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게임' 몰며 본질 흐리기…윤, 변론전략 '진두지휘'
입력 2025.02.07 19:17 조해언 기자 JTBC
수감 20일간 변호인 접견 66번…재판·여론전 '총지휘'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작은 싸움', '디테일 게임'으로 몰아갑니다. 특정 단어를 썼네, 말았네를 밝히는 것을 최대 쟁점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전략 다 이 주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탄핵심판 5차 변론 :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어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계엄의 밤, 군헬기가 국회에 내려앉고 무장군인들은 유리창을 깼습니다. 그리고 국회활동을 중단시키겠다는 포고령 1호가 나왔습니다. 헌법에 반하는 조치입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 본질은 지워버린 채 구체적 지시는 없었다, 구체적 결과도 없었다, 그러니 아무 일도 없었던 거 아니냐, 난 잘못이 없다 이러는 겁니다. 이 전략, 수감 단 20일 동안 66차례 변호사 접견을 하며 윤 대통령이 직접 짠 것으로 보입니다. 심판정의 '지휘자'도 다름 아닌 윤 대통령입니다.
조해언 기자입니다.
[기자]
탄핵심판에 세 번째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 어제(6일)도 변호인단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정면을 응시하며 대리인의 발언을 집중해 듣던 윤 대통령은,
[윤갑근/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어제) : 앞선 증언에서 뭐라고 했냐면, 소화기 공격을 받은 직후 150명이 넘으면 안 되는데 들어가면 안 되냐, 들어갈 수 없겠냐 장관이 이렇게 혼잣말을…]
대리인이 '사령관'을 '장관'이라 잘못 언급하자 곧바로 뒤를 돌아보며 손가락질을 합니다.
[윤갑근/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어제) : 아 곽종근 사령관이, 아니요 이거 대통령이, 국방장관이 하신 말입니다. 사령관이 그렇게 하는 걸 들었다는 겁니다. 김현태 단장이.]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이 이어지는 동안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이에 대리인단이 즉각 따르는 모습은 계속 포착됐습니다.
[송진호/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어제) : '대통령님 상황이 이러이러하니까, 대통령님의 지시 이행은 할 수가 없습니다' 라고 회신하는 게 일반적인 군인의 태도이고 입장 아닙니까?]
발언을 이어가는 대리인의 팔을 툭툭 친 뒤 종이에 연필로 직접 메모를 적어 건네기도 합니다.
뒤쪽의 대리인단을 향해 아예 몸을 기울여 여러 손짓을 하며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판정 안에서만 그런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 최고 법률 전문가" 라는 검찰총장 출신 윤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를 총지휘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체포된 뒤 설 연휴를 포함한 20일 동안 66번의 변호인 접견을 가졌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구치소에 수감된 다른 피고인들과 비교하면 윤 대통령의 접견 횟수는 특히 두드러집니다.
변호인들과 수시로 접견을 가지며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준비하며 체포와 구속과 같은 결정적 시점엔 극렬 지지자 '애국 시민'에게 직접 편지를 쓰는 등 탄핵 여론전 전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이지혜 / 영상디자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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