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목소리 녹음된 전화 받았다” 제보 속출
‘02-3786-3548’ 번호로 “새 시대를 열어가는 투표해 달라”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입력 2012.12.19  16:17:14
새누리당 김무성 선대본부장이 "투표율이 높아 비상이다"고 말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선 후보의 목소리가 녹음된 전화를 받았거나 민주통합당을 비방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를 받았다는 유권자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투표 당일의 선거운동은 선거법상 금지되어 있다.

직장인 김 모 씨는 19일 오후 3시 1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02-3786-3548’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서는 “새 시대를 열어가는 투표를 해 달라”는 박근혜 후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직장인 이 모 씨도 이날 2시 46분에 같은 번호로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해당 번호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는 유권자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트위터상에는 해당 번호로 박근혜 후보의 육성이 녹음된 전화를 받았다는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 ‘02-3786-3548’ 번호 착신 내역 캡쳐 화면.

“새누리당이 문재인 후보가 불법문자와 음성전화 한다고 당선무효투쟁까지 하겠다고 했는데 좀 전에 저에게 박근혜 쪽에서 음성전화 왔네요. 참 웃음만 나오네요.” (@ho*****)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음성으로 전화가 왔는데 이거 불법 아닌가요?” (@3M*****)

“지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음성으로 투표하라는 전화 왔는데 이건 괜찮은 건가요? 전화번호는 02-3786-3548” (@cl*****)

“방금 박근혜 후보자의 홍보 전화 받음. 불법 아닌가? 참 나쁘네. 새누리당 후보” (@Lo*****)

“근데 선거날 홍보하는 거 괜찮나? 아침에 잘 자고 있었는데 새누리당 홍보 전화와서 짜증났음” (@co*****)

▲ 새누리당 명의로 발송된 문자메시지 캡쳐 화면.

오후 4시 현재 대선 투표율은 65.2%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문재인 후보가 승리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다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새누리당 박선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높은 투표율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 새누리당이 투표율 상승세에 대해 염려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한편 새누리당은 “오늘 새벽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으로 추정되는 곳으로부터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는 불법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분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새누리당에서는 이 불법 문자메시지와 관련하여 선대위 차원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 문자는 어제 선거운동이 마감된 자정부터 오늘 새벽까지 계속 이어졌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뿌려진 것으로 보인다. 각 시도당에서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을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한 상황에서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자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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