 ‘요원’입니다”라고 적었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요원 박지원입니다. 국정원 출신이니 국정원 요원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라고 적었다. 김윤 의원도 지난 23일 “내가 국회요원인 줄 정말 몰랐어요”라고 적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 아닌 요원 발언은 ‘바이든, 날리면’을 떠올리게 한다”며 “법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여론을 고려하면 최악의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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