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꿈' 대박 자신하더니…논란만 남긴 '대왕고래 미스터리'
입력 2025.02.06 19:01 공다솜 기자
 

 
[앵커]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직후부터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 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실패했다고 정부가 직접 인정한 건데, 이 사안 취재해온 공다솜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공 기자, 당시 발표 직후부터 심해 탐사를 맡은 업체에 전문성이 있느냐는 논란이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미국 심해 기술평가 업체, 액트지오입니다.
 
당시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지도 상엔 미국 휴스턴의 가정집으로 나왔고요. 직원은 1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 업체를 이끄는 빅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직접 한국에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금 체납 이력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이어졌고 결국 산업부가 사과한 바 있습니다.
 
[최남호/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 1650불 정도 체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석유 공사에서 그 부분까지 놓친 것에 대해서는 '아주 완벽하게 잘하지 못했다'라는 점에서 죄송하다…]
 
[앵커]
 
오늘(6일) 정부가 시추 단 한 번 만에 대왕고래에 경제성이 사실상 없다, 못 박았습니다. 처음에 대통령이 발표할 당시엔 최대 140억 배럴이 묻혀 있을 거라고 자신했었잖아요?
 
[기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단 근거는 역시 액트지오 분석 결과였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안덕근/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140억배럴로 현재 가치를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총 5배 정도가 됩니다.]
 
근원암과 덮개암 등 석유의 매장 가능성을 알리는 4개 요소가 존재했고, 그 품질을 따졌을 때 그 정도 묻혔을 거라는 게 정부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단 한 번의 시추도 없이 이런 수치를 내놓는 게 매우 위험한 일이라도 입을 모았는데요.
 
대왕고래 성공 가능성이 20%라고 단정한 데 대해서도 정부는 그 어떤 통계나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오늘, 처음 이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생각지 못한 정무적 개입이 있었다"고도 했는데 당시 어떤 개입이 있었는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호주의 한 업체가 이곳을 시추했다 손을 뗐었다는 것도 논란이 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호주 최대의 석유 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2007년부터 10여 년 동안 액트지오가 분석한 곳과 같은 지역을 탐사했습니다.
 
우드사이드는 실제 시추까지 진행했지만 주작, 홍게 같은 유망구조에서 모두 장래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손을 뗐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곳과 전혀 상관 없는 새로운 유망구조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는데, 정말 그런지는 아마 몇 달 후면 나올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1차 시추엔 이미 1천억 원이 사용됐는데 삭감된 예산도 앞으로 영향을 줄까요?
 
[기자]
 
올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은 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됐습니다.
 
석유공사는 앞서 자체 회사채를 발행해 예산을 마련하겠단 입장이었지만, 이번 발표로 예산보다 사업의 지속성이 더 중대한 문제가 됐습니다.
 
시추마다 1천억 원씩 들어가는 점도 부담인데, 정부는 외자 유치에 나설 수 있단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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