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아서”…명태균이 본 ‘윤석열 계엄선포 이유’
심우삼 기자 수정 2025-02-04 15:23 등록 2025-02-04 11:45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자신의 휴대전화가 12·3 내란사태를 촉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소통할 때 사용한 휴대전화는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할 스모킹건으로 꼽힌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 설 연휴 기간 명씨가 수감된 창원교도소를 찾아 접견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왜 12월 3일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묻자 명씨가 “쫄아서”라고 답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4일 창원지검의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주임검사는 107쪽 분량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보고서에는 “2024년 9월30일 강혜경씨의 주거지 등 압수수색 때 강씨가 보관하던 컴퓨터에서 확보한 카카오톡 파일 등을 분석한 결과, 메시지 폴더에 6892개 이미지 파일이 있었으며, 명태균씨가 2021년 6월26일부터 2023년 4월까지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주고받은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대화를 캡처한 사진 280개를 확인했다”고 되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3일 명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는데 이때까지 명씨의 휴대전화 실물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명씨의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비상계엄 선포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2일 기자들과 만나 명씨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아닌 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 쪽과 소통 오류로 마음을 바꿔 그동안 은닉한 휴대전화 3대와 휴대용 저장장치 1대 등을 같은 달 12일 검찰에 스스로 제출했다.
해당 증거물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권 인사들과 명씨가 나눈 텔레그램, 카카오톡 대화 갈무리 화면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를 야당이 확보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 명씨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명씨의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와도 만났고, 두 사람 모두 일관된 주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지난해 11월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만나 나눈 대화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는데, 여기에는 윤 대통령이 야당의 명씨 공천 개입 의혹 제기 등을 거론하며 ‘특단의 대책’을 언급하는 대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명씨를 언급한 시기는 공천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던 때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15일 구속된 명씨는 구속 직전 “내가 구속되면 정권이 한 달 안에 무너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접견 자리에선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명씨가 구체적인 얘기는 안 하지만, 지금 이 자리(창원교도소)에 홍준표, 오세훈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와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과 오 시장 모두 명씨의 선거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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