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쌓은 낙동강 62%가 3급수
사업 전보다 수질 나빠져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2013년 05월 31일
4대강 사업의 하나인 낙동강 사업 이후 오히려 수질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정부가 정한 하천 2급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았다. 정부는 4대강 사업비 22조2천800억원 가운데 11조8천500억원을 낙동강 사업에 투입해 대형 보(洑)를 세우고 강바닥을 준설했다. 이를 통해 수량이 늘어나게 되면 수질이 개선될 거라 장담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 것.
◆수질 악화한 곳 많아
낙동강 수질 측정지점 14곳의 2006~2008년 평균 수치와 2012년 수치를 월별(12개월씩 총 168개월)로 비교한 결과 수질이 악화된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COD를 기준으로 낙동강 사업전보다 76.8%(129개월)가 오히려 수질이 나빠졌고, 개선된 경우는 23.2%(39개월)에 그쳤다. 특히 3곳(상주3, 산곡, 강정)은 100%인 12개월 모두 수질이 떨어졌고, 4곳(영순, 상주1, 상주2, 왜관)이 11개월, 2곳(성주, 달성)이 10개월 등 78.6%에 달하는 측정지점(11곳)이 12개월 중 절반 이상의 기간 동안 수질이 악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류 7곳 지점과 하류 7곳 지점을 구분해서 보면, 수질이 악화한 경우가 하류구간은 59.3%(51개월)인데 반해 상류구간은 92.9%(78개월)에 달했다.
BOD 기준으로 적용해도 51.2%(86개월)가 낙동강 사업 전보다 수질이 나빠졌다. 지점별로 보면 상주3이 91.7%인 11개월의 BOD 수치가 상승했고, 상주2와 산곡 역시 83.3%인 10개월 동안 BOD 수치가 증가하는 등 42.9%의 측정지점(6곳)이 7개월 이상 수질이 악화했다. 구간별로 보면 상류구간의 69%(58개월)가 수질이 떨어진 것으로 나와 COD의 경우처럼 전반적으로 상류구간의 수질 개선율이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상류와 하류의 수질 격차가 줄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결국 낙동강 수질이 하향 평준화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학과 교수는 “상류로 갈수록 유속이 빠르기 마련인데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현격하게 떨어졌다”며 “수량이 많아진 것 이상으로 플랑크톤 같은 미생물이 증식하게 되고 이는 결국 BOD와 COD 등이 높아지는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목표 ‘하천 2급수’에도 미달
정부는 2009년 낙동강 주변의 친수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수영가능한 좋은 물(하천 2급수)’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지난해 수질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측정수치에 따르면 COD의 경우 61.9%(104개월)가 2급수 기준(5㎎/L)에 못 미쳤다. 하류구간인 고령과 현풍, 대암-1 등 3곳은 100%인 12개월 내내 기준치를 넘어서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화원나루 11개월, 달성과 왜관 9개월 등 1년에 절반을 넘는 기간 동안 기준치를 초과한 지점이 64.3%인 9곳에 이른다.
지점별로 보면 화원나루의 COD는 2급수 기준의 두 배인 10㎎/L(2012년 3월)까지 나왔고, 대암-1(9.7㎎/L), 고령(9.5㎎/L), 현풍(8.8㎎/L), 산곡(8.2㎎/L), 강정(8㎎/L)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의 산곡의 연평균 BOD 수치(1.4㎎/L)는 2001년(1.4㎎/L) 이후 11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면 산곡의 BOD가 1㎎/L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빗나간 것이다. 상주2의 경우 2012년 BOD를 1.0㎎/L으로 정부는 전망했지만 1.2㎎/L을 기록,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정부는 2009년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을 발표하면서 ‘2012년 수질 예측치’를 제시한 바 있다.
조류농도의 척도가 되는 클로로필-a의 경우 39.3%(66개월)가 조류경보제의 발령 기준(15㎎/㎥)을 넘어섰다. 대암-1이 75%인 9개월 동안 기준을 넘었고, 왜관이 8개월, 현풍이 7개월로 뒤를 이었다. 특히 대암-1이 116.1㎎/㎥(2013년 3월), 현풍이 100.4㎎/㎥(2013년 2월) 등으로 조류경보제의 대발생 수준(100㎎/㎥ 이상)까지 올라갔고, 고령(85.8㎎/㎥)과 달성(82.5㎎/㎥), 화원나루(80.8㎎/㎥) 등도 지난해 높은 조류농도를 기록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정부는 낙동강 사업 이후의 수질 개선 기준으로 BOD와 총인만을 내세우지만 COD와 클로로필-a 등 다른 수질 지표까지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벌써 조류가 조금씩 발생하고 있는 상태여서 육안으로 봐도 수질은 심각하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강석재 대구지방환경청 수질총량과장은 “BOD와 COD의 수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수온과 수량, 유속과 오염물질 유입량 등 다양하기 때문에 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며 “3~5년 동안 자료를 축적해야지 낙동강 사업 전과 후의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전체적으로 수질이 나빠졌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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