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외곽조직 서강포럼, 선관위 들이닥치자 문서 파기
등록 : 2012.12.18 18:30 수정 : 2012.12.19 00:22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18일 오후 새누리당 불법선거운동 사무소로 의심을 받고 있는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 사무실을 나오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여의도 불법선거사무실 또 적발
온라인상 ‘박근혜 지원’ 의심, 선관위, 컴퓨터 5대 등 압수
서강대 교수·졸업생들 모임, 2010년 송년회때 박 직접 축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오후 급습한 여의도 ㅇ빌딩 2103호는 서강대 졸업생들의 동문모임인 서강바른포럼의 사무실이다. 이날 오후 5시30분께 사무실에 도착한 선관위 직원들은 컴퓨터, 메모지 등과 함께 이 건물 출입구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영상까지 압수했다.

선관위가 구체적인 불법 선거운동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선관위 직원들이 처음 포럼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사무실 안에 있던 이들이 파쇄기로 여러 서류를 황급히 폐기하다 중도에 제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바른포럼은 출범 초기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주요 외곽조직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1960학번부터 2011학번까지 서강대 졸업생들은 물론 다수의 이 대학 교수들도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학1970학번인 박 후보는 2010년 12월 서강바른포럼 송년회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 포럼 공동회장인 전 <한국방송> 피디 이아무개씨는 당시 송년회 자리에서 “국가와 사회를 이끌 지도자 동문을 격려하기 위해 포럼이 창립됐으니 회원들이 이제까지보다 더 헌신하고 기여하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도자 동문’은 박 후보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7월 ‘노고산포럼’으로 처음 출발한 서강바른포럼은 같은 해 10월 지금의 조직으로 이름을 바꾼 뒤 가입 회원이 1000명을 넘어섰고, 전국에 걸쳐 18개 지부를 차례로 열었다. 동문모임으로선 짧은 시간 안에 전국 조직까지 갖춘 것이다. 현재 서강바른 포럼 커뮤니티의 총 회원수는 1500여명이다.
 
이 포럼의 인터넷 카페 누리집을 보면, 대선을 1년여 앞둔 2011년 9월엔 ‘정보통신 지회’를 따로 만들었다. 선관위는 정보통신 지회를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 조직적인 박 후보 지원활동을 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이 포럼의 사무국장을 맡은 신아무개씨는 인터넷에 ‘박근혜와 함께 영원히’를 비롯한 다수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최근까지 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올려왔다.

그러나 김철규 서강바른포럼 공동회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 회장은 “우리 활동의 불법성 여부는 선관위가 판단할 내용이지만, 서강바른포럼은 불법 선거운동을 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포럼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새누리당 대선 캠프 당무조정본부장은 “(내가 서강대를) 졸업했으니까 맡아달라고 해서 (명예회장직을) 맡았을 뿐, 어떤 활동을 하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최유빈 김규남 기자 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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