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70만 본 <무도> 파업특별편, 깨알자막 주목하라
"파업후유증, 더 이상 잃을 감도 없다"는 김태호PD 녹슬지 않은 솜씨... 본방은 언제쯤?
12.04.06 17:25ㅣ최종 업데이트 12.04.06 17:35ㅣ하성태(woodyh)

"<무한도전>의 결방의 원인은 모두 김재철 때문입니다~. 만약 김재철 사퇴 서명운동이라도 벌어지면 할 수 있음 참가할거예요! 무한도전 언제까지고 기다리겠습니다!"
 
<무한도전> '파업 특별편'을 접한 어느 누리꾼의 댓글이다. <무한도전 파업특별편>인 '유재석TV'의 전후맥락을 꿰뚫는 시청자들이 실로 어마어마하다. 5일 오후 11시경 유투브와 MBC 노동조합의 인터넷 방송 '파업채널 M'을 통해 공개된 <무한도전 파업특별편>이 만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6일 오후 4시 현재 조회수 75만을 돌파했다.
 
앞서 멤버 정준하의 결혼 발표와 함께 지난 2일 공개된 <간추린 무한뉴스>가 60만이 넘는 조회수는 기록했다. 도합 130만을 넘은 이 기록적인 조회수는 지난 3% 시청률에 1위 운운하는 종편 시청률의 절대 시청 숫자와 비교가 되지 않는 수치다. 헌데 이 '파업특별편'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김태호 PD의 깨알 같은 자막이다. 
 
▲ 6일 공개된 <무한도전 파업특별편>의 한장면 ⓒ MBC노동조합

김태호 PD의 빛나는 자막, "애써 보도 '누락'"
 
"오늘은 유재석 TV입니다" (유재석)
"(<무한도전>이) 원래 '유재석 TV' 잖아. 네가 오야(대장의 일본말) 아니야!" (박명수)
 
지난 3월 30일 녹화된 이 영상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은 MBC 노동조합의 파업 이후 10주 만에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김태호 PD는 위와 같은 자막으로 방송을 오매불망 기다려온 무도 팬들을 위로했다.
 
허나 김태호PD의 자막과 관련된 빛나는 센스는 여기서 그칠 줄 몰랐다. 9주간의 짧은 소식과 정준하의 결혼소식과 더불어 <무한도전> 파업특별편은 스케줄이 없는 박명수의 일상을 다뤘다. 간접적으로 연기자들과 무한도전 식구들에게 미치는 파업 여파를 설명한 셈.
 
여기에 박명수의 코디네이터가 "일 많을 땐 돈을 더 줬느냐?"고 했다는 에피소드엔 '무노동 무임금', 정준하의 결혼 소식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나 '준하 소식엔 애써 보도 누락', 결혼 발표를 방해하는 멤버들에게는 '새신랑에 경락 마사지?' 등과 같은 자막으로 김태호 PD는 김재철 사장과 파업, MBC의 보도 행태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했다.
 
"이 얼굴들 잊지 않으셨죠?" 본방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이렇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신경 쓸 필요없는 인터넷 방송이니만큼 파업과 관련한 자막도 거침이 없었다. 여기에 하하에게는 '목소리에 공기가 없다'는 자막을 선사함으로서 < K팝스타 >의 심사위원 박진영 어록까지 패러디했다.
 
또 박명수의 이사와 관련해서는 '깎아주는 달, 깎아주는 날, 깎아주는 집으로, 3깍 공식....'으로 여당의 정책을 패러디했고, "제가 주인공만 하면 파업이에요"라고 볼멘소리를 한 하하에게는 'MBC 파업의 아이콘 하하?'란 자막을 헌정했으며, '오늘 출연료 있기 없기?' '박명수 어디 갔어?'와 같은 자막으로 <개그콘서트>의 최신 유행어를 따라잡는 여유도 보여줬다.
 
무엇보다 김태호PD의 저항정신(?)은 오랜 만에 만난 멤버들이 어색한 모습을 보일 때 선보인 '파업후유증, 더 이상 잃을 감도 없다'란 자막이었다. 10주간의 파업으로 인한 장기 결방에 따른 어려움을 거침없이 드러낸 셈이다. 허나 김태호 PD의 본심은 역시 아래와 같은 자막에 숨어 있었다.
 
"생각만으로도 목에 메는 이름...."
"이 얼굴들을 잊진 않으셨죠? 저희는 여러분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파업 10주차에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무한도전>의 파업 스페셜편. 6일 "휴일도 없이 바쁘게 일한다"는 MBC 김재철 사장이 "내게도 소중한 도덕적 가치 있다"며 사원들에게 친히 편지까지 쓰시며 파이팅을 보인 지금, 우린 토요일 오후를 책임졌던 <무한도전>의 본방을 언제쯤 볼 수 있게 될까.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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