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 간첩 체포' 주장 해외서도 망신…AFP "명백한 가짜뉴스"
기자명 애틀랜타=이상연 기자 입력 2025.02.04 10:13
['중국인 간첩' 가짜뉴스, 어떻게 생성 확산될까?]
팩트체크 통해 스카이데일리-신인균TV 주장 조목조목 반박
"중국 간첩 일본 나하항 수송" 주장 미 해군 함정 사진도 조작
신인균의 국방TV가 지난해 12월 4일 중국 간첩단을 수송했다고 주장한 미 해군 군함 '괌'호의 나하항 입항 모습(왼쪽)과 AFP통신이 팩트체크를 통해 찾아낸 동일 사진. 12월 4일이 아닌 1월 4일 다른 목적으로 나하항을 방문했다. /AFP 캡처
극우 언론 스카이데일리가 음모론을 부추기며 계엄령 선포 당시 "중국 간첩 99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한 가운데 AFP 통신이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허황된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극우 유튜브의 사진조작 사실까지 보도했다.
중국을 끼워넣은 극우 음모론과 극우 매체·극우 유투버의 '가짜 뉴스'가 외신에서 팩트 체크할 정도로 국제 문제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AFP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사를 통해 "해당 보도(중국인 간첩 99명 체포)는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주한미군에 의해 이미 부인됐다"면서 "또한 미군이 중국 간첩들을 수송했다는 증거로 제시된 사진 또한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인 '신인균의 국방TV'는 스카이데일리가 해당 보도를 게재한 후 1월 16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온라인에서 99명의 중국 간첩이 계엄령 6시간 동안 체포됐다는 뉴스가 돌고 있다"며 "이들이 수원에 위치한 선관위 시설에서 체포된 뒤 미군에 의해 일본 오키나와로 이송됐으며, 그곳에서 선거 개입을 자백했다"고 전했다.
신인균씨는 또 "이 배를 통해 중국 간첩들이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일본으로 이송됐다"며 미 해군 함정 사진을 공개했다. 신씨는 "실제로 그날 오후 7시 이후 미 해군 함정 '괌(USS Guam)'이 오키나와현 나하항에 입항했다. 이것이 그 순간 촬영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진은 나하의 한 지역 주민이 촬영한 것이다. 그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항구에 입항하는 군함을 사진으로 기록해 블로그에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FP 통신은 해당 사진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에서 역이미지 검색을 실시한 결과, 일본 블로그에 (비상계엄 한달 여 뒤인) 올해 1월 5일에 게시된 동일한 사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블로그는 "이 사진은 미 해군 고속수송함 괌이며, 지난 1월 4일 오전 7시 14분 오키나와 나하 군항에서 촬영됐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진 촬영자인 야마모토 히데오 씨(73)는 AFP에 사진 원본을 제공하며 "해당 사진은 1월 4일 오전 7시 14분에 촬영됐다"며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나는 단순히 괌이 정박한 것을 보고 잠시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며 "나하 군항 코쿠바강 하구 맞은편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엄령이 선포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에는 나하에 방문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데일리는 신인균씨의 유튜브 영상이 올라온 뒤인 지난 1월 22일 '한국 선거조작 중국 간첩단 분리 수용'이라는 후속기사를 통해 '복수의 국내외 정보 소식통'에 확인했다며 "선관위 연수원에서 체포한 중국 간첩단이 오키나와현 나하시에 구금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인균씨가 제시한 미 해군 함정 '괌'호의 나하항 입항 사진을 근거로 작성한 기사로 추정된다.
올해 1월 4일 찍은 미 군함 사진을 신인균씨가 지난해 12월 4일 '중국인 간첩을 이송한 군함 사진'이라고 조작해 음모론을 생산하자, 극우 매체인 스카이데일리가 '중국인 간첩'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데 이용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는 AFP 통신의 보도와 같은 날인 지난달 30일 '중국 간첩단 미국 압송은 팩트...미 국무부도 확인'이라는 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문위원이라는 미국 LA 거주 한인 김회창씨의 증언을 통해 "미 국무부로부터 한국에서 체포된 중국 간첩단의 미국 압송은 팩트라고 확인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씨는 성결교단의 목회자이며 미국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운동을 벌여온 인사다.
AFP 통신은 이같은 스카이데일리의 보도에 대해 "선관위 대변인과 주한미군에 AFP에 공식적으로 해당 보도가 완전한 허위라고 밝혔다"면서 "AFP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여러 허위 주장을 꾸준히 검증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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