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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길목서 ‘키세스 이불’ 덮고 밤샘…“비상식적 선고 날까봐”
시민들 12시간째 농성
“전원일치 파면하라”
정봉비 기자 수정 2025-04-02 16:33 등록 2025-04-02 14:43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지난 밤 9시부터 시작해 2일 밤 시까지 예정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24시간 철야집중행동을 진행 중이다. 정봉비 기자
“어제 파면선고 일자가 발표되긴 했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많이 발생해왔잖아요. 계엄 선포도 그렇고. 비상식적인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마음에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충남 논산에서 연차를 쓰고 올라와 서울 종로 안국역 6번 출구 앞 도로에서 12시간째 철야 노숙 농성 중인 박현희(51)씨가 2일 오전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말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전날 밤 9시에 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24시간 철야집중 행동’을 이날 밤 9시까지 열 예정이다.
시민 500여명이 모인 이곳에선 한가득 옷가지가 담긴 가방, 돗자리, 캠핑가방, 침낭, 벗어놓은 신발 등 전날 시작된 밤샘농성의 흔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고된 밤샘으로 모자를 쓰고 은박지를 두른 채 꾸벅꾸벅 졸거나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듯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서로 어깨를 주물러주거나 비좁은 침낭에 몸이 들어갈 수 있도록 입구를 함께 벌려주는 시민의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은 전날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 선고일을 4일로 지정한 것에 안도하면서도 예상보다 늦은 선고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트렸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김하은(31)씨는 “집 근처 슈퍼에 가니 벚꽃이 폈더라. 벚꽃은 친구들이랑 보러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탄핵 선고는 안 났고, 나는 집회에 가고, 헌재에 화가 났다”며 “12월부터 계속 나오며 고생하신 시민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어코 4월까지 넘어간 것에 대해 헌재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밤샘 집회 동안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으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프리랜서 직장인 최혜원(34)씨는 “밤샘 집회에 참여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분들이 본인이 겪은 차별을 고백하는 것을 들으며 내가 많은 문제를 외면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많은 분이 이번 파면이 끝이 아니라 사회대개혁을 위한 새로운 시작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에 정말 동의한다”고 밝혔다. 경남권 대학교에 4학년으로 재학 중인 이윤지(24)씨는 “서울로 올라와 밤샘 집회에 처음 참여했는데 행진하는 동안 극우들이 ‘빨갱이’라 시비를 걸기도 하고 화장실에 가는데 ‘개딸’이냐며 대뜸 위협을 하기도 했다”며 “그럴 때마다 주위 시민들이 지켜주며 ‘무시하고 넘어가자’고 차분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 장소 도로의 중앙분리에는 ‘공감과 연대’를 상징하는 리본이 묶여있었다. 시민들은 밤새 리본에 “선택지는 인용뿐! 전원일치로 파면하라!”, “우리는 사랑으로 투쟁할 거야”,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자” 등의 문구를 쓰며 윤 대통령의 파면을 염원했다.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24시간 철야집중행동을 진행 중인 안국역 6번출구 앞 도로에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리본이 걸려있다. 정봉비 기자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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