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영국인 '노벨평화상 후보'까지 구속영장
영국인과 프랑스인 활동가 2명 구속영장, 국제적 파문 발발
2012-03-14 14:08:55
경찰이 14일 제주해군기지 반대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외국인 평화활동가 2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 국제적 파문이 일고 있다.
서귀포 경찰서는 이날 영국인 평화활동가 엔지 젤터씨와 프랑스 평화활동가 벤자민 모네씨 등 외국인 활동가들과 김세리씨 등 3명에 대해 특수손괴 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외국인 활동가들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앤지 젤터씨는 지난 12일 오후 6시께 서귀포시 강정항에서 동방파제를 통해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 카터기로 철조망을 짤라 평화활동가와 성직자들을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게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2012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영국 출신 평화활동가로, 지난달 23일 제주국제평화회의 기조연설자로 제주도를 방문한 뒤 반대 시위에 합류했다. 지난달 26일에도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타고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하다 경찰에 붙잡혔던 그는 경찰 조사에서 "주소는 강정마을이고, 내 이름은 구럼비"라고 말한 뒤 묵비권을 행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활동가인 벤자민 모네씨와 김세리씨는 지난 12일 오전 구럼비 해안에 진입해 포클레인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앞서 11일 이정훈 목사와 김정욱 신부 등 두명의 성직자를 재물손괴 혐의로 구속해 종교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정부가 외국인 평화활동가들까지 구속하려 하면서 구럼비 파문은 이제 국제적 파문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할리우드의 세계적 명우이자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75)가 지난달 3일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장문의 글을 발표하는가 하면, 세계적 석학인 노암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가 지난 5일 구럼비 발파에 반대하며 옥중 단식하는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55)에 대한 연대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현재 국제적 이슈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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