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지시 6번 받았다는 조지호, 윤석열 파면 증거 쌓인다
입력 : 2025.02.18 18:31 수정 : 2025.02.18 22:20
12·3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 윤석열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라’고 총 6차례 지시했다고 한다. 수사기관이 증거와 관련자 진술로 확인한 내용이다. 1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국회 측이 공개한 조 청장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조 청장은 검찰에서 “전화를 받았더니 대통령은 저에게 ‘조 청장! 국회에 들어가는 국회의원들 다 잡아. 체포해. 불법이야’라고 했다. 뒤의 5회 통화 역시 같은 내용이었다. 대통령이 굉장히 다급하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분까지 윤석열과 총 6회 통화했다. 조 청장은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도 통화했다. 여 전 사령관이 첫 번째 통화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김동현 판사를 포함해 체포자 명단 15명을 불러줬고, 두 번째 통화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추가했다고 한다. 조 청장 진술은 구체적이면서도 일관성이 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의 증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여 전 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가 실패로 돌아간 뒤 부하들에게 “방첩사의 가장 큰 리스크는 신병확보를 위한 명단 작성”이라고 말했다는 진술과 증거도 있다. 여 전 사령관이 정치인 체포 명단을 작성했고, 동시에 이 체포가 위법하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정치인 체포 지시 및 체포조 존재 여부는 윤석열 탄핵심판의 핵심 쟁점이다. 그동안 윤석열은 “한동훈 전 대표나 우원식 국회의장 등에 대한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조태용 국정원장도 헌재에 증인으로 나와 홍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 메모’가 거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의 조서 내용이 공개되자 윤석열 측은 이날 헌재 심판정에서 일방적으로 퇴장했다. 거짓말이 들통나고 반박이 불가능하니 아예 판을 깨기로 작정한 것이다.
헌재 탄핵심리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윤석열을 파면할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쌓여가고 있다. “경고용 계엄”이었다는 윤석열 주장과 달리 12월3일 밤 계엄군이 국회 본관 전력 일부를 차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국회 길 안내’ 의혹이 제기된 국방부 국회협력단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내란 세력이 궤변을 늘어놓고 진실을 왜곡해도 시민과 헌법재판관을 속일 수는 없다. 헌재는 윤석열의 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10차 변론을 예정대로 20일 열기로 했다. 합당한 결정이다. 헌재는 엄정·신속한 심판 진행으로 하루라도 빨리 내란 수괴를 파면해 헌법과 법치주의의 준엄함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에 출석한 대통령 윤석열. 헌법재판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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