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마지막 통화기록에 등장한 의원님들
박종화 2025년 02월 27일 10시 00분
검찰은 지난해 9월과 10월, 명태균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 해 휴대전화 두 대를 확보했다. 검찰은 통화내역을 분석해 수사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여기에는 국회의원, 대학교수, 지자체장 등 지난해 언론에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보도한 직후 명 씨와 통화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압수된 휴대전화 중 한 대는 명 씨가 지난해 9월 13일부터 30일까지 사용한 갤럭시A24 기종이다. 이 기간 명 씨는 김영선·신성범·주호영·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진태 강원지사와 통화했다. 또 지난해 10월 검찰이 추가로 압수한 휴대전화 갤럭시A퀀텀은 명 씨가 같은 달 10일부터 단 이틀간 사용했는데, 검찰은 이 휴대전화에서 명 씨와 신성범,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내역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나눈 문자 등을 확인했다.
명태균게이트 보도 후, 정치인들이 명 씨와 통화 한 이유는?
두 기간 동안 명 씨와 가장 통화를 많이 한 정치인은 김영선 의원으로, 수발신을 합쳐 89회 통화했다. 이어서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 18회,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13회, 허영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 13회, 그리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7회 통화하였는데 명 씨와 이 의원의 보좌진인 박유하 비서관과의 통화를 합하면 24회로 늘어난다. 김진태 강원지사 역시 5회 통화하였지만 홍수연 비서관의 통화를 합하면 13회, 천하람 의원도 같은 계산으로 6회 통화했다.

이들 중 일부는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있거나 공천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인들이다. 먼저 명 씨와 가장 연락을 많이 한 김영선 전 의원은 명 씨의 청탁으로 윤 대통령 부부와 공천 거래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명 씨와 두 번째로 통화를 많이 나눈 정치인인 이준석 의원은 2021년경부터 명 씨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뉴스토마토 보도 이후에도 명 씨와 연락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11일, 명 씨가 ‘나경원 의원이 명 씨가 국민의힘 당대표 전당대회에 개입했다’고 말 한 기사 링크를 이준석 의원에게 전달하며 “나 대표가 상태가 안 좋다”고 말하자 이 의원은 “걱정마세요”라며 “하도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해서 정확히 반박하고 있다”고 말했고, 명 씨는 “화이팅”이라는 답장을 보냈다.
명 씨가 이 의원에게 ‘이준석이 윤석열에게 명태균을 소개해줬다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인용보도’를 전달하자, 이 의원은 명 씨에게 “정진석이니 나경원이니 헛소리 하는 거 하나하나 다 반박할테니 중요한 사실관계들은 필요할 때마다 다 공유해주세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처럼 이 의원과 명 씨는 수시로 연락하며 언론 대응 방안을 상의했다.
신성범 의원도 당시 명씨가 하소연 하는 전화를 걸어왔고 언론대응 방법을 물어 알려줬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명태균 씨가 전화 와서 “중앙 언론들이 난리다. 이런 걸 어떻게 대응해야 되냐” 물어보기도 했다. (내가)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줘라”고 했다. 주로 명태균 씨가 나한테 하소연 했다. 내가 먼저 전화했다기보다는 나한테 전화를 해왔다”고 답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 씨가 내 발언에 대해 내용 왜곡이라면서 항의 전화를 걸어왔고,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하라고까지 요구했다. 명 씨가 구속되기 전까지 계속 전화가 왔지만 일절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인사청탁 메신저’ 교수, 고가 그림 선물한 전직 보좌관도 100여차례 통화
현직 정치인들을 제외하면 명 씨와 가장 통화를 많이 한 사람은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다. 함 교수는 같은 기간 명 씨와 114차례 통화했다. 지난해 9월 20일, 명 씨는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함 교수를 찾았다. 명 씨는 함 교수에게 “주호영 대표에게 제가 부탁한 거 말씀해주시면 끝난다. 제 일 때문에 말씀드린 게 아닙니다. v1,v2 일입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고 보냈다. 그러나 함 교수는 “다들 너로부터 연락 받는 것을 두려워 할 것”이라며 거절했다.
함성득 교수는 스스로도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말한다.

▲21대 보궐선거 공천 명단 공개를 앞둔 2022년 5월 4일, 명태균 씨가 함성득 교수에게 '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에게 김영선 의원이 공천 받을 수 있도록 윤상현 위원장에게 이야기 해줄 것'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2024.10.15. 작성한 검찰 수사보고서)
함 교수는 윤 대통령 부부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의 이웃이다. 함 교수는 김 여사의 연락처가 없다면서도 아크로비스타에 입주한 김 여사의 회사인 코바나콘텐츠로 가거나 집으로 찾아갈 수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대선 때는 (김 여사가) 여기(아크로비스타) 살잖나. 코바나콘텐츠 가면 된다. (중략) 형님이랑 친한데 형님의 형수에 대한 전화번호를 갖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명 씨를 김 여사에게 소개한 적 없고 김영선 의원의 부탁을 들어준 적은 있다며 “나는 명태균을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소개시켜 주라고 해서 같이 만난 거 외에는 따로 명태균이랑 누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함 교수가 명 씨의 부탁을 윤상현 의원, 이준석 의원 등에게 전달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장면들이 수두룩하다. 2022년 창원시의창구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명 씨가 함 교수에게 “형님이 윤상현 의원을 챙겨보세요”라고 부탁하면 함 교수는 “윤상현에게 충분히 얘기했다”고 답할 정도로 긴밀한 사이였다.
함 교수 다음으로 명 씨와 통화를 많이 한 사람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보좌관을 지낸 강상욱 씨다. 강 전 보좌관은 명 씨와 총 107차례 통화를 주고 받았다. 강 전 보좌관은 평소 명 씨를 ‘공명 선생’이라 부르며 극존칭하였고, 강(K)과 표(P)가 좌우에서 명태균을 호위한다는 ‘KMP’라는 사업체를 만들거나, 수백만 원에 달하는 그림을 명 씨의 막내딸에게 선물로 주기로 했다. 강 전 보좌관은 언론 보도 후 명 씨에게 “명 선생 뉴스가 노벨문학상보다 더 앞에 나오고 있다”며 자신이 “눈치 밥을 먹게 됐다”며 불안해하는 문자를 보냈다. 강 전 보좌관은 지난해 10월, 창원산단 예정부지 투기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당했다.
명태경 게이트가 불거진 뒤 명씨와 연락을 했다고 해서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명태균 사건을 무마하거나 자신의 의혹을 덮으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알립니다
뉴스타파는 본 기사에서 명태균 통화기록에 등장한 허영 씨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라고 표기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기사를 수정했습니다. 명태균 통화기록에 허영 씨는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역임하고 2022년 6.1지방선거 때 창원시장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명 씨의 지인입니다.
제작진
취재 봉지욱 이명선 임선응 박종화 이슬기
촬영 이상찬
편지 장주영
C.G. 정동우
디자인 이도현
출판 허현재
리서치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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