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민단체 "역행 침식 명백히 예견된 일"
2013/06/18 18:35 (부여=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흙이 무너져내린 하천 사면
흙이 무너져내린 하천 사면
(부여=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18일 충남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한 농지에서 지천의 역행침식 현상으로 흙이 무너져내리면서 비닐하우스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날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일본하천시민조사단은 4대강 사업으로 진행된 금강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역행침식된 지천과 준설토 적치장 등을 둘러봤다. 2013.6.18.   jyoung@yna.co.kr

국내 환경단체와 4대강 사업 금강 사업현장 방문

"수십년 이상 걸리는 댐 건설을 2~3년 안에 끝내려고 했으니…"

18일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일본하천시민조사단과 환경단체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소속 30여명이 4대강 사업으로 진행된 충남 부여군 금강정비사업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준설토가 쌓인 농지와 지천이 역행 침식한 현장을 둘러보며 탄식을 쏟아냈다.

부여군 규암면 금암리에 위치한 한 농지에는 공사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가 바닥으로부터 40m 높이만큼 쌓여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었다.

그나마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주위를 둘러싼 방진망은 군데군데 벗겨져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

4대강 금강사업 현장 찾은 일본 시민단체
4대강 금강사업 현장 찾은 일본 시민단체
(부여=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일본하천시민조사단과 환경단체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소속 30여명은 18일 4대강 사업으로 진행된 금강정비사업 현장을 찾았다. 2013.6.18. jyoung@yna.co.kr

이경호 대전충남녹색연합 국장은 "맑은 날에는 준설토를 쌓아 놓은 곳에서 이는 모래 바람 때문에 인근 농가들이 한여름에도 창문을 열어놓을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부여군 부여읍 백제보 다리 아래 펌프장 인근에는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경계석을 쌓아 보강공사를 해 놓았지만, 이미 다른 부분은 토사가 무너져내리면서 바로 위 자전거도로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다카다 나오토시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는 "본류의 강바닥을 준설했을 때 지류의 하천이 침식되는 것은 명백히 예견된 일"이라면서 "1972년 당시 일본 오사카 시 요도가와강을 준설했을 때도 같은 침식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백제보 하류는 지난해 10월 누치, 참마자, 동자개, 끄리 등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당한 채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부여 농지에 산처럼 쌓인 준설토
부여 농지에 산처럼 쌓인 준설토
(부여=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리에 위치한 4대강 사업과정에서 발생한 준설토 적치장.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일본하천시민조사단과 환경단체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소속 30여명은 18일 4대강 사업으로 진행된 금강정비사업 현장을 찾았다. 2013.6.18. jyoung@yna.co.kr

충남도가 물고기 폐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민·관 합동조사를 벌였으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수온의 역전 현상으로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녹조 사체와 공사 과정에서 생긴 부유물이 떠올라 용존 산소량이 급격히 줄면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인 무토우 히토시씨는 "일본의 경우 댐을 건설하는데 20~30년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도 환경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반대 투쟁으로 늦춰졌다"면서 "한국은 2~3년 안에 대규모 공사를 끝내려 서두르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시민하천조사단은 2010년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4대강사업 현장 한일 공동조사를 벌였다.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 15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낙동강, 영산강, 새만금 등의 보 시설과 지류 지천 등을 둘러봤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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