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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비극'…노벨평화상 후보에게도 발길질
엔지젤터 몸에 상처 선명..."내이름은 구럼비" 경찰서 묵비권
데스크승인 2012.03.10 15:45:08 김성진 기자 | sjk3176@hanmail.net
엔지젤터 몸에 상처 선명..."내이름은 구럼비" 경찰서 묵비권
구럼비 해안 발파를 막으려는 평화활동가들의 연행 과정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영국인 여성평화활동가 엔지 젤터(Angie Zelter. 61)가 심한 가격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노벨평화상 후보 엔지 젤터의 몸에 난 상처. 경찰서에서 그를 접견한 이재정 변호사가 촬영했다.
엔지 젤터는 구럼비 발파 사흘째인 9일 오전, 발파를 몸으로라도 막겠다며 동료 평화활동가 28명과 함께 해군기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제주군사기지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범대위), 인권단체연석회의, 천주교인권위원회는 10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구럼비 발파 3일간의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엔지 젤터가 9일 오전 10시 공사장 안에서 용역 직원들에 의해 발로 배를 가격당했다고 고발했다.
묵비권을 행사중인 엔지 젤터.
경찰에 연행된 젤터는 현재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있다.
회견에서 범대위 홍기룡 집행위원장(제주인권평화센터장)은 "이는 단순한 인권유린 차원을 넘어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연행 당일 진보신당은 성명을 내고 "엔지 젤터를 남자 경찰들이 질질 끌고 연행해갔다"고도 했다.
당시 상황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인 이재정 변호사를 통해서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동부서에서 젤터를 접견한 이 변호사는 젤터가 경찰의 연행 직전에 시공사 용역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발로 차이고 몸에 가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강실 목사와 같이 잠시 쉬려고 공사장 한쪽에 앉아있었고, 경찰은 퇴로까지 터줘놓고 강제 연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젤터는 '내 이름은 구럼비'라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위법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경미한)걸로 연행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접견 당시 촬영한 젤터의 상처를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에는 젤터의 가슴 부위에 난 멍자국이 선명했다.
젤터는 2월26일에도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타고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했다 경찰에 붙잡혔다. 2월24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열린 제주국제평화대회에 참석하러 제주를 찾았다가 지금까지 강정에 머물러왔다. 평화대회에서 젤터는 기조연설 말미에 "나는 제주에서 보여준 강정 주민들의 용기있는 저항으로부터 배우고, 함께 하기 위해 한 달 간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고, 곧바로 이를 실행에 옮겼다.
젤터는 1999년 다른 여성 활동가 2명과 함께 스코틀랜드에 있는 핵잠수함에 잠입해 컴퓨터 장비를 밖으로 던져버린 사건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법정에서도 섰으나 법원측은 더 큰 해악을 막기위한 행동으로 보고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980년대부터 전 세계에서 반핵.반전.환경운동을 벌여오면서 100회 이상 체포된 경력을 갖고있다.
경찰에 연행된 평화활동가들은 10일 오후 3시30분까지 한명도 풀려나지 못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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