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거법 위반까지?…‘김용민 1면’ 무가지 다량 살포
<국민>도 인터뷰 왜곡 융단폭격…김 “금식기도, 완주한다”
강우종 기자 | newsface21@gmail.com
12.04.08 06:46 | 최종 수정시간 12.04.08 17:39
<조선일보>와 <국민일보>가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 갑)의 과거 ‘교회비판’ 발언을 두고 “기독교를 모독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한국 교회 내에 일부 교권세력의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행위를 지적한 것”이라며 정면승부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일보> 인천 부평지국장이 김 후보의 기독교 관련 발언을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를 1면에 실은 7일자 <조선일보>를 무료로 배포하다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에 연일 ‘김용민 때리기’에 나선 <조선일보>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조선일보>는 7일 ‘한국정치가 창피하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인터넷 방송 ‘나꼼수’ 출신의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후보가 노인 폄훼, 성적 막말에 이어 기독교 모독 발언을 한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교계가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6일 교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작년 말 나꼼수 미국 순회공연 때 한 인터뷰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과 다르지 않다’며 ‘한국 교회는 척결 대상일 뿐’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국민일보>는 6일 “김용민 후보가 노인비하, 성폭행 발언 등에 이어 기독교를 모독하는 발언을 한 게 알려지면서 교계의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며 “교계는 5일 논평과 성명 등을 잇달아 발표해 김 후보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나꼼수에서 ‘목사 아들 돼지’ ‘성희롱 돼지’ 등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 해 말 미국 방문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 척결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너질 개신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도 이날 김 후보의 기독교 관련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 <미주 뉴스앤조이> 홈페이지 캡쳐
<조선일보>와 <국민일보>가 문제삼은 김 후보의 발언은 지난 1월 <미주 뉴스앤조이>가 공개한 인터뷰 기사에 담겨있다. 그간 과거발언 논란과 관련, ‘낮은 자세’를 보이던 김 후보는 7일 자신의 블로그에 ‘국민일보는 왜 하나님을 욕되게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해당 인터뷰 전문을 게재했다.
김용민 “일부 교권세력의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행위를 지적한 것”
이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과 한국교회를 한 존재로 본다면 ‘애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둘을 같이 묶어서 보는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하나님은 어릴 적 구주로 고백할 때부터 늘 변함없는 신앙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범죄를 주도하는 기득권 세력들과 그것에 침묵하고 동조하는 세력들이 버무려져서 거대한 한국교회를 세우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척결의 대상일 뿐, 애증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아깝다고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김 후보는 자신이 다니는 모 교회를 언급하며 “전셋값이 한참 오르던 올 초에 담임목사님이 설교에서 교인들에게 도리어 전셋값을 깎아주라고 말씀했던 것이나 이를 그대로 실천해 자신의 세입자에게 전셋값을 낮춰줬던 일부 교인들은 지금 시대에 무척이나 귀감이 되는 교회의 올바른 모습”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 후보는 “다음 정권은 박근혜나 진보진영 중 누가 권력을 잡든 개신교회는 이명박 정권과 함께 무너지리라 예상한다”면서도 “비록 내가 현 정부와 더불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미래를 예견하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면서 김 후보는 “[국민일보 4월 6일] ‘한국 교회는 일종의 범죄집단이고 척결대상’이라는 보도에 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하지도 말하지도 않았다”며 “한국 교회 내에 일부 교권세력의 오히려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행위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저는 예나 지금이나 개신교의 아름다운 신앙적 전통과 영적 권위를 지켜가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지지하며, 그런 이들이 다수라 생각한다”며 “(인터뷰 기사를 쓴) 해당 기자도 기사의 맥락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허재현 <한겨레> 기자(@welovehani)는 “뼛속까지 기독교인인 김용민의 ‘교회개혁’ 주장을 ‘기독교 척결’로 왜곡보도한 신문들 김용민이 국회 가면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노원구에 사는 통합측 목사’라고 소개한 트위터 아이디 ‘abbb****’는 김 후보에게 “이 수난과 부활의 시절에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수많은 억측와 조롱을 이겨내고 선거에서 꼭 승리 하시길 기도합니다”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미디어 전문 매체인 <미디어오늘>은 “김용민 때리기에 집중하는 ‘조중동 프레임’은 불법 민간인 사찰에 쏠릴 수도 있는 여론의 시선을 분산하는 용도라는 얘기”라고 비평했다.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는 7일자 1면에 ‘한국 정치가 창피하다’라는 제목과 함께 김용민 후보의 '기독교 문제' 비판을 거론하면서 교계를 자극했다”며 “<조선일보>는 교계 자극을 통해 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것에 멈추지 않았다. 사설에서는 ‘색깔론’도 꺼내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선> 부평 지국장, <조선일보> 무료 배포하다 경찰 조사”
인천 지역 언론인 <부평신문>은 7일 “<조선일보> 부평지역 A지국장이 19대 총선을 3일 남겨 놓고, 특정 후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기사가 실린 <조선일보> 신문을 무료로 배포하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 <부평신문> 홈페이지 캡쳐
<부평신문>은 “<조선일보> 부평지역 A 지국장은 이날 새벽 시부터 부평 을 지역구에 7일자 <조선일보> 수백부에서 수천부를 무료로 배포한 혐의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돼, 현재 인천 삼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부평신문>은 “A 지국장은 부평 을 지역인 갈산동 소재 팬더와 두산 아파트 등에 <조선일보> 300 여 부를 무료로 배포했다. 또한, 부평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A 지국장은 부개3동, 청천동 등에도 이날 새벽부터 <조선일보> 신문을 무료로 배부했다”고 전했다.
<부평신문>은 “더욱이 A 지국장은 친절하게도 ‘인천지역 쪽에 기사를 읽어봐 주세요’라는 안내문까지 A4 용지에 적어 신문과 함께 벽 등에 게재했다”며 “7일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인천지역 쪽 기사는 ‘[총선 D-4] 김연광 “洪, 친일파 손자”…홍영표 “막판 네거티브”’라는 제목의 기사”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부평신문>은 “새벽부터 배포해서 많이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영향을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 배부 방법이 아니라 의도적 부분이 강해 보인다”는 부평구 선관위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현재 선관위는 경찰 조사와 별도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평신문>은 “<조선일보> 신문은 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KIA전 개막경기장에서도 수천부가 무료로 배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막전에는 2만 7600명이 몰렸다”며 “조선일보가 왜 개막전에 신문을 무료로 배포할까요. 야권단일후보인 김용민의 발언을 1면에 배치해 그 의도가 불순해 보인다”는 한 시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부평신문>은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청라 지역에도 <조선일보>가 무료로 배포된 것으로 보고, 현재 각 아파트 CCTV를 입수해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야권지지성향 트위터리안들에 의해 리트윗되며 트위터 상에 퍼졌다. 박대용 춘천 MBC 기자(@biguse)는 “다급해진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자신의 트위터(@heenews)에 “총선 4일 앞두고 아파트 계단에 흑색선전용 불법찌라시 대량살포 적발. 증거사진공개”라는 한 트위터리안(shin****)의 글을 리트윗하며 “김용민 후보 공격하는 조선일보 무가지, 인천 주민 집 앞까지 등장”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김 후보는 7일 트위터(@funronga)를 통해 “금식 기도를 하며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습니다. 내일은 부활절입니다”라며 “외부에서 하나님과 저와의 관계를 어떤식으로 곡해해도 저는 그분의 은혜와 사랑, 용서 속에서 살아왔습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황창화 선대위 대변인을 통해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과 저희 후보들을 지지해 주시는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지만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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