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안상수에 수시로 보고”…‘십알단’ 누가 주도했나
등록 : 2012.12.14 17:59수정 : 2012.12.14 18:26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 건물에서 새누리당 SNS활동 유사기관을 적발해 발견한 증거품을 보여주고 있다. 선관위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고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글을 트위터에 게시하는 등 유사 선거운동을 한 새누리당 SNS팀을 압수 조사했다. 뉴시스

새누리 “당과는 무관한 지지자의 돌출행동이다”
선관위, 여의도 오피스텔 임대료 박 캠프에서 부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중앙선대위 간부를 불법선거 운동 혐의로 고발하기로 함에 따라 사건 관계자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이들이 새누리당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새누리당과의 연관성 

새누리당은 일단 당과의 무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선대위 공보단장은 “당에서 자체조사를 하고 있지만 당과는 무관한 개인적 의욕이 넘치는 지지자의 돌출행동이다. 당에서 공식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사건 핵심인 윤정훈씨가 새누리당의 국민편익위원회 산하 에스엔에스(SNS) 미디어본부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새누리당 안에선 “윤씨 등이 국민소통위원회와 직능본부 쪽에서부터 임명장을 받은 것으로 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비용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밝힐 대목이다. 선관위는 여의도 오피스텔 임대료를 박 후보 선대위의 권아무개 국정홍보대책위원장과 김아무개 수석부위원장이 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이 당의 설명대로 9월부터 넉달 가량 여의도 오피스텔을 빌려 7명 가량의 직원을 고용하는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는 주장이 납득하기는 쉽지 않다. 윤 본부장이 직원들에게 아직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지만, 직원들에게 1인당 월 150만~200만원을 선거 뒤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선관위 설명에 따르면, 7명의 직원에게 4달 동안 최소한 급여 4200만원, 그리고 건물 임대료 등 5000만원 가량의 돈이 필요하다. 여의도 국회 주변 66㎡(20평) 오피스텔 한달 임대료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90만원 안팎이다.

또 이들이 오로지 ‘박 후보를 향한 개인적인 지지 의욕’에서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넉달동안 당의 누구에게도 자신들의 공을 전혀 알리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이런 일을 벌여왔다는 주장은 더욱 납득하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이들이 새누리당 선대위 공식기구와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도 밝혀야할 대목이다. 선관위는 이들이 리트윗 실적을 선대위 가계부채특별위원장에게 수시로 보고했다고 했다. 그러나 위원장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전혀 알지도, 보고 받지도 못했다”며 부인했다. 선관위는 윤 본부장이 박근혜 후보의 임명장 700~800매를 선대위에서 받아 우편발송했다고도 적시했다. 댓글 달기식의 에스엔에스 활동 뿐 아니라 사실상 중앙당의 다른 업무도 위탁받아 처리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하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글을 트위터에 게시하는 등 유사 선거운동을 한 새누리당 SNS팀을 압수 조사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윤씨는 소셜미디어 업체 대표로 새누리당의 SNS 컨설팅 업무를 주로 맡아왔고 현재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국정홍보대책 위원회 총괄팀장 겸 국민편익위원회 SNS미디어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께 여의도에 소셜미디어 업체를 차리고 직원 7명을 고용, 박 후보에게는 유리하고 문 후보에게는 불리한 글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리트윗하는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다. 또한 서울시선관위는 14일 새누리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디어단장 윤모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키로 했다. (사진=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영상 캡쳐) 뉴시스

■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13일 선관위가 현장을 급습할 당시, 이 오피스텔 중앙에는 상황실처럼 모니터가 여러대 설치돼 있었고, 책상에는 박 후보의 이름으로 된 임명장이 수십장 쌓여 있었다. 선관위 조사결과, 7명의 직원은 지난 9월부터 이 오피스텔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박 후보에게 유리하고 문 후보에 불리한 글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리트위트 하는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씨의 트위터를 살펴보면, 윤씨는 새누리당에 유리한 내용의 트위터를 하루에 60~70건 정도 올렸다. 내용은 주로 “이래도 문재인은 종북이 아닐까? 진보당과 이정희는 종북인데, 민주당과 문재인은 종북이 아니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문재인이 노무현보다 훨씬 좌파!” 등 ‘색깔론’을 유포하거나, “(문 후보의) ‘용광로 선대위’와 ‘기득권 내려놓기’는 이미 문재인 캠프와 단일화 과정을 보면 실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등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 비난할 뿐 아니라, “십알단 총수 명령 4호:12월12일 마지막 정당 및 후보 지지율 공표 기간까지 박근혜와 문재인의 차를 5%로 유지시키라! 12월13일 지지율 공표 금지기간 이후 문철수의 추격을 3%차로 막아라” 등 박 후보 지지층에 대한 결속을 촉구하는 글들을 올렸다.

성연철 송채경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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