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이포보 하류 세굴”…정부 “이상 없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입력 : 2012-03-11 21:11:06ㅣ수정 : 2012-03-11 21:11:06

민간 전문가와 환경운동가로 구성된 '생명의 강 연구단'은 11일 4대강 사업현장인 경기 여주 남한강 이포보 일원에서 진행한 조사에서 "이포보 하류 일부가 세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행기관은 "공공측량 결과 이상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생명의 강 연구단' 20여명은 이날 이포보와 여주보를 찾아 3개팀으로 나눠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중 1개팀은 모터보트를 타고 이포보 하류 수상을 오가며 1시간여 동안 에코사운더(수심측량기)로 하상 세굴 여부와 보 구조물 결함 여부를 집중적으로 측정했다.

조사를 마친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물받이공 유실은 없으나 (5~6번 교각 사이) 우안 하류 30m 지점에서 하상보호공이 일부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며 "파고가 높아 측정이 쉽지 않았으나 1.7~2m 깊이로 세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보가 붕괴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고도 할 수 없기에 객관적인 기구를 통해 보강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산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11월과 올 2월 공공측량 결과 5~7번 교각 사이에 사석(돌)으로 설치한 하상보호공(60ⅹ100m)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상보호공 하류 쪽에 40㎝도 수심이 낮은 부분이 더러 있다"며 "이는 물막이 공사 중에 물길이 형성됐던 곳으로 보강할 필요가 없는 자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이포보와 강천보 강물을 채취한 결과 DO(용존산소량)은 ℓ당 10㎎ 정도로 상당히 양호했으나 pH(수소이온지수)는 8~8.5로 높아 오염물질 유입과 조류 번식이 우려된다고 했다. 연구단은 오후 모터보트를 타고 여주보로 접근하려다가 암반과 강풍으로 조사를 중단했다. 조사에 참여한 정민걸 공주대 교수는 "연못형 어도는 수문 개방 때 기능 상실해 조류의 먹이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단은 26일 4대강 사업 점검결과를 종합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조사에서는 연구단과 경찰 사이에 가벼운 충돌과 설전이 벌어졌다. 연구단이 2공구 현장사무소 옆길을 통해 모터보트를 강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경력과 차량으로 진입을 막아 20여 분간 승강이가 벌어졌다. 모터보트가 이포보 하류 약 10m까지 접근하자 시공사 측이 '위험하니 보에 접근하지 말고 나가달라'고 여러 차례 경고방송을 보내기도 했다.

박창근 교수는 "선박운행 면허와 구명복 등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국토부가 교묘하고 조직적으로 조사를 방해해 제대로 조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항진 4대강 복원 범대위 상황실장은 "수상 조사를 끝내고 모터보트를 가지고 나오는 데 국토부와 감리단 직원 2명이 길을 막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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