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나는 맷집 있어 괜찮지만 힘없는 분들은..."
"국정원, '김제동 큰 흠결 없으니 결혼도 괜찮다'고 발표해주길"
2012-04-04 09:48:37           

방송인 김제동씨가 4일 자신을 사찰을 국가정보원에 대해 "만약에 사찰을 하셨다면 자료가 있으면 저한테 달라, 불안하니까. 털 건 빨리 털고 가자, 사과할 건 제가 빨리 사과할 거니까. 그래서 만약에 했는데도 별 이상이 없으면 이상이 없다고 얘기해 달라"고 꼬집었다.

김제동씨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직접 출연해 "만약에 사찰하셨다면 하신 쪽에서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고 안 하셨다면 진짜 안 했으니까 앞으로도 이런 일 없을 거다, 이야기를 해주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찰 자료 전달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선 "내용이 없지 않습니까? 이름만 나와 있고, 그게 가장 불안한 겁니다"라며 "그러니까요. 내용을 좀 말씀해주시고 하셨으면 하셨다, 안 하셨으면 안 하셨다, 이걸 떠나서 내용을 조금 이야기해주시면 저도 뭐 따로 고소고발 이런 것 안 할 테니까 좀 이렇게 그렇게 서로 서로 이야기 좀 하고 가자 이거죠. 그래서 해서 별 이상 없으면 이야기를 좀 해달라는 거죠"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니까 뭐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제가 안 그래도 일기도 못 썼는데 일기 쓰는 데 자료로도 삼고요. 만약에 없으면 결혼정보회사보다 조금 더 꼼꼼하게 조사하셨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 정도면 큰 흠결 없는 남자니까 결혼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런 발표라도 해주시면 서로 그렇게 넘어가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겁니다"라는 특유의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소설가 공지영씨가 ‘김제동은 몇 년 전부터 무대 올라가는 것을 공포스럽다고 했다.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잔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해서도 "혼자 살아서 생긴 증상"이라고 조크로 답하면서도 "아마 걱정이 되시고 하시니까 해주시는 말씀인데 무대 오르는 건 늘 조금씩 떨리고 불안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상시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라고 언중유골의 답을 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이 찾아왔을 때 상황에 대해선 "이걸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꾸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한테도 피해가 갈 거라는 건데"라고 말하면서도 "일면식도 없다고 나왔는데 일면식이 없진 않습니다. 두번을 봤으니까요. 두 번째는 일면식이 없는 상태는 아니죠. 그때 한번 만났고요. 그때 오셔서 뭐 웬만하면 뭐 '다른 분들도 많은데 굳이 김제동씨가 나설 필요가 있느냐' 해서 제가 그랬습니다. '거기 안 가면 내가 아닌데 내가 아닌 나로 살 수 있겠느냐', 제가 그때 술도 먹고 이래서 약간 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을 만난 직후 KBS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한 상황과 관련해선 "3일 전쯤에 통보를 받았고요. 그리고 뭐 제작진의 판단이라 그래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통상적인 절차에서 어긋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만약에 거기에 어떤 입김을 행사하시거나 그런 분들이 계셨다면 뭐가 겁나서 그렇게 한지 모르겠는데 그때 당시 분위기를 쭉 보면 3개월, 4개월 정도 놔두면 인기가 없어질, 제가 (뭐가 겁났는지)..."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관련해선 "저처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이나 또는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장,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지금은 오히려 그런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분들, 사찰 당하신 분들, 그 분들에게 조금 더 집중돼야 되지 않나 오히려 여론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래서 그분들한테 오히려 미안한 겁니다. 저는 지금 나와서 손석희 교수님하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뭐 SNS를 할 수도 있고...오히려 그분들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나온 것"이라며 일반인 불법사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압력이라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이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맷집도 있고요. 괜찮다, 그런 생각이 들지만..."이라며 거듭 불법사찰을 질타했다.

그는 자신이 정치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사실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부담스럽고 무겁고 그리고 이런 문제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 거기에만 고민이 있는 거니까요. 정치적이다, 인정합니다. 좀 정치적인 것 같아요"라며 "그러나 어렸을 때 아주 어른들이 보던 신문이나 TV 보시는 걸 왜 이해하지 못하느냐 그랬다가 지금 38, 39되면서 그때 또래 남자들이 가지는 아주 자연스러운 정치에 대한 관심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다만 그런 것들이 드러나는 위치에 있으니까 조금 조심스럽긴 하지만 정치에 관심이 있는 건 하는 것이나 거기에 관심 있는 거기에 관심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일에 관심 있는 것은 38, 39또래 남자들이 느끼는 정도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가려야 되겠다, 가리고 싶다 생각했는데요. 사는 게 그렇게 원하는 만큼만 되진 않네요. 그러나 정치적이다 라고 포장되어지는 의견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선 아직도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치가 아니라 생활인 것들, 상식적인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선 그다지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소신행보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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