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탓”…죽산보 일대 농지 늪지화
등록 : 2012.12.13 22:14수정 : 2012.12.13 22:50

농민, 보리농사 포기…민원도 허사
국토관리청 “여러 가능성 조사중”
 
영산강 죽산보 일대 농지들의 늪지화가 심각해 일부 농가들은 보리농사조차 짓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석·가흥·죽산리 등 3개 마을 12농가는 13일 “4대강 사업으로 영산강 죽산보가 만들어진 뒤 지대가 낮은 죽산보 서쪽 논 10㏊에 침수피해가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강물의 수위가 논보다 높아 제방 아래로 지하수가 스며들면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가을걷이 전부터 논물을 빼냈지만 여느 해처럼 바닥이 마르지 않고 발등까지 빠질 정도로 물이 차고 있다”고 말했다.
 
진득근(73) 신석리 이장은 “논이 늪지로 변해 농기계들이 진입할 수 없을 지경이다. 농기계가 들어갈 수 없어 겨울 보리농사를 포기했고, 볏짚을 조사료로 만드는 곤포사일리지도 못 만들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농민들은 한달 전 한국수자원공사와 익산국토관리청 등지에 민원을 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를 두고 4대강사업중단 광주·전남공동행동은 성명을 내고 “2010년 전문가들이 죽산보를 설치해 수위가 상승하면 인근 농지 4.5㎢에 침수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완성 첫해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지현 광주·전남공동행동 사무국장은 “당시 국토해양부와 삼성중공업은 인근 지반이 점토층이어서 물이 새지 않고, 지하 수위가 지표면 아래 머물러 농지에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며 “침수피해를 막으려면 강물을 가두지 말고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국토관리청 쪽은 “준공 초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주민의 민원이 제기된 뒤 현장조사를 벌였다. 침수가 지하수 때문인지 강우량이나 배수체계 등 다른 여건 때문인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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