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 '특전사 골프' 김현태 멤버 선별…두 달 전 준비
입력 2025.03.03 19:34 김혜리 기자 박현주 기자 여도현 기자
[앵커]
윤 대통령이 군 시설에서 골프를 쳤단 논란이 일자 이런 해명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트럼프와의 골프 외교를 준비하기 위해서고 또 하나가 고생하는 군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란 겁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2024년 11월 28일) : 잊을 수 없는 정말 영광된 자리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눈물이 글썽였어요.]
당시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친 군 간부들은 내란 사태에 가담했던 부대, 707특임단 소속입니다. JTBC 취재 결과들의 골프 실력까지 테스트하며 누구를 내보낼지 직접 고른 사람이 바로 김현태 707특임단장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김혜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김혜리 기자]
충남 계룡시에 있는 군 골프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8일 이곳에서 군인들과 골프를 쳤습니다.
특수전사령부 직할 특수부대인 707특수임무단의 부사관들도 골프 멤버에 포함됐습니다.
대북 작전을 수행하는 707특수임무단은 전시나 준전시 상황에서 특수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때 국회에 투입됐습니다.
12.3 내란 수사 과정에선 윤 대통령 골프 모임의 경위도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JTBC 취재 결과, 당시 윤 대통령과 골프를 칠 부사관을 선별한 사람은 김현태 707특임단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단장은 조사에서 "지난해 6월 특전사에서 연락이 와 '대통령이 휴가 때 부대원과 골프를 친다고 하니 2배수를 추천하라'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두 달 전부터 군이 윤 대통령의 휴가에 맞춰 골프 모임을 준비했다는 겁니다.
김 단장은 추천 조건도 진술했습니다.
"'골프는 칠 줄만 알면 되지만 대통령과 대화하니 부모가 6.25 참전 용사거나 부부 군인 등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사령부에서는 '골프 실력은 상관없다'고 했지만 김 단장은 직접 실력까지 점검했습니다.
김 단장은 "대통령에게 부대원들이 골프를 못 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실제로 잘 치는지 보려고 스크린 골프도 같이 쳐 봤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단장은 원사와 상사 등 부사관 3명을 선별해 사령부에 명단을 보냈고 이 중 2명이 최종 선발됐습니다.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9일 이른바 '눈물의 기자회견'을 자처해 국회 출동 상황을 폭로했습니다.
[김현태/707특수임무단장 (2024년 12월 9일) : 저는 사실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계속 얘기를 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했을 때 저한테도 '야, 국회의원 끌어내라는데 가능하겠냐' 이렇게 물어봤었습니다.]
하지만 탄핵 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날 윤 대통령 면전에선 말을 바꿨습니다.
[김현태/707특수임무단장 (지난 2월 6일) : 150명 넘으면 안 되는데 들어갈 수 없겠냐, 거기에는 '끌어내라'와 '국회의원'이란 단어는 없었습니다.]
국회에 출동했지만 국회의원을 끌어내란 지시는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김 단장, 검찰 수사에선 대통령의 라운딩에서 역할을 했다는 진술을 남겼습니다.
[영상편집 김지훈 / 영상디자인 신재훈]
[앵커]
김현태 단장은 대통령과 군인들의 골프 모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찰에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군인 6명이 2개 조로 나눠 대통령과 골프를 쳤고 그 뒤에는 술자리도 함께했다는 겁니다.
이어서 박현주 기자입니다.
[박현주 기자]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은 자신의 부대 소속 부사관 2명 외에도 여단 대대장 등 6명이 윤 대통령과의 골프 멤버로 선정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단장은 골프 진행 방식도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6명이 2개 조로 3명이 전반 9홀을 대통령과 치고 다른 3명이 후반 9홀을 대통령과 함께 쳤다고 들었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장소를 경남 통영으로 통보받았지만, 나중에 충남 계룡시의 군 골프장으로 바뀌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골프를 친 뒤에는 윤 대통령과 저녁 자리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단장은 "골프를 같이 치고 저녁도 같이 먹고 참가한 군인들이 건배 제의를 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어떤 건배 제의가 있었는지 저녁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 단장은 "저녁 자리에 김용현도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경호처장이었습니다.
이 골프 모임 나흘 뒤 윤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을 지명했습니다.
김 단장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질문을 받지 않았는데도 골프 모임 얘기를 꺼내며 억울함을 나타냈습니다.
[김현태 (지난달 6일) : (박선원 의원은) 모범 장병 격려 골프가 계엄 사전 모의 목적이었다. 다수의 가짜 뉴스를 퍼뜨렸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 넉 달 전 윤 대통령이 특수전사령부 등 정예부대 군인들을 모아
골프를 친 구체적인 이유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구본준 유연경 / 영상편집 김지훈 / 영상디자인 신재훈]
[앵커]
이 내용 취재한 법조팀 여도현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여 기자, 윤 대통령의 골프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나왔던 해명이 트럼프와의 골프 외교에 대비하기 위해서란 거였죠?
[여도현 기자]
네 먼저 골프 논란부터 되짚어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이 태릉 체력 단련장에 라운딩 갔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가 됐습니다.
골프친 날짜가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 등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는 '대국민 담화' 이틀 뒤라 논란이 됐는데 당시 대통령실에선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준비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홍철호/대통령실 정무수석 : 저희 입장에서는 대통령님의 스포츠는 스포츠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국회에서 대통령 여름휴가 때인 8월에도 골프를 쳤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당선을 대비했다는 해명이 설득력이 없다는 말이 이때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러자 대통령이 군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단 해명도 나왔는데, 이때 골프를 친 군인들이 707특임단 부대원들이고, 김현태 단장이 직접 뽑았다는 거죠?
[여도현 기자]
네 JTBC 취재결과 이 부대원 선별을 김현태 707 특임단장이 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라운딩 준비는 6월부터 시작됐습니다.
검찰 수사에서 김 단장은 '대통령이 여름휴가에 골프치려한다'는 상부의 지시를 '6월에' 받고 본인이 직접 대원을 선정해 특수전사령부에 명단까지 보냈다고 진술했습니다.
골프 실력은 상관없다는 게 상부 지시였는데 대통령과 골프친다고 스크린골프장까지 직접 가서 테스트를 했고요 .
대통령과 이야기 나눌 거리 있는 이른바 스토리가 있는 대원을 모은 겁니다.
대테러 작전, 대북 작전 지휘하는 707 특임단장이 대통령 의전으로 보이는 심기 경호용 골프에 나설 멤버를 직접 선별한 겁니다.
[앵커]
이 골프 모임과 관련된 인물들이 김현태 단장, 또 김용현 전 장관인데, 이 때문에 내란 사태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이는군요?
[여도현 기자]
일단 시기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미 3월 말 4월 초, 총선 전에 여인형 전 방첩 사령관,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등이 모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 대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6월부터 707 특임단 부대원과의 대통령의 골프가 준비되고요.
8월에 실제로 진행됩니다.
당일 만찬에 김용현 전 장관도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만찬 직후에 경호처장이던 김 전 장관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이 됩니다.
비상계엄 당일엔 707특임단 대원들이 국회 유리문을 깨고 국회 내부까지 진입했습니다.
검찰 수사 등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을 위해 군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했고, 실제로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습니다.
실제로 국회에 투입된 707 특임단에 대해 여러 주장이 있지만 특임단장이 대통령 골프 등에서 역할을 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비상계엄과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김 단장 측은 "육군본부에서 추천하라는 공문이 와서 추천한 것뿐"이라며 "전, 후반 나눠 골프를 쳐서 부대원들은 윤 대통령과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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