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는 중국 국적, 이승만이 이순신보다 위대"하다는 목사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목사, 4일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 개교식서 논란의 발언... "불의 추종, 반헌법적 학교" 비판 나와
25.03.05 14:41 l 최종 업데이트 25.03.05 14:41 l 박수림(srsrsrim)

▲손현보 세계로교회목사가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교회 본당에서 열린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 개교식에 참석해 "김구는 중국 국적"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는 명백한 거짓이다. ⓒ 세계로교회 유튜브 채널 갈무리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목사가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이사장 손현보 목사, 하화주 교장) 개교식에 참석한 학생들 앞에서 "김구는 중국 국적"이라며 역사 왜곡 발언을 이어갔다. 또, "이승만 대통령이 이순신의 10배, 50배는 더 위대하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의 '우남'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號)이다. 이 행사에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부산 강서구)을 비롯해 부산시·구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축하 영상을 보냈다.
정부 공식 입장도 거스르는 손현보의 말, 말, 말
손 목사는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본당에서 열린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 2025학년도 입학식 및 개교식에 참석해 1부 예배에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그는 입학하는 200여 명의 초등·중학생들을 향해 "존경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 있죠?"라고 물었고, 학생들은 "이승만",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등 제각기 답했다.
이어 손 목사는 "이 전 대통령은 우리 한국의 위인들이 했던 모든 일을 다 모아도 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일을 했다"며 그의 기독교 정신을 추앙했다. 그러면서 "김구는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 중국의 국적을 취했다. (반면) 이승만 대통령은 '내가 사는 나라, 우리나라가 독립돼서 그 국적을 얻겠다'며 무국적으로 국적 없이 독립운동하면서 평생을 살아왔던 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김구 중국 국적' 발언은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명백히 반하는 거짓이다. 현재까지 그가 중국에서 국적을 취득했다는 공식 기록은 없다. 앞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지난달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김구 선생의 국적이 무엇이냐'는 말에 "중국에서 중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답했지만, 보훈부는 지난달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은 한국이며 김구 선생의 국적 역시 명백한 한국"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구 선생 증손인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달 17일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할아버지께서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소리고,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지하에서 통곡할 역대급 망언"이라며 "독립운동가분들과 그 후손들께 사죄하라. 그렇지 않으면 법적 조치뿐 아니라 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손 목사는 계속된 발언에서 "이승만이 아니었으면 단연코 우리는 박헌영, 여운형 이런 사람들을 따라서 북한 공산당처럼 되었을 것", "이승만 대통령은 이순신의 10배, 50배 더 위대하다", "이승만과 미국을 싫어하는 사람은 좌파"라는 등의 궤변을 늘어놨다. 세계로교회를 두고는 "시골에 있지만 코로나19와 싸우고 정부와 싸워서 예배의 자유를 얻도록 한 교회", "차별금지법 반대를 위해 일어난 교회"라고 소개하며 "여기 있는 학생들이 한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 소장은 5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손 목사가) 헌법 전문에 반하고 불의를 추종하는 학교를 만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 소장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임시정부 주석인 김구 선생의 국적을 중국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또 "이순신 장군은 세계사 어디에도 이만한 사람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국가와 민족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이승만은 독재하다 4·19혁명으로 쫓겨났다. 그런데 어떻게 이순신보다 이승만이 위대하다는 막말을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 전문엔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 역시 담겨있다"며 "불의를 추종하는 반헌법적 학교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형준, 이승만 치켜세우며 "올바른 역사관" 강조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교회 본당에서 열린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 개교식에 축하 영상 메시지를 전한 모습. ⓒ 세계로교회 유튜브 채널 갈무리관련사진보기
이날 행사에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부산 강서구)를 비롯해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부산시·구의원 등 정치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행사에 불참한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박 시장은 "저는 평소 이승만 대통령을 제대로 평가하는 게 대한민국을 제대로 세우는 일이라고 말씀드려왔다"며 "오늘날 우리가 자유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이승만 대통령의 탁월한 국제 정세 안목과 지도력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에 입학하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훌륭한 인재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세이브코리아'라는 단체를 주도하며 연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는 인물이다. 12.3 내란 이후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두둔하거나 탄핵 찬성 집회 참여자들을 두고 "바보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런 손 목사가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 이사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에서는 성경에 기반한 세계관 교육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성경 공부와 함께 사회교육(한국사, 세계사), 과학교육(지구과학, 지리), 성교육과 인성교육을 받는다. 아카데미는 지난해 8월 낸 교원 및 행정 직원 채용 공고에서는 지원자들에게 제출 서류로 '건국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견해 및 독후감'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개교식에서 손 목사는 "2년 안에 국가로부터 (공립학교에 준하는) 인가를 받아서 학비도 국가로부터 다 보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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