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과 이승만,이명박 '평행이론'
2012/04/19 07:20 아이엠피터
오늘은 52주년 4.19 혁명 기념일입니다. 4.19 혁명은 이승만이라는 희대의 독재자 때문에 발생한 혁명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승만을 볼 때마다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치 '평행이론'처럼 다른 시대에 같은 인물이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그런 이유로 작년에도 이승만과 이명박 대통령의 닮은꼴을 비교했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올해 4.19 관련 자료를 찾다 보니 1960년 이승만의 모습과 2012년 이명박 정권의 모습이 흡사한 일들이 다시 발생했음을 발견했습니다. 도대체 이 두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4.19 혁명을 말하지만, 실제로 4.19 혁명의 시작은 '2.28 민주운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실 2.28 민주운동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1960년 이승만 정권의 장기 집권과 부패에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유당은 이런 국민의 열망에도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통령에 이기붕이 당선되어야만 했습니다. 이승만이 죽었을 때 부통령이 권력을 승계하도록 규정된 헌법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기붕은 야당인 민주당 장면 부통령에게 뒤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요일인 2월28일 장면 부통령 후보의 대구 수성천변 유세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면 후보의 유세에 몰릴 것이 두려운 이승만 정권은 학생들이 장면 후보 유세장에 오지 않도록 꼼수를 부립니다.
'고등학생 일요 등교계획'
▷ 경북고: 학기말 시험
▷ 대구고: 토끼사냥
▷ 경북사대부고:임시 수업
▷ 대구상고:졸업생 송별회
▷ 대구여고:무용 발표회
일요일에 학기말 시험을 보고, 임시 수업을 하는 편파적인 행정은 물론이고, 토끼사냥,졸업생 송별회, 무용 발표회 등 별의별 희한한 항목을 갖다 붙여 학생들이 장면 후보 유세장에 나가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2012년, 이명박 정권에서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신성해야 할 투표일에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을 보내는 모습과 1960년 이승만 정권이 내세운 '일요 등교 계획'과 무엇이 다릅니까?
이승만 정권이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일요일 등교지시를 내리자, 2월25일 밤부터 경북고,대구고,경북사대부고의 학도호국단 간부 학생들은 비밀 회합을 갖고, 일요일 등교 지시에 대한 항의 시위를 약속합니다.
2월28일 12시 50분에 모인 800여 명의 경북고 학생들은 결의문을 낭독합니다.
1960. 2. 28
인류 역사에 이런 강압적이고 횡포한 처사가 있었던가. 근세 우리 나라 역사상 이런 야만적이고 폭압적인 일이 그 어디 그 어는 역사책 소기에 끼어 있었던가?
오늘은 바야흐로 주위의 공장연기를 날리지 않고, 6일 동안 갖가지 삶에 허덕이다 쌓이고 쌓인 피로를 풀 날이요, 내일의 삶을 위해, 투쟁을 위해 그 정리를 하는 신성한 휴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하루의 휴일 마저 빼앗길 운명에 처해있다.
우리는 1주일 동안 하루의 휴일을 쉴 권리가 있다. 이것은 억지의 말도 아니고, 꾸민 말도 아니고, 인간의 근세 몇천년 동안 쭉 계속해서 내려온 관습이요, 인간이 생존해 나가기 위한 현명한 조치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기 위해 만든 휴일을 빼앗기고, 피로에 쓰러져 죽어야 하나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배움에 불타는 신성한 각와와 장차 동아를 짊어지고 나갈 꿋꿋한 역군이요. 사회에 물들지 않은 백합같은 순결한 청춘이요 학도이다. 우리는 백만 학도는 지금 이 시각에도 타골의 시를 잊지 않고 있다.
"그 촛불 다시 한 번 켜지는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꿈을 안고 자라나는 우리가 현 성인사회의 정치놀음에 일체 관계할 리는 만무하고, 학문 습득에 시달려 그런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
그러나 이번 일은 정치에 관계없이 주위에 자극받지 않는 책냄새, 땀냄새, 촛불 꺼멓게 앉은 순결한 이성으로써 우리는 지금가지 배운 지식을 밑바탕으로 하여 일장의 궐기를 하려 한다.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학도들의 붉은 피는 지금 이순간에도 뛰놀고 있으며, 정의에 배반되는 불의 쳐부수기 위해 이 목숨 다할 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우리들의 기백이며, 정의감에 입각한 이성의 호소인 것이다.
우리는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을 위하여 누구보다 문물을 많이 흘릴 학도요, 조국을 괴로가 짓 밟으려 하면 조국의 수호신으로 가버릴 학도이다. 이 민족애의, 조국애의, 피가 끓는 학도의 외침을 들어주려는가?
우리는 끝까지 이번 처사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있을 때까지 싸우련다. 이 민족의 울분, 순결한 학도의 울분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우리는 일치 단결하여 피끊는 학도로서 최후의 일각가지 최후의 1인까지 부여권 권리를 수호하기 위하여 싸우련다. -
1960년 2월 28일, 경북고등학교 학생 일동
경북고 학생들은 결의문을 낭독한 후 대구 시내로 향했고, 대구고생 800여 명과 경북여고생 100여 명도 참여했습니다. 이때 경북사대부고생들은 시위 참가를 눈치챈 교사들이 학생들을 강당에 감금하는 바람에 늦게 시위에 합류했습니다.
대구 학생들의 시위는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300여 명이 연행되면서 강제 해산됩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대구 학생들은 29일에도 시위를 계속하면서 '학원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쳤습니다.
2.28 대구 학생 시위를 계기로 전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는데, 이들의 주장은 '공명선거 실시'와 '부정선거 배격' 등 민주주의 근간인 투표에 대한 공정함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전국에서 학생과 시민이 '공명선거'를 요구하는 가운데, 경찰의 '선거대책 기밀 문건'이 폭로됩니다. 여기에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상상도 못 할 세부계획이 담겨 있었습니다.
'3월15일 정,부통령 선거 대책'
목표: 9할5푼 득표
▷ 40% 사전투표
▷ 3인조 또는 5인조에 의한 반공개투표
▷ 유령 유권자의 조작과 기권강요
▷ 내통식 기표소의 설치
▷ 표바꾸기:개표 때의 혼표와 환표
▷ 투표함 바꾸기
선거를 조작하기 위한 공작정치는 세계 부정선거 역사에 길이 남을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선거 부정이 2012년에도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번 4.11 총선에는 공명정대해야 할 선거가 부정선거로 얼룩졌습니다. 투표가 끝나면 당연히 봉인되어야 할 투표함이 봉인되지 않거나, 투표함에 어떠한 부정을 하지 못하도록 투표함이 보존되어야 함에도 투표함이 훼손된 경우는 부지기수였습니다.
또한,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투표함과 선거구가 명시되어야 할 투표함이 아예 선거구 표기조차 하지 않고 투표가 진행됐던 사례도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문제는 강남갑 10개,강남을 18개 등 수십 개의 투표함에 문제가 있었는데도, 선관위는 개표를 강행했으며, 모든 언론과 시민들 사이에서도 야당이 졌으니, 이런 논란은 필요 없다는식의 행태입니다.
사실 밝혀진 투표함만 이 정도인데, 만약 적발하지 않은 투표함이 전국적으로 수십 개가 된다면, 새누리당 의석수가 152석이 아닌 140석, 130석이었다고 가정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입니다.
▲ 선관위가 보내 온 강남구 김종훈,정동영 후보 간 투표율 자료들. 처음 자료와 수정된 자료, 그리고 공식적인 투표율 모두가 차이가 있음
선거관리위원회는 가장 중립적이면서 공명정대하게 선거를 관리 감독하고 투표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 '업무미숙'이라는 말로 모든 선거의혹을 일축하고, 제대로 된 선거 투표율 자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와 다를 바가 없는 행태가 지금 2012년에도 일어난 것입니다.
2월28일 학생들이 일어나면서 외쳤던 말은 지금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학도들의 붉은 피가 지금도 뛰놀고 있으며, 정의감에 의한 호소인 것이다”
진정 우리가 '4.11 부정선거'를 말하는 것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변명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한 것이며, 정의를 외치는 당연한 목소리입니다.
지난 세월 독재와 군사정권에 의해 짓밟아졌던 민주주의가 다시 일어나 새로운 희망의 나라로 가는 과정에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도로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암흑 속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정의롭게 살기 위한 인간의 본능을 찾을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찬 미래와 민주주의 국가를 물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촛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정의를 위한 목소리를 누가 낼 수 있겠습니까? 바로 2.28 학생시위,4.19 혁명으로 이어졌던 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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