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전 장관 한국교통대 총장 응모에 '전관예우' 비판
입력 2013-04-12 08:00:51 수정 2013-04-12 07:59:01
        
지난달 충주대-철도대 통합 출범… "적절치 못한 처신" 지적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60·사진)이 한국교통대 총장에 입후보해 전관 예우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교통대 총장추천관리위원회(총추위)에 따르면 권 전 장관은 9일 교통대 총장 후보로 등록한 데 이어 이날 학내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도 참가했다.

교통대는 충주대와 한국철도대학이 통합해 지난달 출범했다. 철도대학은 일반 대학과 달리 교육부가 아닌 국토부 산하 특수교육기관이었다. 이 대목이 문제가 됐다. 주무 부서 수장이었던 권 전 장관의 응모는 사실상 전관 예우란 비판이 제기됐다.

권 전 장관은 총추위에 제출한 소견서에서 "국토부에서 소임을 다하고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은 (장관) 재임 시절 교통대의 통합을 지켜보면서 지녔던 관심이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고 지원금 증액과 중앙정부, 공공기관 사업의 적극 유치를 공약했다. 특히 의왕캠퍼스(전 철도대학)의 주요 추진 과제로 철도특성화 대학원 유치를 강조했다. 철도특성화 대학원은 국토교통부가 지정, 설치하는 기관이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병운 상임회장(부산대 교수)은 "공모 형식을 띠고 있지만 전관 예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예상된다" 며 "(총장에 당선된다면)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수장이 산하 금융기관장으로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교육부가 일선 교수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관철시킨 총장직선제 폐지가 결국 고위공직자 자리를 마련하는 데 악용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4대강 사업 부실 논란이 완결되지 않은 시점도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학교 측은 전관예우나 낙하산 인사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통대 권일 교수회장은 "전체 교수 320여명 가운데 국토부 산하였던 철도대학 출신은 20명 수준이라 영향력이 작다" 며 "이전에도 고위 공직자(재정경제원 차관보) 출신 안병우 (충주대) 총장이 선출된 전례가 있어 특별히 전관 예우, 낙하산 인사라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통대 총장 공모엔 외부 인사로 권 전 장관과 함께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입후보했다. 학내에선 박준훈(제어계측공학과) 박홍윤(행정학과) 민병각(나노고분자공학과) 교수가 지원해 5파전을 벌이고 있다.

국립인 교통대는 그간 교수·직원 전체투표로 총장을 뽑았지만 이번 총장 선출 절차부터 직선제를 폐기했다. 교수·직원·학생 36~37명 내외로 구성되는 총추위에서의 표결 등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한다.

총추위는 오는 17일 총장 임용후보자 1·2순위를 정해 교육부에 추천할 예정이다. 교육부 장관이 후보자 2명 가운데 1명을 임용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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