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무회의 요건 알고도 尹 '6인방 심의'…중대 탄핵 사유
CBS노컷뉴스 정다운 기자 2025-02-19 05:00
12·3 저녁 8시까지 尹이 연락한 국무위원 6명 뿐
尹, 이틀 전 '계엄 시 국무회의 필요' 김용현 보고 받아
알고도 대부분 국무위원 패싱…헌법 위반 중대성 가중
국무회의 실체 있었나…내일 한덕수 증인신문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국무회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12·3 저녁 8시 무렵까지 국무위원 6명만 직접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파면은 단순 위헌·위법 여부만이 아니라 '위반의 중대성'이 커야 가능한 만큼, 윤 대통령이 계엄을 위한 법적 절차를 무시했거나 고의적으로 '패싱'하려 한 정황이 탄핵심리에서 중요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저녁 가장 먼저 전화한 국무위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다. 박 장관과 김석우 법무부 차관의 수사기관 진술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에서 저녁 식사 중이던 박 장관에게 저녁 7시 41분쯤 윤 대통령의 전화가 걸려왔고, 박 장관은 저녁 8시에서 8시30분 사이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저녁 7시 54분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했고, 저녁 8시 무렵엔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전화했다. 저녁 8시 6~8분 즈음엔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진 않았지만 12월 3일 아침 7시 30분 국무위원 조찬 간담회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통해 '윤 대통령이 저녁 9시쯤 대통령실로 들어오라고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저녁 6시 11분에도 서울로 향하던 KTX에서 김 전 장관으로부터 용산 도착 시간을 묻는 전화를 받았다.
윤 대통령의 직접 호출에 박 장관이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어서 저녁 8시 40분쯤 이 전 장관과 김영호 장관, 저녁 8시 45분쯤 한 총리가 도착했고 이어 저녁 8시 50분~9시 사이에 조 장관과 조 원장이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생방송으로 계엄을 선포하기로 예정한 밤 10시까지 1시간 밖에 남지 않은 시각에도, 다른 국무위원들에겐 연락하지 않았다.
국무회의 개의를 위해선 대통령과 총리, 국무위원 등 최소 11명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이 아닌 국정원장에게도 전화했지만, 정작 국무회의를 위한 최소 인원을 모으려는 노력을 하진 않은 것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박성재 법무부 장관·조태열 외교부 장관·한덕수 국무총리·조태용 국정원장·김영호 통일부 장관·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문제는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필요하다는 요건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김 전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계엄 선포 이틀 전인 12월 1일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계엄을 하게 되면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를 물었고 김 전 장관은 '첫 번째로 계엄 선포문이 있어야 하고 이를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이 미리 준비해 둔 계엄선포문과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필요성을 인지하고도 고의적으로 국무회의나 계엄령 선포안 동의 과정을 '패싱'하려 한 정황은 탄핵심판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결정문에서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란 대통령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가 있는 때를 말한다"고 명시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폭거 등을 '국가비상사태'로 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헌법상 요건과 절차를 무시한 계엄 선포는 그 자체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엄 선포 전 용산에 도착한 국무위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기존 국무회의실도 아닌 같은 층의 대접견실에서 모였고 안건 상정이나 제안 설명, 찬반여부 표시, 의결 절차 진행 모두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특히 헌법 제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고 명시하는데, 법제처는 계엄령 선포안의 경우 '모든 국무위원'이 부서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후적 부서의 경우라도 계엄령 선포 직전이나 선포 후 국회 통고 전까진 이뤄졌어야 함에도 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 몇몇 국무위원은 계엄 선포 이후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헌재는 오는 20일 한 총리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불러 뒤늦게 국무위원들이 모이게 된 배경과 당시 국무회의의 실질 여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한 총리는 "국무위원을 모아서 이 문제(계엄)를 반대하고 이것이 초래할 일들을 설득하려고 소집했다"며 자신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 주도로 저녁 9시 20분부터 다른 국무위원과 수석급 이상 대통령실 비서관들에 연락이 갔고, 저녁 9시 30분 이후로 윤 대통령이 당초 호출하지 않은 국무위원 등이 추가로 도착했다. 애초 계엄 선포를 계획한 저녁 10시를 넘긴 10시 17분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도착으로 국무회의 개의 정족수가 충족됐고, 윤 대통령은 5분 만에 대접견실을 떠나 계엄을 선포했다.
한 총리는 이후 경찰 피의자조사에서 당일 국무회의의 성격을 '간담회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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