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내란]"명태균, 비상계엄 전 김건희에게 녹음파일 존재 알렸다" - 오마이뉴스

출처 :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3102257

 

"명태균, 비상계엄 전 김건희에게 녹음파일 존재 알렸다"

[조성식의 통찰] 명씨 법률 대리인 남상권 변호사 인터뷰

사회 조성식(softrocker) 25.02.11 07:00ㅣ최종 업데이트 25.02.11 07:00 글씨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명태균 페북/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명씨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명씨 변호를 맡은 남상권 변호사는 언론에 "우리가 계속 주장해 왔던 것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명씨 측은 최근 수세적 태도에서 공세적 태도로 전환했다. 검찰 수사를 못 믿겠다며 언론을 통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가 하면 이 사건 폭로자이자 민주당 공익제보자 1호인 강혜경씨에 대한 처벌도 요구했다. 명씨가 정치자금법 위반을 했다면 강씨도 공범인데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기소를 안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당무계한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정말 명태균씨의 황금폰 때문이었을까? 이런저런 궁금증을 안고 지난 6일 경남 창원에 내려가 남 변호사와 두 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서울로 올라온 후 전화로 한 시간가량 그의 주장을 검증했다. 그는 '김건희씨가 명씨 폰에 자신의 통화 음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 비상계엄에 영향을 끼쳤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명태균, 검찰 수사 불신... 특검서 모든 걸 얘기할 것"

 

명태균씨 건강부터 물어봤다.

 

"왼쪽 다리가 15도 돌아갔다. 2월 4일 수사 접견을 끝내고 구치소에 가서 면회했는데, 오른쪽 다리 안쪽이 터져 있었다. 병보석을 신청한 지 두 달 지났는데 재판부가 결정을 해주지 않는다. 지난해 3월 뼈를 잘라 연골 기능을 하는 보형물을 집어넣는 수술을 했는데,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 검찰 수사에 불만이 많은 듯싶다.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명태균 혐의가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은닉교사다. 핵심은 정치자금법 위반인데 그건 부실하게 수사하고 다른 쪽 수사에 치중하고 있다. 오로지 황금폰을 획득하기 위한 수사였다. 일방적 진술에 의존해 영장을 치고 기소까지 했다. 검찰 수사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명태균을 구속하고 황금폰도 확보했으니."

 

- 다른 쪽 수사라면?

"공천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세비의 절반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하고 그런 명분으로 수사를 확장하고 있다. 거기에 창원국가산단(선정 개입)과 여론조사 조작 관련 혐의도 조사한다."

 

- 황금폰 확보는 정치권 수사 의지로도 보이는데.

"모르겠다. 검찰 수사는 불신한다. 특검 가면 모든 걸 얘기하겠다. 창원지검에서 놓친 수사가 많다. 공범 강혜경씨를 기소하지 않은 것도 그렇고."

 

- 강혜경씨 혐의는 뭔가?

"정치자금법 위반 공범이다. (수사 내용대로라면) 공천 대가임을 알면서도 자금 집행에 관여하지 않았나? 돈 심부름도 하고."

 

- 명씨가 걸리면 강씨도 걸린다는 뜻인가?

"당연하다. 그런데 검찰이 (강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강혜경씨는 명태균이 김영선 의원 지역구사무실에서 총괄본부장으로서 일한 대가로 급여를 받은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 어느 순간 TV에 나오더니 '공천 대가'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2일 강씨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보낸 문자에는 '명태균에게 지급한 돈은 급여와 상여금'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런 부분을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 급여라니?

"정치인이 공식 직책 없는 사람한테 직접 돈 주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일해주는 조건으로 받은 거다."

 

- 돈의 성격에 대한 해석이 다른 것 같다.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는 데 명태균씨가 애쓴 건 사실 아닌가? 명씨한테 뭔가 줘야 할 것 아닌가?

"공천 대가라면 1억밖에 안 되겠나? 그리고 그런 약속도 없었다."

 

- 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에 찬성하나?

"애초 우리가 요구했다. 검찰은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다. 수사 내용도 믿을 수 없다."

 

12월 3일 오후 6시 명태균, 특검 요구 옥중 입장문...오후 10시 23분 비상계엄 선포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일 명씨는 옥중 입장문을 내고 특검을 요구했다. 오후 6시경이었는데, 4시간 반쯤 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 여론조사 조작 혐의도 있다.

"조사받았는데, 검사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줬다."

 

- 검사가 확인해 줬다고? 강혜경씨 주장과 상반된다.

"강씨는 여론조사의 기술적 문제는 잘 모른다. 명태균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검사에게 명태균이 자세히 설명했더니 조작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명씨는 경선 기간에 윤석열 후보에게 계속 자체 여론조사 보고서를 올렸다. 강씨 말로는 그 비용이 3억 6000만 원이라는데.

"실제 비용은 그렇게 많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금액이 부풀려지고 동일한 조사를 두세 번 집어넣은 것도 있다. 당시 명태균이 허경영씨한테서 전화 홍보 비용 으로 한 번에 1억2000만 원씩 두 번에 걸쳐 2억4000만 원을 따왔다. 직접 하늘궁에 가서 따온 것이다. (허경영씨가) 그 돈을 미래한국연구소에 지급했다. 그런 돈으로 (윤석열 후보) 여론조사 비용을 댔다."

 

- 윤석열 쪽에서는 받은 게 없지 않나?

"그렇다. 명태균이 개인적으로, 연구소 위원 자격으로 한 거다."

 

- 자원봉사였나?

"그냥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하는데, 자기가 그랬다니까."

 

- 명씨는 돈에 초연한 사람인가?

"초연하다."

 

- 무상으로 그렇게 많은 일을 해주다니.

"그래서 집안이 엉망이다. 처음엔 나도 챙긴 돈을 현금화해서 어디 숨겨둔 게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였다."

 

- 명씨가 강씨한테 말하지 않았나. 서울 올라가서 비용 받아오겠다고. 김건희씨한테서.

"강씨가 일을 잘 안 해서 일 시키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 그런 얘기가 있었다는 건 무상이 아니라 여론조사 비용을 받으려 했다는 것 아닌가?

"이야기한 건 맞지만..."

 

- 김영선 전 의원이 명씨한테 준 돈은 윤석열 후보 여론조사 비용과는 상관없나?

"그렇다. 김 전 의원이 공천받는 데 명씨 덕을 봤으니 (비공식) 총괄본부장에 임명하고 급여를 준 거다."

 

- 검찰은 정치권 수사에 욕심을 내는 듯싶다. 여차하면 대통령 부부 포함해서. 그런데 여론 흐름과 판세를 보면서 저울질하는 것 같다.

"그런 짓 하는 게 바로 정치검사 아닌가? 법대로 해야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범죄행위가 있는지만 판단해 수사해야지."

 

- 명씨 행적을 보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과 지방단체장들이 이런저런 혐의로 연루된 듯싶다.

"가능성 있다. 죄가 있으면 다 처벌받아야 한다."

 

"비상계엄 전 김건희에게 녹음파일 존재 알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화제를 검찰 수사로 돌렸다. 최근 명씨를 면회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명씨로부터 윤석열이 황금폰에 쫄아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남 변호사는 "100%"라며 동의했다.

 

- (비상계엄) 논의는 계속 있었는데, 갑자기 결행했다는 정황도 있다.

"우리가 몇 개 포석을 깔았다. 우리 때문에 그리된 건 맞다."

 

- 윤석열이 그만큼 두려워했다는 건가? 명씨 폰에서 뭔가 나올까 봐.

"그렇다."

 

- 그만큼 지은 죄가 많다는 뜻?

"불법이든 편법이든 국민 앞에 드러나면 대통령 위신이 깎일 테니..."

 

- 특히 김건희씨 문제가 부각되는 게...

"그게 범죄가 아니더라도 드러나면 쪽팔렸겠지. 그래서 더 쫄았다고 본다."

 

- 윤석열은 11월 7일 기자회견 때 명씨와의 친분을 부인했잖은가? 축소도 하고.

"나중에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진 창원지검 수사보고서가 대검 통해 (용산으로) 보고됐을 것이다. 명태균과 김건희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있다는 것도."

 

- 카카오톡 텔레그램 메시지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게 뭔가?

"녹음(파일)이다. 그걸(녹음파일이 있다는 걸) 명태균이 몇 군데 얘기해 놓았다."

 

- 민주당 쪽으로도 알렸나?

"민주당은 아니다. 하여간 윤석열, 김건희 귀에 들어갔다. 그 정도만 말하겠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남 변호사가 "우리는 윤이 쫄아서 비상계엄 똥볼을 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명태균이 확신하지 않았나? 자기가 구속되면 한 달 안에 하야한다고. 그게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니었던 거다."

 

- 가장 심각한 게 뭐라고 보나?

"음성이겠지. 통화한 목소리. 그게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이 이슈가 되지 않았나. 결과적으로는 공천 개입이 아닐 수도 있지만. 공천관리위원회 투표로 결정했으니."

 

- 일단 개입한 건 맞지 않나?

"음성을 들어보면, 바이든이 날리믄(날리면)이 아닌 이상, 의원이 요원이 아닌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

 

- 명태균은 자기한테 도움을 준 사람 아닌가?

"그렇다. 명태균한테 도움받은 정치인들이 다 발뺌하듯이 윤석열도 그렇게 한다. 체포에도 불응하더니 헌법재판소 나가서도 거짓말만 한다.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 아닌가? 그런 사람이 국가 최고 의사를 결정하고 이끌어갔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 명태균이 말한 대로 '다섯 살짜리 애한테 권총을 맡긴 꼴'이다."

 

- 민주당에서 말하는 제2의 황금폰은 또 뭔가?

"그건 박범계 의원이 오해한 거다. 실제로는 없다."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명씨와 김건희씨는 수시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거의 매사를 상의할 정도로 가까웠다.

 

- 명씨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끼친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김건희씨는 명태균 말을 깊이 신뢰했다. 특히 정치적 결정을 할 때 명태균에게 의존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구갑)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보여주며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유성호

 

-명씨가 김건희씨 통해 취임 후에도 윤 대통령과 계속 연결됐다고 봐야 할까?

"됐다고 봐야지. 이번 비상계엄도 김건희에 의해 터진 거다. (명태균이) 김건희한테 (녹음파일 존재를) 알려줬던 거다."

 

- 김건희씨한테 알려줬다고?

"김건희가 알게 했다. 우리가 그걸 갖고 있다는 걸."

 

- 그걸 어떻게 아는가?

"명태균이 그런 포석을 해놓고 (구치소로) 들어갔다. 그래서 한 달 안에 하야한다고, 탄핵된다고 말했던 거다."

 

- 명씨가 김씨에게 자길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건가?

"그렇다. 그런데도 건드렸으니, 명태균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다."

 

명씨는 황금폰을 애초 민주당에 넘겨줄 것처럼 하다가 결국 지난해 12월 12일 검찰에 제출했다.

 

-민주당도 못 믿겠다는 건가?

"박주민 의원이 명씨를 면회한 것도 애초 약속한 날짜보다 한참 지나서였다. 민주당 반응이 이렇게 더디다. 공익제보자로 지정해주면 다 털어놓겠다고 했는데도 아직 답이 없다. 우리 조건이, 강혜경씨와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장을 이 사건 공익제보자에서 빼라는 것이다."

 

- 그건 쉽지 않은 조건 아닌가? 강씨와 민주당 관계를 고려할 때.

"명태균은 강혜경도 김태열도 거짓말을 한다고 본다."

 

명씨는 지방선거 출마자 2명으로부터 공천 대가 명목으로 1인당 1억2000만 원씩 총 2억4000만 원을 받고, 한 사업가로부터 취업 청탁 명목으로 1억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한편 강씨의 회계 처리와 자금관리, 계좌 관리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강씨에게 문자로 질문지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또 김태열 소장의 말 바꾸기도 지적했다. 김 소장이 지난해 10월 공익제보자 요건 문제로 노종면 민주당 의원과 통화하면서, "지방선거 출마자 두 사람한테 받은 돈은 미래한국연구소 운영에 필요한 대여금이었다"라고 주장했는데, 나중에 "공천 대가"라고 말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소장과 한 시간 가까이 통화했다. 김 소장은 애초 노 의원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공천 관련해 명씨 요청으로 미래한국연구소에 돈을 전달한 두 사람이 그렇게 입을 맞춰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명씨가 그들의 공천을 도우려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이준석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게 해줬으며, 나중에 공천이 불발된 후 두 사람은 건넨 돈의 절반씩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은 명목상 대표였기 때문에 돈이 어떻게 입금되고 출금되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고 자금관리는 전적으로 강씨가 맡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에서 연구소의 모든 장부와 계좌, 강씨의 계좌를 다 조사했다"라며 명씨 측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남 변호사는 관련자들 간 돈 문제가 명태균 사건의 출발점이자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한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