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XX 얼굴 하얗게 질렸네", 부하가 들은 내란 당시 여인형의 말
정성우 전 1처장, 계엄 선포 1시간 전 상황 검찰 진술..."여인형, 노상원 전화번호 주며 연락 지시"
25.02.19 06:51 l 최종 업데이트 25.02.19 06:51 l 김화빈(hwaaa)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왼쪽)과 이경민 국군방첩사령관 직무대리가 2024년 12월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왼쪽)과 이경민 국군방첩사령관 직무대리가 2024년 12월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선배(이경민)가 후배(정성우)보다 낫네. 이 XX(정성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네."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 비상계엄 선포 약 1시간 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이러한 말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처장은 비상계엄 선포를 기정사실화한 이 자리에 이경민 참모장(현 방첩사령관 직무대리)도 있었다고 밝혔는데, 두 사람이 "어르신들(국무위원 추정 - 기자 주) 반대하겠지"(여인형), "한덕수 총리가 잘 타이를 것입니다"(이경민) 등의 대화를 나눴다고도 진술했다.
 
이러한 정 전 처장 진술은 최근 여 전 사령관이 "소신에 기초해 대통령·장관에 계엄 반대를 직언했다"는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총리가 잘 타이를 것"이라고 계엄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이 참모장은 현재 방첩사령관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여인형, 계엄 전부터 노상원과 소통 가능성
 
 정성우 방첩사 1처장(육군준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정성우 방첩사 1처장(육군준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 유성호
 
<오마이뉴스>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위 내용 외에도 비상계엄 직후 방첩사 수뇌부 상황에 대한 정 전 처장의 검찰 진술이 담겨 있다.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탈취 등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물었으나 이를 무시하는 듯한 반응이 돌아왔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검찰에 "(법리 검토를 위해) 법무실에 가기 전이었는데 제가 여인형 사령관에게 '포고령은 오후 11시 이후 위반사항에 관한 것인데 오후 11시 이전 자료를 가져와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여인형 사령관이 '비상계엄인데 이씨...니가 알아서 해'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여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탄핵심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 "(선관위) 서버는 기본적으로 큰 방 서너 개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다"며 "그런데 서버를 떼 와라,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서버를 카피하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여러 상황에서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처장의 진술에는 여 전 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부터 소통을 한 정황도 담겼다. 정 전 처장 진술에 따르면, 그는 오후 10시 50분께 여 전 사령관에게 '문상호 정보사령관에게 연락이 왔다'고 보고했다. 이에 여 전 사령관이 '걔는 또 뭐냐. 뒷번호가 뭐냐'라고 되물었다는 것이다.
 
이후 상황을 두고 정 전 처장은 "문상호 소장이라며 번호를 알려주니까 (여 전 사령관이) 본인 휴대전화 화면과 비교하며 '이 사람 아니야. 내가 알려준 번호 적어봐. 노상원 장군이야. 그 사람한테 전화해봐 일단'이라며 노상원 장군 번호를 알려줬다"라고 진술했다.
 
여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노 전 사령관과의 관계를 묻는 국회 측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형사재판에서 (다투겠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정 전 처장은 "인사 나기 한, 두 달 전부터 여인형이 사령관으로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많이 나 있었다", "여인형 사령관이 '내가 어제 (김용현) 장관님이랑 전화했는데 말이야' 이런 말을 자주했는데 말하는 걸 들어보면 친한 형동생 사이로 보였다", "여인형 사령관이 2024년 2~3월 FS(자유의 방패, Freedom Shield)연습할 때 합동수사단 편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합동수사단 편성에 관한 실무부서를 구체화 하도록 지시했다" 등을 검찰에 진술했다.
 
'충암파'로 불리는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3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