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연속기획①] "연어가 돌아왔다!" 댐 허무는 미국, 더 짓겠다는 한국 - MBC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XHQ-DV6xs-4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692009_36799.html

 

[댐연속기획①] "연어가 돌아왔다!" 댐 허무는 미국, 더 짓겠다는 한국

입력 2025-03-03 20:37 | 수정 2025-03-03 21:04 김민욱 기자 

 

 

앵커

 

정부는 지난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에 14개의 댐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낡은 댐을 철거해가고 있는데요.

 

MBC는 이 시점에 댐이 정말 필요한지 외국은 왜 허물고 있는 지를 연속기획으로 짚어보려 합니다.

 

먼저 기후환경팀 김민욱 환경전문기자가 10여 년 전 댐을 철거한 미국 서부 엘화강과 우리나라 강의 모습을 비교해 보여드리겠습니다.

 

리포트

 

미국 시애틀 서쪽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올림픽 국립공원.

 

제주도 두 배 면적의 광활한 공원 한가운데로 엘화강이 힘차게 흐릅니다.

 

강 하류에서 저 위에 댐이 있던 곳까지 도로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뭐 도로가 끊어졌고 복원할 계획이 없답니다.

 

이렇게 작은 오솔길 같은 데를 통과해서 예전에 댐이 있던 장소까지 가야 됩니다.

 

강을 따라 5킬로미터 가량 산을 오르자, 11년 전 철거된 글라인스 캐년 댐이 나타납니다.

 

높이 64m였던 글라인스 케년 댐은 1925년에 완공됐습니다.

 

그리고 100년 동안 강을 막고 전기를 생산하다가 2014년에 철거됐습니다.

 

거대한 호수가 사라지자 100년 가까이 물에 잠겨있던 넓은 땅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숲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고, 강에는 연어들이 돌아왔습니다.

 

댐 철거 9년 만에 이곳 원주민들은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연어를 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커다란 모래톱이 생겨났습니다.

 

보다 복잡한 지형으로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연안 생물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됐습니다.

 

[데지리 털로스 교수/ 미국 오리건주립대 생명환경공학과]

"엘화강의 변화는 무척 극적입니다. 댐을 철거한 지 1년도 안 돼서 상류 지역에 (회유성) 물고기가 나타났습니다."

 

미국은 2023년에만 80개의 댐을 철거했습니다.

 

1912년부터 재작년까지 미국에선 2천 개가 넘는 댐이 철거됐습니다.

 

유지보다 철거가 더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강원도 평창.

 

깊은 산골짜기 한 가운데 높이 72미터의 도암댐이 서 있습니다.

 

1990년에 만들어 진 수력발전용 댐이지만 수질 오염으로 2001년부터는 발전이 중단했습니다.

 

[전영표/강원도 정선군 북평면번영회장]

"하류 쪽에는 침전물도 많이 쌓이고 또 아주 가뭄에는 냄새도 좀 심합니다."

 

경북의 영주댐도 여름만 되면 녹조 때문에 골치를 앓습니다.

 

4대강 사업 당시 낙동강 수질 개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건설 취지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우리 학계에서도 댐 철거가 더 이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강미랑/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연구생]

"50년간 영주댐 유지에 따른 외부 비용은 약 1960억 원으로 나왔습니다. 영주댐을 제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이득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됩니다."

 

댐을 지으면 어쩔 수 없이 환경이 파괴됩니다.

 

그걸 감수할 정도로 이용 가치가 있을 때 댐을 짓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지어놓고도 쓰지 못하는 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4개의 댐을 더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더 이상 국가주도 댐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7년 전 발표를 뒤집은 겁니다.

 

[김완섭/환경부 장관(작년 7월)]

"기후위기와 사회적 여건 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 등 직면한 문제를 물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허재영/전 국가물관리위원장(초대)]

"단순히 댐을 많이 만들면 수자원도 확보하고 재난도 관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환경부는 최대한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 댐 착공에 나설 계획입니다.

 

절차상 잘못이라는 문제제기와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민 공청회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럼에도 반대가 이어지자 이번에는 댐 주변지역 지원금을 늘린다고 발표했습니다.

 

허무는 미국.

 

그리고 더 짓겠다는 한국.

 

과연 누구의 선택이 옳을까요?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영, 전인제 / 영상편집 : 박초은 / 타이틀 :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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