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65699.html

불법선거운동 의혹 일자…사라진 ‘새마음청년연합 사무실’
등록 : 2012.12.17 08:22수정 : 2012.12.17 08:34

새누리당 불법 선거운동 사무실로 쓰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ㅂ’ 건물 703호. 13일 오후까지만 해도 ‘새마음청년연합’이라는 단체명이 문에 붙어 있었으나, 14일부터는 ‘ㅎ건설’, ‘ㅂ가구’로 바뀌었다. 사진 민주통합당 부정선거감시단 제공

사무실 텅비고 가구회사 간판만, 며칠전 간판 사진과 달라져
층별 안내 `‘새마음청년연합’ 여전, 휴지통엔 새누리당 로고 봉투
“사무실 들어가보니 온통 컴퓨터 젊은 사람들 9명 정도 있었다” 입주자 증언도 의혹 뒷받침
‘불법 댓글’ 오피스텔 적발 직후 컴퓨터 빼내가는 것 본 목격자도

지난 13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적발한 윤정훈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에스엔에스(SNS)미디어본부장의 여의도 오피스텔에 이어 여의도의 또다른 사무실이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운동 장소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민주통합당 부정선거감시단 관계자는 16일 “새누리당 점퍼 등을 입은 사람들이 여의도 ㅂ빌딩 703호 사무실에서 ‘새마음 청년연합’이라는 단체명을 내걸고 에스엔에스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가 16일 이 사무실을 찾아가보니 ‘새마음 청년연합’이라는 이름 대신 어느 가구회사 간판이 붙어 있었지만, 이 건물 층별 안내판에는 여전히 ‘새마음 청년연합’이라고 적혀 있었다. 민주당 쪽이 13일 찍은 사진에는 ‘새마음 청년연합’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고 14일 찍은 사진에는 가구회사 간판이 있는 것으로 미뤄보면, 하루 만에 급하게 사무실 간판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이 있는 7층 휴지통에선 새누리당 로고가 찍힌 서류봉투도 발견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본부장의 불법 선거운동 오피스텔이 적발되자 이곳도 서둘러 불법 사무실을 정리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제보로 서울시선관위가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703호를 방문했을 때 사무실에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ㄱ(41)씨가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현장을 조사했던 선관위 관계자는 “7명이 사무실에 있었다. ㄱ씨가 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명함은 갖고 있지 않다며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지난 1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직책을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새마음운동위원회 본부장’이라고 소개한 인물이다. 703호에 원래 적혀 있던 ‘새마음 청년연합’은 그가 본부장을 맡은 위원회의 청년분과 조직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건물 4층·6층에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새마음운동위원회 전국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아무개씨의 사무실이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안씨는 “전국위원장 임명장은 새누리당 본부에서 한달 전쯤 받았지만 사업 때문에 바빠 그런 거 할 시간이 없다. 4층과 6층은 내 회사 사무실로 선거운동과 전혀 무관한 곳이고 703호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이 건물의 한 입주자는 “안씨의 6층 사무실이 입주한 지 한달 정도 됐고, 일주일 뒤 703호가 입주했다. 두 사무실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기에 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703호에 새로 입주한 사람과 처음 인사를 하면서 받은 명함에 ‘새누리당’이라 인쇄돼 있었다. 사무실 안에 들어갈 일이 있었는데, 온통 컴퓨터만 있고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댓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아닌가 짐작했다. 20대 여성 1명과 대부분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 9명 정도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입주자는 또 “14일 저녁 7시께 703호 사람들이 컴퓨터를 빼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선관위가 현장 조사를 벌인 직후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혐의점을 찾지 못해 조사종결한 상태다. 당직자가 사무소를 냈다고 무조건 사조직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다만 위장 사무실이라는 의구심은 있다”고 말했다.

최유빈 허재현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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